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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

새 봄을 맞이하며 1. 오늘부로 통영여자고등학교 근무가 공식적으로 끝났다. 내 교직 인생 최초로 5년을 채우지 못했던 곳이다. 교사로서도, 탐구자로서도, 창작자로서도 대실패를 거듭했다. 새 근무지에서는 똑같은 실패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매 순간 행동을 삼가고 삶의 자세를 단속해야겠다. 2. 시간의 가속도가 무서울 정도로 빠르다. 도전할 수 있는 기회도 얼마 남지 않았다. 나이란 숫자일 뿐이라는 말은 남들 위로할 때나 하는 것. 삶의 방향성을 제대로 정하고 의미 있는 족적을 찍어나가야 할 때다. 이젠 정말 진짜 진정 진실로 결단코 더 이상 미룰 여지가 없다. 막연하게 바라기만 했던 것들을 구체화하고 성과를 내야 한다. 매일 같이 반성하고 스스로를 몰아쳐야한다. 3. 선택과 집중. 올라운드 플레이어를 꿈꿔왔지만 역량이.. 더보기
비너스와 아야나미 레이 사이 예술과 서브컬처의 사이. 경계가 희미해져 가는 듯 하지만 사실 확고한 AT필드로 영역이 나눠져 있다. 그 사이를 넘나들 수 있는 키는 무엇일까? 고도로 발달한(대중성을 확보한) 서브컬처는 예술이 되는 걸까? 고도로 발달한(지극히 마니악한) 서브컬처는 예술이 되는 걸까? 서브컬처도, 예술도 소수가 주도하는 것이라는 점은 같은데. 막대한 자본이 얽혀 움직인다는 점은 같은데. 서브컬처와 예술 양쪽에 양다리를 걸치고 서서 가능성을 타진해 본다. 오타쿠의 입장에서 볼 때 팝아트는 서브컬처로서의 깊이가 너무 약해 만족스럽지 못하다. 하지만 서브컬처로서의 깊이를 너무 갖추면 팝아트로서 존재하지 못한다. 얇은 종이 같은 그 한 지점. 그것을 인지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더보기
사물의 초상 - Lofree Touch mouse Lofree Touch PBT wireless mouse 20240227 더보기
학습된 패배감 나이가 들수록 실패가 주는 부정적인 감정을 털고 일어서는 게 힘들어진다. 아니 사실은 나이만큼 쌓인 실패의 경험이 너무 무거워서 그런 걸게다. 또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부담감, 슬슬 무너져가는 확신. 여기서 그만두면 아무것도 아닌 게 된다는 벼랑 끝의 심정. 이런 감정들이 더 짙어지기 전에 뚫고 나가야 할 텐데. 사실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머릿속 이미지가 가진 가능성에 매달려 답도 없는 문제를 풀고 있는 건 아닌 건지. 내가 옳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알고 보면 잘못된 풀이 방식은 아닌 건지. 한 명 한 명 떠나가는 이 바닥에서 마지막까지 뭉그적거리며 탈출할 때를 놓치고 있는 건 아닌 건지. 이렇게 말해도 결국은 어둠 속을 더듬으며 계속 나아가겠지만. 더보기
My wife 몇십개의 비상구를 지나왔지만 아직도 탈출구를 찾지 못했다. There is no end to this labyrinth. 더보기
Just snap 주의 교회인가? 주의해야 할 교회인가? 더보기
호보라이트 미니와 마이크로 구매해도 될까? Hobolite Mini & Micro 미니와 마이크로의 크기 차이는 이 정도. 들고 다니면서 간단한 음식 사진이나 실내 정물 촬영하는 데는 호보라이트 마이크로 정도면 충분할 것 같다. 미니는 20W, 마이크로는 8W. 부족한 광량이지만 머리만 잘 굴리면 꽤나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다. 하지만 두어 달 사용해 보니 기대했던 것보다 마감이 고급스럽진 않고 내구도도 살짝 아쉽다. (옆면에 붙여진 호보라이트 레터링과 로고 정말 잘 떨어진다. 혹시 구매하셨거나 구매하실 분은 참고하시길.) 얼핏 보면 예쁜 디자인이긴 하지만 깊이 뜯어보면 디테일이 많이 떨어진다. 칼같이 매끄럽게 떨어져야 할 부분을 대충 얼버무려버린 곳도 있고. 체결 형식도 그냥 일반적인 도브테일이었으면 좋았을 텐데 독자 규격을 사용해서 볼헤드 등을 구매하는데 쓸데없는 지출을 해야 하는.. 더보기
대보름 오곡밥과 귀밝이술 대보름이라고 오곡밥 먹는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장모님께서 몇년전 돌아가신 처외할머니께서 해주시던게 너무 드시고 싶어 만드신 김에 우리 집에도 보내주셨다.) 다섯가지 라면을 섞어 끓인 오라면으로 대체한 적은 몇번 있었지만. 다른 성을 가진 세 집안의 오곡밥을 섞어 먹어야 운이 좋다는데 근처에 오곡밥을 지을 만한 지인이 없어 아쉽다. 나이가 드니 때에 맞게 뭔가를 챙겨먹는걸 꽤 중시하게 된다. 풍요와 대운을 기원하는 마음도 없진 않지만 이런 식으로 라도 나날들에 의미를 붙이지 않으면 시간이 너무 빨리, 그리고 정신없이 가버리기 때문이다. 귀밝이술은 대보름 아침 식사전에 데우지 않은 청주를 먹는것이 관례지만 집에 잔뜩 쌓여있는 위스키로 대체했다. 근데 내 귀만 밝아져 다른 사람들 말을 잘 들으면 뭐하겠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