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는 분은 알고 계시겠지만
류가헌 갤러리에서는 포토북페어가 열리고 있고 그와 연계된 행사로
포토포럼이 한달여 동안 진행되었습니다.
한분 한분 다 만나뵙고 사진세계를 듣고 싶은 분들이지만 시간이 여의치 않았기에
2월 2일에 전시회 준비겸 올라가 노순택 작가님의 사담을 듣고 왔습니다.
30-40대 작가 중에서 가장 기대되는 작가.
저널리즘과 예술의 경계에 서있는 작가.
언어유희를 즐기는, 사진을 제대로 다룰 줄 아는 작가.
사진 뿐만 아니라 글 또한 맛깔나는 작가.
니콘 리얼리티리더스 클럽에 가입된 가장 젊은 작가.
뭐 제가 그동안 들어왔던 설명만해도 너무 대단한 분이었고
실제로 접한 사진과 글에서도 무거운 시대 의식을 위트와 함께 풀어내는
능력이 너무 탁월한 분이었기에 항상 어떤 분일까 궁금했었습니다.
유머로 포장된 사진 속에 날카로운 의식이 내포되어 있었기에,
분단시대의 현실, 잊혀져가는 광주 등 무거운 주제를 많이 다루시는 분이기에
실제 모습 또한 약간은 냉소적이고 샤프한 이미지가 아닐까 혼자 생각해왔습니다만
이날 만난 노순택 작가님은 수더분한 모습에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친근감있게 다가오신
동네 삼촌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사진은 맥락 속에서 이해되어야 하며 대상의존적이다라는 내용을 핵심으로 하여
그동안 찍어오신 사진에 대한 설명, 작업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여러 이야기들,
그리고 책이라는 매체에 대한 애정 등을 느낄 수 있는 아주 의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사진책 분야에서 제일 잘팔리는 사진기법서를 낼 의향은 없냐는 농담 섞인 질문은
사람마다 잘하는 분야가 다르다는 말로 정리해주셨습니다.
막연히 글과 사진으로만 접할 때보다 이렇게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한번 나누니
작가님의 사진 세계가 조금 더 가까이 다가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네요^^
덧1. 내봤자 안팔리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은 다른 작가님들의 말씀에서 느낀 것과
같은 부분이었구요.
DSLR 천만 시대에 사진집 판매 부수는 안타깝기 그지 없다는 말씀은 대한민국 사진 인프라의
현실을 보여주는 부분이었습니다.
덧2. 갖고 있는 노순택님의 사진집을 가지고 갔더라면 사인이라도 받아왔을텐데
무거워서 놔두고 간게 너무 아쉬웠습니다ㅠ_ㅠ
다음에 또 이런 기회가 있며 바리바리 싸들고 가야겠어요 ㅋ
우리 와이프는 저보다 사진책 많이 사는 사람은 본적이 없다고 하니
사진인으로서의 자격은 갖춘 셈인가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