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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by day

빗속의 퇴근길 - 하루종일 내린 빗방울 수만큼 멜랑콜리하다. 이러나저러나 이왕 시작한 거 3학년 졸업은 시켜야지 하는 생각으로 버티고 있다가 지역 역사과 교사들이 거의 모두 학교를 옮길 예정이라는 정보를 듣고 내년에 이동할 자리가 없어질 것 같아 급작스러운 마음으로 내신서 제출. 비 내리는 퇴근 길, 차 안에서 모처럼 멜롱콜리. 시원하기만 할 줄 알았는데 이 묘한 섭섭함은 뭘까? 여긴 대체 어떤 곳이지? 하는 심정으로 헤매며 4년을 보내는 동안 저건 대체 뭐하는 인간일까?라는 시선으로 날 바라봤을 곳을 이젠 떠난다. 뭐 그래봐야 멀지도 않은 곳, 어차피 거기서 거기일 테지만 정신 차리고 멀쩡한 사람처럼 살아봐야겠다. 학생수 감소로 인한 타격이 덮쳐온 진주에는 모 고등학교만 해도 5명이 감 되었다는 풍문을 들었다. 날은 포근하지만 마음은 서늘한 나날이다. 더보기
Sonnet XVIII 소네트18 윌리엄 셰익스피어 Shall I compare thee to a summer’s day? Thou art more lovely and more temperate: Rough winds do shake the darling buds of May, And summer’s lease hath all too short a date: Sometime too hot the eye of heaven shines, And often is his gold complexion dimmed; And every fair from fair sometime declines, By chance, or nature’s changing course, untrimmed: But thy eternal summer shall not fade, Nor los.. 더보기
처이모님의 김장 김치와 처음 삶아본 수육 우리 집은 김장을 하지 않기에 매년 처이모님께서 나눔해주시는 김장김치로 겨울을 난다. 올해도 어김없이 전해주신 한통. 일요일 내내 고생하셨을 처이모님의 노고에 감사하는 마음을 품고 맛있게 먹을 방법을 생각해봤다. 역시나 김장김치에는 수육. 매년 사다 먹기만 했는데 그냥 삶기만 하면 되는거 아닌가 싶어서 올해는 직접 만들어보기로 했다. 5인분 기준 수육용 삼겹살 1.3kg, 양파와 대파 적당량, 생강 약간, 월계수잎 6장, 통후추 40알, 콜라 750ml, 소주 800ml, 물 500ml을 때려붓고 강불에서 25분. 약불에서 45분을 익힌다(솔직히 한 20분 더 삶고 싶었지만 시간이 촉박해서 끊었다.). 중간 중간에 고기를 한번씩 뒤집어 준다. 70분 만에 건져낸 통삼겹살 수육의 후덕한 자태. 빵칼로 썰어.. 더보기
주말 - 하디우드 필스 저먼 스타일 라거, 임사부 돈가츠, 조니워커블랙라벨 하이볼, 콩나물국밥, 올곧 바닐라플로트, 스키야끼, 산토리 카오루에일, 삿포로 겨울이야기, 조니워커 킹조지5세 일주일의 끝에 도달하여 맥주 한잔. 홉향 가득했던 하디우드 저먼 스타일 라거. 처음 마셨을때는 몰랐는데 두번째 마시니 상당히 내 취향. 임사부 돈가츠라는 곳에서 배달을 시켰는데 돈가츠 퀄리티가 탈 통영, 탈 배달음식급. 아쉬운 점이 없는건 아니지만(등심돈가츠는 육즙이 없어 퍽퍽) 프랜차이즈 배달 돈가츠가 이 수준까지 올라갔다는게 놀라울 따름. 카발란 하이볼을 못구해서 오랜만에 조니워커 블랙 하이볼. 바에서 마셨다면 2만원은 넘게 줘야할 퀄리티. 분명히 이게 더 맛있을텐데 신상만 나오면 마셔봐야 되는 희한한 습성 때문에 편의점을 전전하고 있다. 토요일 아침으로 먹은 콩나물국밥과 만두. 모두들 알고 있는 딱 그 맛. 가끔 먹으면 맛있다. 올곧에 갔더니 아침 이른 시간 부터 손님들이 폭주 중. 20분 정도를 .. 더보기
카발란 바 칵테일 - 대만 위스키의 자존심 카발란 하이볼 유튜버들이 하도 맛있다고 난리를 쳐서 집 근처 GS25를 전부 뒤지고 다녔지만 구할 수 없었던 카발란 하이볼. 거의 포기 상태에서 이마트에 장보러 갔는데 산더미 처럼 쌓여 있.... 한캔에 6000원이라는 사악한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5캔이나 사와서 마셔봤는데 어라. 이번에는 유튜버들의 호들갑이 아니었다. 그동안 마셔본 RTD 제품 중에서는 가장 하이볼 다운 제품. 내 미각이 하이볼에 섞인 위스키가 카발란인가 정도까지 캐치해낼 장금이 수준은 아니라서 카발란의 풍미를 제대로 느꼈다는 뻥을 칠 수는 없지만 인공적인 단맛과 과일향만 강조된 다른 하이볼 제품과 달리 과하게 달지 않으면서도 위스키의 맛과 향은 확실히 느낄 수 있는 제품이었다. 위스키 한샷 제대로 넣고 직접 말아먹는게 더 맛있다는건 당연한 사실이지만.. 더보기
다시 아산병원 신탄진 휴게소에서 올란도. 새로 들어온 레니게이드 녀석은 편한 시내 주행만 하고 서울 왕복은 항상 할아버지 올란도가 ㅠ_ㅠ 새벽 3시에 일어나 서울 아산병원까지 쉼없이 달려갔다가 저녁 10시에 돌아왔다. 하루 종일 운전을 했더니 통영에 도착할 무렵에는 공간 지각 능력에 이상이 생겼다고 느껴질 정도. 이번 와이프 수술을 계기로 제대로된 지역 거점 의료 체계의 필요성을 온몸으로 느끼게 됐다. 뉴스나 유튜브에서 보던 의료 시스템의 붕괴가 주는 피해가 남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하도 자주 봐서 이제 우리 학교 교장선생님처럼 느껴지는 정주영 흉상. 공과가 많은 사람이지만 아산병원 설립은 진심 칭찬하고 싶다.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에는 돈을 천문학적으로 쏟아도 사회 기여는 전혀 하지 않고 셀럽 놀이나 즐기는 요즘 재.. 더보기
밥 한그릇 백반 한끼. 밥 한그릇에 담긴 정이 반짝 반짝 빛이 났던 날. 더보기
주말 - 히타치노 네스트 유주에일, 김형제 고기의 철학, 홋카이도 밀크부딩과 아벨라워12, 야끼도리나베와 우렁이쌀 청주, 29CM 낚시 고양이,하디우드 그레이트 리턴 IPA, 저녁 산책 다들 올가을 단풍은 기대 이하라고 푸념 하더라. 개인사가 복잡해 가을의 울긋불긋함을 즐길 수 없었던 터라 아쉽지도 않았는데 아파트 단지 내에 붉디 붉은 단풍이 마지막까지 버티고 있길래 사진을 한컷 찍었다. 올해 내가 본 가장 아름다운 가을색이었다. 히타치노 네스트 유주에일. 은은한 유자향이 좋다. 예전 같으면 괴랄하다 했을 맛인데 입맛이 변했나보다. 나만 아는 서울 아산병원의 맛, 아마 평생 그렇게 기억될거다. 이걸 마실때마다 그 지하주차장과 스산했던 잠실의 풍경이 떠오르겠지. 5년간 잘 썼던 고독스 V1의 핫슈부분이 망가졌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부품을 사서 간단하게 수리. 다시 몇년은 더 쓸 수 있을 듯 하다. 김형제 고기의 철학에 가서 저녁을 먹었다. 언제가도 직원들이 친절해서 참 좋다. 고등학생 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