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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y/Photo School

의도를 가진 사진

by coinlover 2012. 9. 24.

 

저는 사진을 이렇게 찍어라 저렇게 찍어라 라는 얘기를 블로그에 잘 안하는 편인데

 

오늘은 그냥 한번 써봅니다.

 

사진을 찍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의도, 즉 생각입니다.

 

풍경, 인물, 사물.... 뭐를 찍든지 중요한 건 그걸 왜 찍었나겠죠.

 

그저 예뻐서 찍는다는 것 만으로는 그 사진의 정체성을 다 보여주지 못합니다.

 

그건 그냥 똑딱이 카메라나 핸드폰 카메라로 찍는

 

기념 사진이랑 똑같아요.

 

화질이 DSLR이 더 좋다라고 얘기하지만

 

블로그 포스팅하는데 화질차는 전혀 없습니다.

 

똑딱이에 비해 편의기능이 많이 들어가 있는 DSLR을 쓰는 이유는

 

그것이 우리의 의도를 표현하는데 도움이 되는 여러가지를 더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의도가 확고하다면, 담고 싶은 프레임이 결정되어 있다면

 

그것은 무거운 카메라를 들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가 됩니다.

 

자신의 목적에 필요한 만큼의 기능만 있으면 되니까요.  

 

똑딱이 포토그래퍼로 유명한 정민러브님의 사진을 보면 충분히 알 수 있죠.

 

그분이 의도하는 사진에서는 카메라의 여러 부수기능들은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빛에 대한 이해, 프레임 구성을 위한 작가의 미적 감수성이 필요할 뿐이죠.

 

그것이 바로 사진에서 의도가 가지는 힘입니다.  

 

사진에 대한 자기의 생각이 확실히 정리되지 않으면 사진 내공이라는 건 절대로 늘지 않습니다.

 

TTV를, 다중노출을, 장노출을, HDR, 노출융합을, 느린 셔속으로 사진을 흔들리게 만드는 기법을 쓴다면

 

작가의 입장에서 그 기법이 프레임을 표현하는데 꼭 필요한 효과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제가 무거운 DSLR을 쓰는 이유도 바로 그것이구요.

 

 

 

 

 

 

 

전에 올렸던 이 사진을 예로 한번 들어보죠.

 

제가 왜 이 사진을 스트레이트로 찍지 않고 흔들린 듯한 느낌을 준 것일까요?

 

시험에 응하는 학생들의 고민, 괴로움을 표현하기 위한 한 수단이었습니다.

 

그것을 표현할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는 과정에서 괴로워하는 학생의 표정을 담기도 하고

 

쓰러져 자고 있는 학생을 찍기도 하고 여러 수단을 쓰다가 결국은

 

이런 방법까지 동원하게 된거죠.

 

기억해주세요. 사진을 찍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작가의 의도입니다.

 

아니 작가가 되기 위해 사진 찍는 사람들에게 제일 중요한 것이 의도이겠죠.

 

의도없이 사진을 찍게 되면 그 사진을 찍고나서 오래 보관하지도 못할 뿐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큰 울림을 주지 못할 겁니다.

 

자기 자신도 감동시키지 못하는 사진이 남을 감동시킬 수 있을거라고는 생각되지 않네요.

 

 

다른 사람의 사진을 감상할 때도 왜 이런 프레임을 구성했을까 하고 그 의도를 파악해보려는 시도가 필요합니다.

 

자기 사진을 아무 생각없이 그저 예뻐보이게만 찍으려는 사람들은

 

거장들의 사진집에 관심도 없을 뿐더러 애써 그걸 구해서 보여주더라도 별 감흥을 느끼지 못하더라구요.

 

사진 한장 한장에서 느껴지는 감흥을 찾아가며 감상하다보면

 

사진집 한권을 제대로 보는데 몇 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

 

사실 한번에 한 사진집을 다보기도 힘들죠. 가슴이 벅차 오르거든요.

 

그래서 저는 시간을 두고 쉬엄 쉬엄 보곤 합니다.

 

 

사진은 작가의 의도를 담아내는 멋진 예술 행위이고

 

다른 사람의 사진을 감상한다는 것은 그 속에 숨에 있는 의도를 간파해 내는

 

즐거운 게임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저 아무 감흥도 받지 못하고 '햐~ 형용할 수 없는 감동, 고생하신 작품....'

이라는 댓글을 클릭하기로만 달고 있는 것은

 

자기 자신의 발전에도 큰 도움을 주지 못할 것 같네요.

 

여러분은 어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