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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yeong Log424

코인러버의 통영 로그 - 바다로 향하는 길 딱 11월 이때, 도천동 거리를 걷다보면 좁은 도로 사이로 윤슬이 반짝이는 바다를 볼 수 있다. 사진으로 다 담아낼 수 없는 감성이 일렁이는 풍경이다. 4년째 그 느낌을 담아보려 노력하고 있지만 매번 한계만 깨달을 뿐. 해저터널 벽에 맺히는 그림자 또한 11월이 가장 아름답다. 매년 찍지만, 사진 폴더 안에 넘쳐날 정도로 같은 사진을 담아 두었지만 이 장면을 만나면 참지 못하고 또 셔터를 누르게 된다. 이런 전형적인 사진을, 구성에 집착하며 예쁜 수준에도 도달하지 못한 사진을 왜 찍는지 물어보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사진은 숨쉬는 일이기 때문이다. 어느곳에서도, 어느 시간대에서도 숨을 멈출 수는 없기 때문이다. 모든 사진에 의미를 부여하며, 분석하려는 사람들이 바라보는 것과는 다르다. 2023. 11. 17.
코인러버의 통영로그 - 낮은 니지텐 에비텐동, 밤은 셰프장 후토마끼 니지텐에 갈 때마다 사장님께서 서비스로 내주시는 바질페스토 토마토. 어느새 중독되버렸다. 이날의 선택은 에비텐동. 튀겨지는 소리도 먹을 때 나는 소리도 가을 낙엽을 밟는듯 바스락. 미륵미륵에서 만든 논알콜 맥주를 서비스로 내주셨다. 맥주가 아니라고도, 낮에 마시는 맥주라고도 읽을 수 있는 낫맥. 과일향이 한가득한 상큼한 음료 같은 느낌이었으나 탄산감이 조금 부족한게 아쉬웠다. 원료를 보니 유자는 안들어간 것 같은데 색깔에서도 맛에서도 유자가 느껴지니 신기하지. 딱 달지 않은 유자 탄산 음료. 텐동같은 튀김 요리와의 페어링이 좋을 듯 했다. 와이프 퇴원 기념으로 셰프장.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그래도 일단 퇴원했으니 모든게 잘 될거라 믿으며. 모듬회, 소고기숙주볶음, 후토마끼. 이날 우리 셰프장님께서 특별히.. 2023. 11. 6.
코인러버의 통영로그 - 통영 미수동 맛집 수와헤밤 점심특선 스테이크동 미수동 해안도로 대영유토피아 상가 1층에 있는 감성주점 수와헤밤에서 점심 특선을 판매하고 있다고 해서 들러봤다. 메뉴는 스테이크동과 듀록챠슈동 두가지. 그중 스테이크동을 먹어봤는데 전문점에서 먹는것 만큼이나 괜찮았다. 고기가 부드럽고 소스간이 적당해 와사비 조금 올려먹으니 모자람이 없었다. 한 쟁반에 전채부터 후식까지 나름 완벽한 구성으로 나온다. 여사장님 인심도, 솜씨도 좋은 것 같아 저녁에 들러 안주 메뉴를 한번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와헤(soiree)는 밤에 하는 격식있는 파티를 뜻한다고 하니 아무래도 낮 메뉴보다는 밤메뉴가 더 풍성하지 않을까 싶어서. 2023. 10. 11.
코인러버의 통영로그 - 다시 니지텐, 확장 공사 완료 내부 확장 공사를 위해 임시 휴업에 들어갔던 니지텐이 거의 한달만에 영업을 재개했다. 예전 분위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가게 옆에 있던 카페까지 확장하여 공간이 엄청나게 넓고 쾌적해졌다. 이제 옛날만큼 오래 웨이팅하지 않아도 될 듯. 영업 시작할 때부터 단골이었던 집이 지역을 넘어 외지에서 까지 찾아오는 맛집으로 유명해지고 날로 번창하는 모습을 보는건 참으로 즐거운 일이다. 앞으로도 쭉 성업하시길. 다이어트 중이지만 니지텐의 영업재개를 축하하며 스페셜 텐동으로 달려주셨다. 맛이야 말해 뭐하겠나. 전국 최고. 아니 아시아 최고. 아.... 그럼 세계 최고인가. 마음 좋은 사장님께서 오랜 단골에게 내어주시는 서비스, 바질페스토 토마토. 너무 좋다. 2023. 10. 4.
코인러버의 통영로그 - 퇴근길 바이사이드 올드패션드 퇴근길, 날이 너무 좋아 가볍게 한잔만 하고 가야지 하는 생각에 바이사이드에 들러 올드패션드를 주문했는데 사장님께서 성대한 한상을 차려주셨.... 레드버번 에스프레소도 맛있었고 묵직함과 상큼함, 달달함이 공존했던 올드패션드도 너무 좋았다(내가 술꾼인거 알아보신건지 항상 조금 쎄게 말아드릴까요 하고 여쭤보시는 사장님 ㅋ). 올드패션드에 어울리는 LP판까지 걸어주시니 통영 항남동이 아니라 미국 켄터키주 어딘가에 있는 바에 앉아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2023. 9. 18.
코인러버의 통영로그 - 통영운하 하교길 학교 마치고 돌아가는 길이 통영 운하라는건 어떤 느낌일까? 바닷가에서 유년기를 보낸다는 것은 개인의 감성에 어떤 영향을 줄까? 2023. 9. 16.
코인러버의 통영로그 - 김셰프 점심 특선과 카페 101호 핸드드립커피 저녁 영업만 하던 김셰프에서 점심 특선을 한다길래 오랜만에 다녀왔다. (김셰프 업장에 가서 먹은건 3번, 홈마카세 배달시켜 먹은건 대여섯번 정도 되는데 마지막으로 시켰던 게 평소에 비해 퀄리티가 좀 아쉬워 한동안 관심을 끊고 있었다.) 첫점으로 먹은 참치 우니 마끼가 최고의 한점이었고 나머지는 무난 무난. 요즘 같은 시대에 2만원에 이 구성이면 나쁘지 않은 거 같다. 셰프님이 워낙 친절하시고(점심때는 어머님께서 도와주시는것 같은데 동네 이모님같이 잘해주시더라.) 상황에 따라 이런저런 서비스도 잘나오기 때문에 배달보다는 업장에서 먹어야 진가가 나오는 집인듯. 주영더팰리스 살던 시절에 자주갔던 카페101호. 그때는 집에서 가장 가까운 유일한 카페라 좋아했는데 이사가면서 자연스레 발길이 뜸해졌다. 풍문으로 들.. 2023. 9. 7.
코인러버의 통영로그 - 동피랑 메인디쉬 플러스 동피랑에 메인디쉬플러스라는 묘한 국숫집이 생겼다고 그래서 가봤다. 인테리어는 깔끔하나 큰 특징은 없었기에 내부 사진은 따로 찍지 않았다. 4인 테이블 2개 2인 테이블 두 개, 다찌 자리 3-4개 정도로 넓지는 않은 공간. 그래도 통창이 있어 답답하지는 않았다. 손님이 거의 없을 때 들렀는데 운영하시는 분들의 텐션이 높은 집은 아니었다. 그냥 손님 왔는가 보다 하는 정도의 무뚝뚝함. 기본 메뉴인 국수 한상은 12000원, 여타의 국숫집과 다른 것은 계란말이 한 조각과 조금 큰 구슬 같은 크기의 찹쌀밥(?)인데 가격은 2배에 가까우니 싼 편은 아니다. 나는 국수 한상 플러스(15000원)을 시켰는데 국수 한상과 똑같은 구성에 조개 유곽이 더해진다(그리 크진 않다. 하지만 따로 시키면 5000원). 멸치 베.. 2023. 7. 18.
코인러버의 통영로그 - 죽림 라멘집 라쿠니의 진한 소유라멘 얼마전에 가봤던 이자까야 라쿠니. 낮에는 라멘집으로 운영한다길래 궁금해서 재방문. 진한 소유라멘(10000원)을 시켰는데 비주얼이 꽤 괜찮았다. 약간의 칼칼함(?)과 통후추 끝맛이 느끼함을 잡아준 국물이 괜찮았고 수육과 일본식 슬라이스 햄의 중간 정도의 식감이었던 차슈도 개성있었다. 면이 살짝 덜익어서 밀가루 맛이 느껴져서 당황스러웠는데 받자마자 바로 먹지 말고 면을 조금 불려서 먹었으면 더 나았을지도. 이게 기본 익힘 정도인지 아니면 이날 면을 잘못 조리한건지는 알 수 없으니 다음에 다시 들러봐야겠다. 라멘집 스타일에 따라 다른거지만 반숙 계란이 없는 것도 아쉬웠다. 2023. 7. 12.
코인러버의 통영로그 - 모처럼 서피랑 마음이 답답해 모처럼 서피랑에 올랐다. 이순신의 도시라 칭하면서 그가 누구와 싸웠는지를 잊고 박경리의 유산에 기대어 살면서 일본산고가 무슨 내용인지도 모른다. 아름다운 도시이지만 이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그 아름다움을 지켜낼 의지는 없는 것 같다. 복잡한 심정과는 달리 산수국이 핀 서피랑 공원은 싱그러운 여름 기운을 뿜어내고 있었다. 서피랑을 한바퀴 돌다보니 몸은 땀범벅이 되었지만 불쾌하고 눅눅했던 기분은 뽀송뽀송하게 마른 수건같아졌다. 몸의 감각과 정신의 감각이 이토록 다르다는게 신기할 정도였다. 퇴근 후에는 커피 한잔 내려마시는게 일상인데 어제는 너무 더워 하이볼. 예전에는 토닉워터나 진저에일로 만든걸 선호했는데 요즘은 탄산수를 더 좋아한다. 위스키가 가진 풍미에 청량함을 더해 가장 맛있게 마실 수 있.. 2023. 6. 23.
코인러버의 통영로그 - 공감로스터리 내죽도 공원 깊은 골목길 안에 이런 곳이 숨어 있다는 걸 전혀 모르고 지냈다. 매장에서의 커피 판매보다는 원두 판매에 주력하고 있는 공감로스팅팩토리. 좁은 가게 안으로 들어가면 작은 탁자와 두명이 앉을 수 있는 자리, 그리고 카운터 좌석 두개가 있어 불편함을 감수하고 앉는다면 4명 정도는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커피에 진심인 사장님이 해주시는 이런 저런 이야기(원두를 직접 꺼내 향을 맡게 해 주실 정도로 자세히 설명해 주셨다.)를 들으며 커피를 마시다 보니 한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였다. 인생도처유상수라고 하더니 통영 곳곳에 은둔 고수들이 있다는걸 깨닫는 순간이었다. 이름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 인퓨즈드 샤인머스켓. 커피 좀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논쟁의 대상이 되는 인퓨즈드 커피, .. 2023. 6. 6.
코인러버의 통영로그 - 집 근처에 생긴 이자까야 도마 집 근처에 이자까야가 생겼다고 하니 동네 주민으로서 그냥 있을 수 없어 다녀왔다. 조인수 부대찌개 옆, 식탁이라는 가정식 백반집이 있던 곳이었다. 오토시는 새싹 샐러드와 튀긴 건새우. 다마고멘치가츠 - 나쁘진 않았는데 약간 오버쿡 된 것 같은 느낌. 노른자가 조금 덜 익었으면 좋았을텐데. 이건 2년전 지금은 토라라는 이름으로 바뀐 진주 숙성회찬에서 먹었던 다마고멘치가츠, 개인적으로는 이정도의 익힘이 좋았다. 야끼우동 - 조금 밍숭맹숭. 맵기 조절이 가능하다는걸 주문하고 잠시 뒤에 알게되서 가능하면 안맵게 해달라고 부탁드렸는데 조리가 이미 시작된 후 말씀 드렸던 탓에 양념이 약하게 들어가버린 듯 했다. 그냥 디폴트 상태의 메뉴를 먹었으면 더 맛있었을 것 같다. 다양한 종류의 하이볼(베이스 위스키는 제임슨).. 2023. 6. 6.
코인러버의 통영로그 - 트레져스 커피 통영 필터커피 콜롬비아 빌라 베툴리아 시드라 애너로빅 내추럴 트레져스 커피 통영에서 파는 필터 커피를 종류별로 모두 마셔보고 있는데 콜롬비아 빌라 베툴리아 시드라를 5번째로 마시고 이건 찐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진한 적갈색이면서도 투명함이 느껴지는 이 한잔은 첫모금부터 엄청 진하고 강했다. 상쾌한 꽃향에 이어 과일의 달달함이 밀고 들어왔다. 물오른 물렁한 복숭아가 아니라 과육이 적당히 단단한 상태의 풋과일이 주는 새콤함이 섞인 단맛. 산미, 단맛, 기분 좋은 씁쓸함까지 스펙트럼이 넓고 바디감이 훌륭했다. 상태 좋고 개성이 넘치는 원두의 잠재력을 바리스타의 솜씨로 잘 뽑아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각이 주는 감동은 휘발성이 커서 이 맛을 구체적으로 기억 못할 것이 뻔하니 아쉬울 뿐이다. 가슴에 남기고 싶은 맛이었다. 스페셜티 커피를 왜 아이스로 마시냐고 묻는 사람.. 2023. 6. 3.
코인러버의 통영로그 - 봉수 돌샘길 봉수 돌샘길에 생긴 한옥 카페 돌샘길. 거북선호텔과 바다봄의 설종국씨가 새로 마련한 공간이라고 한다. 바다봄도 그랬지만 남들에게는 별 의미없어 보이는 곳을 기가 막히게 활용하는게 놀랍다. 사방이 막힌 구석에 위치한 건물을 재활용해 이런 아기자기함과 청량감을 주는 카페를 만들어낸 걸 보면 확실히 보통사람과는 다른 감각이 있는 모양이다. 한옥 베이스의 공간에 찻집의 분위기를 누구나 좋아할만한 정갈함과 모던함으로 풀어내어 들리는 누구나 여유를 즐기다 갈 수 있는 곳이 되었다. 이곳에서 차를 마셔보진 않았지만 그냥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차를 마실때 받을 수 있는 안정감과 깨끗함을 느낄 수 있었다. 밀크셰이크와 당고. 단맛이 지나치지 않아 담백하게 마실 수 있다. 패스트푸드점에서 파는 그것과는 결이 다르다. 주전부.. 2023. 6. 2.
이타라운지 동네에 있는 공간이 의외의 방송에서 언급되서 깜짝 놀랐다. 2023. 5. 31.
코인러버의 통영로그 - 통영 속의 작은 일본 적산가옥 찻집 해옥 항남동에 새로 오픈한 적산가옥 찻집. 1936년에 지은 건물이라고 한다. 예전에는 식당을 했었는데 내부 구조가 너무 불편해서 찻집으로 업종을 변경했다고. 왜 노키즈존인지 바로 납득할 수 있는 계단. 2층이 카페의 접객 공간이라 엄청 가파르고 좁은 이 계단을 무조건 통과해야 한다. 애들 입장 허용하면 사고 꽤 많이 날듯. 주방이 1층이라 음료와 디저트가 올려진 쟁반을 들고 계속 오르락내리락해야 한다. 노동 강도가 상당해 보였다. 손님 많이 들면 주인 내외 몸살하시는건 아닌지. 적산가옥을 개조해 만든 카페를 몇군데 가본 적이 있지만 여기처럼 일본 스러운 곳은 드물었다. 통영이 아니라 일본 어딘가에 있는 찻집에 앉아 있는 느낌이었다. 내가 들렀을 때는 마침 손님이 없어서 고요하고 평화로운 느낌을 잘 받을 수 .. 2023. 5.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