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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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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 snap 격하게 짖으면서도 꼬리를 흔들 수 밖에 없는 너. 번잡함을 싫어하면서도 외로움에 한없이 약한 나와 뭐가 다르겠나.
희미한 풍경이 선명하게 다가올 때까지 고성중앙고에 발령받고 며칠 지난 어느날 아침에 차를 몰고 출근하다가 정신차려보니 진주고등학교 근처까지 와있다는 걸 깨닫고 깜짝 놀라 돌아간 적이 있었다. 그 당시 고성중앙고등학교의 낯선 분위기가 참 싫어서 전임학교인 진주고를 무척이나 그리워했고 새학교에 적응하는데 두어달이 걸렸던 것 같았던 것 같다. 그리고 학교를 옮긴 첫해 삼월의 홍역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통영여고로 전근와서 며칠, 선생님들 얼굴이 한명 한명 너무 낯설어 어디 외국에 와있는 것 같은 기분이다. 좀 더 정확히 얘기하자면 자대에 처음 배치 받은 신병같은 느낌이랄까. 저 수많은 사람들 얼굴과 이름을 어떻게 외우고 또 언제 친해질까 싶어 막막하다. 원래 3월 한달 고생하면 왠만큼 익숙해지는게 공식인데 여러가지 상황이 겹친 올해 봄은 그..
개학 연기, 휴업 혼란스런 신학기다. 학생들이야 개학 연기로 인해 심리적 불안감에도 불구하고 시간적 여유를 얻었는지 모르겠지만 교사들은 정상 출근이다. (정확하게는 개학 연기가 아니라 휴업) 더불어 학교의 인성부는 학생들이 나오지 않는 일주일 동안 저녁마다 특별 교외지도에 나서야 한다. 이런 시기에 새학교에서 인성부장이니 예년의 개학보다 더 복잡하고 힘들 수 밖에. 심리적 압박감이 만만치 않지만 마냥 스트레스만 받고 있을 수는 없다. 오히려 더 몰아치듯이 일을해서 빨리 적응해내는 것만이 내가 살 길인 것 같다. 코로나 사태가 빨리 끝날 거라고 굳게 믿고 있지만 장기화될 때에 대한 대비 또한 미리 해둬야 당황하지 않겠지. 항상 어떻게든 해냈다. 이번에도 그러할 거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