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것.

 

그게 평범한 사람이다.

 

보기 싫었던, 듣기 싫었던 자신의 실체를 바라보고 듣게 되는 순간은 참 힘들다.

 

 

혹독했던 첫 포트폴리오 리뷰 때가 생각난다.

 

가벼운 마음으로 준비했던 그 일련의 작품군을 선배님께 보여드리고

 

얼마나 처절하게 지적을 받았던지.....

 

그동안 쌓여왔던 사진에 대한 자신감이 한순간에 무너져버린,

 

다른 사람들 앞에서 무방비 상태로 벗겨진 듯한 그 느낌이 참 힘들었다.

 

사실 그때 선배님이 참 싫었다.

 

그래도 여지를 좀 두고 씹으셨으면 좋았을 것을....

 

 

'제 사진에 긍정적인 면은 전혀 없나요?'

 

'어, 그런거 듣고 싶었냐? 그럼 말을하지.'

 

 

나는 포트폴리오 평을 청하면서도 내심 찬사를 기대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그냥 내뱉는 일상적인 칭찬이

 

내게 맞는 옷이라고 생각하면서....

 

 

 

그래도 그때 말도 안되는 내 편견과 오만을 깨뜨릴 수 있었고

 

사진을 제대로 찍는게 어떤 것인지를 처음으로 생각하게 되었던 것 같다.

 

백수의 왕 사자는 가장 사랑하는 새끼를 절벽에서 떨어뜨린다는

 

한마디를 훗날 술자리에서 해주셨을 때....

 

요즘 사진 많이 좋아졌다.

 

이제는 셔터 좀 누르는구나 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선배님에 대한 고마움이

 

가슴 속에서 피어났다.

 

사실 비평을 청한 사람에게 솔직한 이야기를 해주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이제야 그 선배님의 심정을 좀 이해할 것 같다.

 

그때 나의 표정과 실망한 말투에 그는 얼마나 부담스러웠을까?

 

 

 

글이든 사진이든.... 아니 그게 어떤 분야이든

 

경지에 오를 때까지 자기 자신만을 바라보는 것은 참 위험한 일이다.

 

그때 그 처절한 지적이 없었다면

 

내 나름대로 사진 좀 찍는다는 오만함에 갇혀 계속 그렇게 살지 않았을지....

 

 

 

듣기 싫은 말을 들었을 때,

 

내 실력에 대한 혹평을 들었을 때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는지는 매우 중요한 자질이다.

 

비평을 자신의 토양에 내린 단비로 생각하고 더 정진할 것인지,

 

한순간의 혹평에 쓰러져 포기할 것인지는 자기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다.

 

남의 비평에 대한 유연한 수긍,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면서 자기 내면의 실력을 같이 세워가는 것.

 

그것이 프로든 아마츄어든 자기만의 뭔가를 추구하는 사람이

 

가져야 할 미덕이 아닐까?

 

 

 

 

덧.

 

비평을 들어도 자신감을 잃으면 안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