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사진을 보니 작년 여름의 기억이 떠오른다.
한번 가봐야지 하고 생각만했던 합천 오도산.
수능 원서를 교육청에서 접수하고 일찍퇴근했던 여름방학 어느날
태선형, 대규와 함께 평거동 엔젤리너스에서 노닥거리다
영우형에게 전화를 했었다.
전화를 받은 형은 모분과 함께 합천 오도산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고
우리보고 시간이 되면 오라는 말을 했었다.
부랴부랴 짐을 챙겨 합천으로 떠났는데
오도산에 도착해보니 그곳은 구름과 안개의 천국.
영우형과 같이 있던 모분은 안개가 끼기 전에 찍을 사진을 다 찍으셨기에
내려가자고 계속 채근하고 있었고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기에 구름이 걷히기를 기대했던 우리는
계속해서 산 아래만 바라보고 있었다.
지쳐서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쯤 바람에 구름이 밀려가며
드러난 오도산의 모습.... 산능선을 넘는 운해와
아름다운 노을, 아래 마을의 빛까지 너무 아름다웠던 그순간....
집에 가자고 채근하던 모분도 급히 카메라를 꺼내 정신없이 찍고 있었다.
영우형에게 전화하고 합천으로 갔던 우리를 왜 불렀냐고 핀잔아닌 핀잔을 줬다는 모분 ㅋ
그렇게 알고 있는 포인트를 남에게 알려주기 싫어했던 그분이
이제는 알고있는 걸 남과 나누는건 참 어려운 일이라며 그걸 실천하겠다고 하니
세상에 변하지 않는 건 없는것 같다. 이번에 바뀐 그 마음은 오래 간직하시길 바란다.
사람의 마음처럼 변화무쌍했던 오도산의 기억....
올 여름에도 그곳에 오를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사진으로도 다 담아내지 못했던 그때 오도산의 운해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