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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산책 새벽미사 다녀오던 길에 오랜만에 대기가 너무 청아한 느낌이라 이순신공원쪽으로 빠졌다. 갈매기 대신 왜가리들이 점령한 동호항에서 뭐 그리 대단한 사진을 찍어온건 아니지만 코 끝이 찡할 만큼 싸늘했던 꽃샘 추위 속의 바닷가를 걷다보니 생각의 사이 사이에 켜켜이 끼여있던 삶의 찌꺼기들이 빠져나오는 듯한 상쾌함을 느낄 수 있었다. 너무나도 당연했던 일상의 여유가 사라지니 잠시나마 그것을 다시 느끼는 것만으로도 만족감에 빠지는 나를 보며 쓴웃음을 짓는다. 행복이란 이렇게 상대적인것. 매번 망각과 상기를 반복하며 범부의 나날들이 흘러가고 있다. 하루 하루를 무사히 보내는 것에 익숙해지지 말고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못한 지난 몇년의 실패를 딛고 일어서 무정히 흘러가는 시간 위에 하나의 지표를 남길 수 있길 바란다.
개학 후 첫 주말 - 돌샘길 팥밀크셰이크, 도다리쑥국, 미륵미륵, 라 타타코아 시드라 무산소 내추럴, 수풍한우생고기, 호로요이 학교 마치고 돌아가던 길에 돌샘길에 잠시 들러 팥밀크스무디 한잔. 일주일 열심히 일한 내게 주는 작은 휴식. 저녁은 장모님께서 해주신 도다리쑥국. 식당에서 파는것과는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실한 도다리살과 쑥. 입안에 봄이 한가득. 맥주가 너무 마시고 싶어서 오랜만에 미륵미륵. 한 2년만인가? 불두가 참 예뻐서 집에 가져가고 싶었다. 켈리생맥 한잔 원샷 때리고 진심, 감사 IPA와 잦은, 칭찬 스타우트 한잔씩. 통영에는 맘에 드는 맥주집이 많지 않다. 괜찮은 수제맥주집 아는 곳 있으시면 추천 좀. 안주는 잠봉뵈르라멘 ㅋ 맑고 가벼운 국물, 라멘보다는 소바에 가까운(어차피 라멘이 중화소바긴 하지만) 면발. 토요일 아침, 오랜만에 아침 햇살을 받으며 커피 내리고 있으니 어색. 요즘 가장 자주 마시고 있는 라 ..
광땡 화투짝 같던 일몰. 개학 후 첫 토요일이 이렇게 저물어 간다.
토리야마 아키라 안녕히 모든 유명인의 죽음에 대해 신경쓰고 코멘트 하진 않지만 토리야마 아키라의 별세 소식을 접하고는 뭐라도 끄적이지 않으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감정이 요동쳤다. 미우라 켄타로 때는 만화만 알고 살았던 그의 삶에 대한 안타까움이 컸는데 토리야마 아키라에 대해서는 그의 이른 죽음에 대한 아쉬움에 더해 내 삶의 한 부분이 사라진 듯한 공허함이 느껴졌다. 과장이 아니다. 진짜 기억의 한 조각을 통째로 덜어내는 것 같았다. 이건 80-90년대에 소년 시절을 보낸 이들만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일 것이다. 천전국민학교 앞 문구점 지혜사에서 500원짜리 만화책으로 만났던 드래곤볼은 분명 내 어린 시절의 8할이었다. 프리저와 싸우는 손오공을 그려서 6학년 6반 학급 게시판 우수 그림 코너에 올랐던게 내 인생 최초의 예술 분야..
풀알루미늄 기계식 키보드 YUNZII AL71 그동안 학교에서 사용하는 컴퓨터나 주변 기기들은 그냥 주어져 있는 대로 썼는데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에서는 쌈마이 제품만 사용하고 정작 좋은 것들은 쌓아만 두고 있었구나 싶어 키보드라도 괜찮은 걸 갖다 쓰기로 마음먹었다. 하지만 수업 비는 시간의 학년실은 내 예상보다 훨씬 더 적막한 곳이었고 며칠 갖다 놓고 썼던 누피 에어의 타건음이 도드라져서 다른 선생님들 눈치가 보였다. (눈치를 준게 아니라 그냥 도둑이 제 발 저림) 스위치를 무소음으로 교환하려다가 그냥 저렴한 기계식 키보드를 하나 사는 게 나을 것 같아 와디즈에서 풀알루미늄 기계식 키보드 AL71을 주문했다. 사실은 요근래 꽤 화제가 됐던 레이니 제품을 사고 싶었는데 아직도 물량이 풀리지 않았는지 가격이 미쳐있어서 포기. 학기 초의 ..
지금 무진장 간절한 것 이게 벌써 3년전 사진인가? 코로나 한창이던 때 진주에서 술 말고 밥만 먹자고 모여서는 결국 진주탭룸에서 마시고 장어 집에서 마시고 ㅋ 학교 옮기고 적응한다고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 갑자기 이날이 그리워져서 사진을 꺼냈다. 행님들이랑 시원한 맥주 한잔 하고 싶구먼. 진주탭룸도 좋고 진주우동도 좋고 어디든 진주에서!
오늘의 길냥이 - 통영고등학교 주변 길냥이들 학기초라 사진기 만질 시간도 없을 정도로 바쁘다. 점심시간 어찌 저찌 틈을 내 20분 정도 학교 주변을 걷다가 만난 길냥이들. 궂은 날씨에도 고양이가 풍년이니 날 좀 풀리면 대박날듯. 기다려다오 도남동 길냥이들아!! 너희의 묘상권을 츄르로 바꿔가거라!
Just snap - PC 남녀갈등, 세대갈등, 소수자나 이민자 문제 등 하루가 멀다 하고 매스컴을 장식하던 우리나라의 모든 문젯거리들은 다 어디로 사라진 걸까? 이젠 다 해결된걸까? 그 많은 사람들이 목놓아 울부짖던 정치적 올바름이 달성된 걸까? 바야흐로 태평성대로다. 외람되지만 태평성대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