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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gmentary thought

함께




생각해보면 중요했던 건

그림도, 사진도 그 무엇도 아니었다.

할 수 없는 것, 잡을 수 없는 것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끌려왔을 뿐.

내가 필요로 했던건 함께라는 작은 따듯함.

함께 있기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고

또 어떤 무리를 해야하는 것인지를

계산만 할 수 밖에 없었던 시절의

부담감 속에서 그저 숨만 헐떡이고 있었던 것 같다.

당신이라면 평생을 함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라는 말을 건내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었던가.

지난 몇년간 나는 그 공허한 울림 속에서

비겁한 자기 변명만을 늘어놓고 있었던 것 같다.

참 다행스럽다.

이제라도 내 길이 제대로 보이는 것이.

많이 늦은채로 기나긴 길을 돌아왔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