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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같이 근무했던 교장 선생님이 그리워지는 일은 거의 없다.

 

평교사, 그것도 부장도 아닌 젊은 교사가 교장과 만날 일은 그리 많지 않으니까.

 

그런데 요즘 정명규 교장 선생님이 자주 생각난다.

 

어찌보면 그분과 근무해던 진고에서의 4년이

 

내 교직 인생에서 가장 뜨거웠던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이제 11년 차 들어가는 젊은 교사가 지난 시간을 운운하는게 우습기는 하지만,

 

앞으로 보내야할 교직 생활이 더 길기는 하지만,

 

아마도 그 4년만큼 바쁘고 즐거웠던 시절은 앞으로 만나기 힘들 것 같다.

 

정명규 교장 선생님이 하신 말씀 중에 기억나는게 있다.

 

 

시간이 지났을때 저랑 근무한게 부끄럽지 않고, 멋진 시간이었다고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확실히 그렇다. 그 시간은 내게 돌아가고 싶을 정도로 멋진 시간이었다.

 

교장선생님의 학교 이동이 결정되고 나서

 

진주경찰서에서 고3학생들 위문 공연을 온 적이 있다.

 

진고 교장선생님으로서 마지막 행사였을 것이다.

 

그때 교장 선생님의 발밑에 떨어져 있던 수많은 색종이들이

 

박수칠 때 떠나는 그 모습과 너무 잘 어울려

 

사진으로 담아 두었다.

 

내게 정명규 교장선생님은 그런 모습으로 기억되어 있다.

 

가장 힘든 시절에 오셔서, 가장 열심히 하셨고

 

가장 좋은 모습으로 떠나신 분.

 

 

봄바람이 불어오는 진고의 교정이 눈앞에 떠오르는 것 같다.

 

떠날 때도 힘들었지만 떠나고 나서도 잊히지가 않는 곳.

 

그곳이 모교가 아니었던가.

 

졸업할 때보다 근무지를 옮긴 지금 그곳이 더 그립다.

 

정명규 교장선생님도 그러하시리라 믿는다.

 

언젠가 진고에서 다시 만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