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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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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린이에게 중간고사를 마친 날 대학입시설명회에 참여한 친구를 기다리느라 홀로 교실에 남아 있는 너를 우연히 보았다. 시험이 끝난 날 오후에도 뭔가를 열심히 하는 네 모습이 너무 예뻐서 수고한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 근데 그 말이 너를 울리고 말았구나. 너무 힘들고 지친다는 네 말이 가슴에 오래 남는다. 이미 입시지옥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해져버린 요즘 상황에도 너 처럼 힘들게 혼자만의 싸움을 치르며 대입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이 있다는 걸 너무 오래 잊고 있었다. 힘내라는 말 밖에, 스트레스 받을때는 당을 보충해야한다는 말과 함께 과자 부스러기 몇개 건내는것 밖에 못한 나를 용서하렴.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해주고 싶었다. 힘들어 하는 너를 보다듬어 주고 싶었다. 머리라도 쓰다듬어 주며 칭찬해주고 싶었다. 2년간 우리반이었..
사진작가 김흥구의 수제본 해녀사진집 좀녜 마스터피스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거다. 사진은 말할 것도 없고 프린트부터 제본까지 정말 더할나위가 없다. 이런 사진집을 소장할 수 있게 해준 사진작가 김흥구에게 감사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몸서리치게 부럽다. 사진가로서 가장 행복한 순간 중 하나가 이렇게 완벽한 사진집을 낼 때가 아닌가 한다. 이 사진집이 그의 커리어에 방점 하나가 되어주리라 확신한다.
만화가 형민우 삼별초 - 미완의 미완의 미완의 미완 한국 만화에 한획을 그엇다고 평가할만한 작품 프리스트로 유명세를 떨친 형민우 작가의 신작이 오랜만에 발매되었다. 다음 웹툰으로 연재될 때 매주 챙겨봤기에 굳이 구매할 필요는 없었으나 그의 그림체는 컷 하나 하나가 소유욕을 불러 일으키는 매력을 갖고 있기에 작품을 소장한다는 의미로 예약을 했었다. 작화와 스토리는 흠잡을 곳이 없다. 스크린톤을 사용하지 않고 모든 작업을 펜과 붓으로 해내는 그의 화력은 이미 초월적 경지에 올라있다. 이야기의 전개와 연출 또한 마찬가지다. 무리가 전혀 없다. 모든 부분에서 탄탄하다. 지금 한국에 이만한 작화와 스토리를 풀어놓을 수 있는 작가가 몇이나 될까? 정말 경이롭다. 하지만 곱게 보이지가 않는다. 이번 작품은 과연 끝을 볼 수 있을까? 그의 데뷔작인 치씨부임기나 열혈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