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이 넘는 시간동안 참 많이 오간 길.
남해에서 진주로 5년,
진주에서 통영으로 1년반....
길 위에 뿌린 기름 값만 모아도 D4 몇대는 거뜬히 샀을 듯.
하지만 이 출퇴근도 끝을 고할 날이 멀지 않은 것 같다.
내년에는 통영이나 거제, 혹은 고성에서 근무를 하고 있겠지.
새로운 근무지로 가면 이전의 나는 싹 포맷하고 새로 시작하고 싶다.
새술은 새 부대에 따른다는 말이 있듯이
완전히 새로운 사람들 속에서 새로운 인간관계를 시작하겠지.
기나 길었던 진주 생활 속에서 내가 따로 챙겨놔야 할 것들, 따로 생각해야할 사람들은
아주 소수에 불과한 것 같다.
내가 깊이 생각했던 만큼 나를 신경써준 사람은 크게 없는 듯.
오히려 내가 시큰둥하게 생각했던 사람들이 나의 떠남을 더 아쉬워하는 희안한 상황이다 ㅋ
진주 있을 때 그 사람들에게 좀더 신경 써주지 못했던 것이 괜스레 미안해진다.
찾는 마음만큼 찾아지는 마음이 있을거라는 생각이 옳은 명제가 아니라는 것은
이미 경험으로 체득했지만 그렇지 못함이 아쉬움은 어쩔 수가 없는 것 같다.
더불어 나의 마음을 찾던 사람들에게 나또한 그만큼의 마음을 돌려주지 못한 것이
나의 이기심을 반영하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이 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