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오토바이....
내게는 참 그리운 단어, 이미지들이다.
어렸을 적 다리가 불편하셨던 아버지는 오토바이를 타고 출퇴근을 하셨고
쉬는 날이면 이 사진의 아버지처럼 형과 나를 태우고 집근처를 한바퀴 돌아주셨다.
그것이 몸이 불편해서 멀리 갈 수 없는 아버지께서 해줄 수 있는 최선의 놀이라는 걸 그때는 몰랐다.
퇴근길 오토바이의 콘솔박스에는 타이거마스크 등 최신 만화 비디오가 담겨있었기에
아버지의 퇴근 시간은 언제나 설레는 순간이었다.
나는 오토바이를 탈 줄도 모르고 탈 생각도 없지만
피사체로서의 오토바이를 좋아하는건 이런 이유들이 작용했으리라.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그 오토바이가 사라진지 이미 30년이 가까이 되어가건만
흰색 오토바이의 검은색 안장에 앉을 때의 그 느낌이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있다.
아버지가 되고 나니 아버지가 참 많이 그립다.
이제야 눈을 감으시던 그 순간에 우리가 얼마나 걱정되셨을지, 그 회한이 얼마나 깊었을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어른이 되어 가는건 이렇게도 슬픈 깨달음의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