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하루 집에만 있으니 애가 너무 심심해하는 것 같아
통영 이곳 저곳으로 드라이브를 다니다
미수동에 와이프가 어릴 때 어린이날 마다 돈가스를 먹었던
캐네디홀이라는 경양식 집에 가보고 싶어 차를 돌렸습니다.
와이프가 어릴 때 돈가스를 먹던 곳이니 못해도 20여년은 넘은 식당인데
저는 두번 밖에 안가봤지만 이곳 분위기가 참 낯설지 않았습니다.
대학 시절에 술마시러 자주 다녔던 퀸이나 만토바 같은 술집의 느낌이었거든요.
그래서 저도 참 좋아하는 곳입니다.
요즘 응답하라 1994가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데요.
그곳에 배경으로 나오는 커피숖이나 경양식집 분위기 생각하시면 딱 맞으실 것 같아요.
집앞이지만 그래도 외출이라고 와이프는 기분이 참 좋습니다 ㅋ
어머니 제게 뭘 먹이신건가요? ㅋㅋㅋㅋ 먹깨비 진진이에게도 피클은 아직 힘든 존재인가봅니다 ㅋ
옛날 경양식 집의 기본인 야채샐러드~ 요즘 레스토랑 같은 세련됨은 없어도 맛은 좋습니다.
그리 비싸보이지 않는 서비스 와인과 촉촉함은 기대하기 힘든 마늘빵이지만 나쁘지 않았어요.
와이프가 시킨 오븐 스파게티입니다.
비싸고 맛은 고만고만한 블랙스미스 같은 집보다 맛이 훨씬 괜찮아요 ㅋ
이 집 오면 항상 돈가스를 먹었는데 오늘은 특별히 안심스테이크를 시켜보았습니다.
의외로 스테이크는 왠만한 고급 식당만큼 맛있습니다.
적당한 미듐웰의 굽기도 좋았구요.
같이 나온 감자튀김은 좀 어울리지 않았지만요 ㅋ
역시 경양식 집에서는 이런 사이드 메뉴가 빠지지 않아야지요. 밥과 마카로니 ㅋ
참 정겹습니다.
후식으로는 이런 아이스크림정도는 먹어줘야죠 ㅋ
추억이라는 것에도 맛이 있다면 이런 느낌일까요?
세련된 맛은 아니지만 가슴에 촉촉히 젖어드는....
비록 제 추억의 장소는 아니지만 와이프와 함께 참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 가게가 언제까지 있을진 모르겠지만
앞으로 어린이날 마다 진진이에게 돈가스를 사주기로 했어요.
엄마가 어린이날 마다 먹던 돈가스를 아들이 먹는다....
그것만으로도 추억이 될 것 같지 않습니까?
10년 뒤에도 이러한 저녁 노을 속에서 멋진 질감을 자랑하던 이 조각상을 다시 만나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