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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by day

서당개의 프레임

by coinlover 2013. 10. 20.

 

 

 

 

사진강의 할 일이 있어서 다녀오는 길에 국제시장 및 보수동 책방 골목에 들렀습니다.

 

요며칠은 좀 큰일을 치르고 난 뒤라 사진에 별 의욕이 없었기에

 

평소라면 참 좋아했을 부산의 거리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지더라구요.

 

이기대 섭자리의 그 부숴지는 파도를 보고도 사진 찍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였으니까요.

 

보수동 책방 골목에서 겨우 꺼내든 사진기로 위의 사진을 한컷 찍고 있을 때

 

와이프가 저기 저거 찍으라고 하더라구요.

 

 

 

 

 

제 등 뒤에 있던 풍경이 위의 사진입니다.

 

문 안으로 들어오는 빛이 참 좋은데다가

 

부숴진 문짝이 왼쪽에 앉아 있는 사람과 오른쪽의 사물들을 분리시켜주는 프레임을 구성해주더군요.

 

왼쪽에 있는 골동품은 키스를 나누고 있고 그 반대편의 프레임에는 아저씨가 등을 돌린채 홀로 앉아 있습니다.

 

참 많은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는 한 컷이 되었네요.

 

 

저는 평소에 장난으로 제 와이프를 서당개라고 부릅니다.

 

사진찍는 남편이랑 3년 살다보니 이젠 보통사람보다 훨씬 깊이 있게 사진을 보더라구요.

 

왜 서당개 3년이면 풍월 읊는다는 옛말이 있지 않습니까? ㅋ

 

어쨌든 와이프 덕에 사진에 대한 의욕이 다시 살아난 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