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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러버의 다락방
집 근처에 온담이라는 식당이 생겼는데 꽤 맘에 들어 두 번이나 다녀왔습니다. 직접 구워주는 고기 퀄도, 사이드 메뉴도 괜찮고 직원들 친절하고 무엇보다 기린 생맥주를 팔아서 좋아요. 근무하고 있는 학교의 2학년 학생이 알바 중인데 웬만하면 학생이 알바하는 가게는 피하지만 이 녀석은 애가 워낙 착하고 잘해서 식사 내내 마음이 편하더군요. 진주 류센소에서 돈코츠 라멘을 먹었어요. 다찌 자리에는 저 포함해서 각각 혼자온 3인이 앉아 있었는데 다같이 국물을 들이키고 동시에 크으으으하는 감탄사를 내뱉어서 서로 깜짝 놀라며 웃었습니다. 저분들도 전날 술 한잔씩 하셨나 봐요. 진주박물관에 들러 나의 인생 박물관을 관람했어요. 추천할만한 전시, 진주에 사시는 분들, 들릴 일정이 있는 분들은 꼭 보러 가시길..
기분전환하려고 당일치기 부산 여행을 다녀왔어요. 1.엄청 유명한데 한번도 안가봤던 수변최고돼지국밥을 드디어 클리어했습니다. 9시에 도착해 웨이팅 5번, 한 20분 기다렸다가 들어갔어요. 잡미 하나 없이 깔끔한 곰탕같은 돼지국밥의 트렌드를 그대로 보여주더라구요. 괜찮았지만 두번은 안가도 될 것 같아요. 여기서는 다른 메뉴 시키지 말고 그냥 국밥드세요. 순대나 수육에서는 여기만의 특색이나 엄청난 맛을 느끼진 못했어요.2.아침 먹고 히떼 가서 커피 마시려다가 전포에서 광안으로 옮긴 이후에는 안가본 베르크가 생각나서 방향을 틀었어요. 전포에 있을 때는 약간 성수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엄청 순한 느낌으로 변했더라구요. 여기 커피는 여전히 저랑 좀 안맞는. 바닷가에서 거리도 더 멀어서 다음부터는 다시 히떼로 갈 것 ..
두말할 필요 없는 패리쉬 고스트인더머신. 탭룸에서 생맥주로도 마셔봤는데 솔직히 차이는 모르겠다. 그냥 둘 다 맛있더라.
생일인데 그냥 들어가긴 그래서 오랜만에 바이사이드. 들어가는데 사장님께서 너무 왜 이리 오랜만에 오셨냐면서 손을 잡아주셔서 마음이 뭉클해졌다. 내가 통영 어디서 이런 환대를 받아보겠는가? 가볍게 한잔 하려고 빅웨이브 한 병을 시켰더니 언제나처럼 맥주보다 더 푸짐한 한상, 너무 맛있는 커피까지 내주시며 해주시는 전매 특허 그 멘트 '천천히 즐기세요.' 정말 너무 위로가 되는 순간이었다. 들리기 참 잘했다. 힘 빠지는 일주일, 쓸쓸한 생일이었는데 특별한 사람이 된 양 기세 충전 제대로 하고 나왔다. 성경 필사용 잉크가 다 떨어져서 셀프 생일 선물겸 구입한 글입다의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 잉크와 펜레스트, 이로시주쿠 송로. 제자들이 준비해준 생일 선물 민음사빵. 이틀 전부터 냉장고에 이게 있길래 이 ..
나 개인에게, 그리고 가족에게 워낙 많은 일이 몰아쳤던 일주일이라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다 내 부덕의 소치이고 인간적으로 부족했던 면들로 인한 벌이니 그저 그렇게 받아들이려고 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은 이루게 하시고 할 수 없는 것들은 미련을 갖지 말고 포기하게 하소서'라는 기도를 입에 달고 마음을 내려놓으려 했다. 근데 아직 세상이 어떤 곳인지 아무것도 모르고 믿었던 사람에게 뒤통수를 맞은 자식 문제는 그냥 넘어갈게 아니라 부모가 대신 싸워줘야 하지 않겠는가? 어쩔 수 없이 마주치기 싫은 사람들, 가기 싫은 장소, 처하기 싫은 상황 속으로 걸어 들어가려 한다.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헤쳐나올 수 있기를.
수류헌에서 은연 중에 만난 인연들.나 빼곤 다 프리랜서(??)라 낮에 만날 수 있는 몇안되는 진주 지인들.photo by 유근종
이로시주쿠 츠키요 완병. 다른 잉크는 몇 병 비웠는데 이로시주쿠 잉크를 끝까지 써본 건 처음입니다. 츠키요는 흑청에 가까운 색인데 날리지 않으면서도 너무 무겁지는 않은 느낌으로 필기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할만한 잉크예요. 흐름이 좋은 편이라 부드러운 필감의 펜과 잘 어울립니다. 저는 파일롯트 커스텀743에 주력으로 사용했어요. 둘이 너무 잘 어울려서 한동안 다른 만년필 잉크 페어는 쳐다도 보지 않았을 정도였습니다.(몽블랑 마이스터스튁149도 밀어낸 필기감) 이로시주쿠 잉크는 바닥 부분이 사진처럼 파여있는 게 디자인과 기능 양측면에서 모두 멋진 한수입니다. 저 홈 덕분에 남은 잉크를 거의 끝까지 사용할 수 있거든요.(끝에 남은 몇 방울은 그냥 포기합니다. 주사기까지 동원해서 사용할 정도로 알뜰한 사람은 아..
한주의 중간 수요일이네요. 고양이 배나 만지면서, 고양이 사진이나 찍으면서, 고양이 맥주나 마시면서 아무 생각도 없이 그냥 깔아져 있고 싶습니다. 불행은 혼자 오지 않는다는 말이 있던데 함께온다는 그 녀석들을 어떻게하면 피할 수 있을지 고민 중입니다.
추석 연휴 시작 전날, 진주 바틀샵 가서 맥주 한바리 해갖고 왔습니다. 웨스트코스트IPA와 뉴잉글랜드IPA를 양대 축으로 벨지언 화이트에일과 앰버에일까지 거를 타선이 없는 꽉 찬 한 줄이네요. 다원에 갔더니 배원장님께서 수요비노네코 전용잔이 들어왔다며 직접 따라주셨어요. 진주바틀샵 사장님이 전용컵을 선물로 주셨지만 다원에서 마시는 한잔은 남다른 묘미가 있으니까요. 시에라네바다 프리미엄필스, 이게 라거라니, 라거가 이렇게 호피하다니! 크러쉬모 수, 오랜만에 뉴잉을 마시니 그것만으로도 황송. 수도수도 좋았는데 도수가 낮아지니 부담이 덜해서 낮술로 딱 좋았어요. 진짜 과일풍미가 터져 나오는 한잔. 맥파이 가을가득, 명절인데 수정과를 못 마셔서 수정과 비슷한 비주얼의 앰버에일을 마셨습니다. 웨..
연초에 구매했던 그라미치 숄더백, 진짜 보부상용 가방이라고 해도 될 만큼 커서 안에 파티션 2개 넣어서 카메라 2대 렌즈 4개를 갖고 다니는데도 공간에 여유가 있어 몇 달 동안 이것만 들고 다닐 정도로 잘 사용했어요. 몇 년 전에 샀던 붉은색 포켓이 포인트로 달린 최애 남색 티셔츠가 너무 낡아서 버리려고 하니 예쁜 주머니가 너무 아깝더라고요. 그래서 예쁘게 잘라내서 숄더백 전면에 떡하니 붙여줬습니다.(장모님께 부탁드려서 시장 수선가게에 맡겼어요. 원래 붙어있던 것인 양 어색하지 않게 박음질을 잘해주셨습니다.) 가방 디자인이 너무 무난해서 살짝 질려가던 참인데 예쁜 포인트가 생기니 애정이 다시 샘솟네요. 이 가방의 아쉬운 점이 내부 포켓 하나 빼곤 파티션이 없다는 건데 전면에 포켓이 하나 더 생겨서 단점..
정말 오랜만에(언젠가부터 가장 많이 쓰는 말) 프라모델을 조립에 도전했는데 노안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이젠 정말 포기해야 할 시점인가 봐요. 어린 시절부터 이어왔던, 쉽게 내려놓지 못했던 취미 하나가 이렇게 멀어져 가네요. 맥주를 마실 수 있는 날도 그리 많이 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휴일) 아침부터 최선을 다해 만든 살얼음 맥주를 마셨....^^
이번달 직구맥주는 아사히 골드예요. 100% 몰트 맥주의 묵직함을 기대하며 구입했지만 어차피 라거는 라거, 살짝 느껴지는 단맛에 기대 경쾌하게 마시기 딱 좋습니다. 아사히 맥주거품의 황금비율은 사진의 반정도가 맞겠지만 요즘의 저는 거품 맥주를 좋아해서 콸콸 따라서 마시는 중이예요. 옛날 같으면 원수에게 따라주는 맥주라고 불릴 밀코가 유행하는 때이니 시대의 흐름에 맞춰 나가야죠. 아, 요즘 술마시는 것 자체가 늙ㅋㅋ인가요? 조금 일찍 카오루에일이 풀렸나봅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신제품 입고가 몇발씩 느린 통영 이마트에도 들어와 있더라구요. 몇년전 우연히 전용잔 세트를 구매한 이후, 시즌이 되면 한두캔은 꼭 챙겨먹는 맥주입니다. 라거보다는 깊이가 있으면서 정통 에일류보다는 가벼운, 그래서 기분 좋게 ..
매년 여름은 다 먹지 못하고 녹아버린 아이스크림처럼 지나가 버린다. 끝을 맞이하고 서야 끝을 느끼고 아쉬움에 어쩔 줄 몰라한다. 지나간 47번의 여름, 이제 내게 남은건 얼마일까?
2주 전 주말, 서울 사는 형이 내려와서 진주에 갔었어요. 결혼하고 나서 주말 진주행은 쉬운 일이 아니라 가슴이 조금 설레었습니다. 하느님 모시느라 고생 많은 형에게 진주 최고의 술집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 진주탭룸에서 생맥주를 마구마구 사줬어요. 사실 형보다는 제가 더 좋아서 그런 거지만. 진주 지인들 중 탭룸에 같이 갈만한 사람이 없거든요. 좋아하는 형님들은 대부분 소주파, 이곳을 좋아할 만한 분들은 저녁에 함께 술 마실 각이 나오지 않아서 아쉽기만 합니다. 산토리 얼맥(칼스버그가 다 떨어졌다고 하더라고요), 육촌사이 IPA, 브루어리을를의 대멸종, 끽비어 느긋까지. 마시려고 벼르고 있었던 것들 다 클리어하고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알딸딸하니 기분이가 좋더군요. 1차만 하고 헤어지면 정 없으니까 ..
매년 제 생일이 되면 장모님께서 용돈을 주세요. 낼모레 50인데도 그렇게 챙겨주십니다.(사랑받는 사위) 티끌 모아 개미인 와이프는 옆에서 눈을 흘기고 있지만 장모님께서 인생을 즐기라고 주신 돈이니 하나도 남기지 말고 아낌없이 써야죠. 그래서 사고 싶었던 헬싱 양장본 한정판 세트와 교보X나미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만년필을 샀습니다. 헬싱은 서브컬처계에서는 너무 유명한 콘텐츠라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거예요. 저도 무척 좋아하는 만화인데 여태껏 어떤 판본이든 한 권도 사본 적이 없었습니다. 이 정도로 이름 있는 작품이면 전질은 몰라도 한두 권 정도는 사서 보는 편인데 스스로도 의아합니다. 그림체가 살짝 제 취향이 아니라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네요. 근데 이번에 알라딘 북펀드로 정말 맘에 드는 양장본이 나온..
산토리 나마비루를 좋아한다. 파란색캔으로 바뀐 뒤 더 좋아졌다. 맥덕들은 부가물이 섞인 맥주가 프리미엄몰츠랑 가격이 같다니 말도 안된다고 하지만 내게 미세한 맛의 차이를 인식할 정도의 미각은 없다. 여름 맥주는 시각이 주는 청량감의 지분이 8할 이상, 제대로 마시기 위해서는 전용잔이 필요했다. 잔에 따라 맛이 다르게 느껴진다는 걸 와이프는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용잔을 사주는 착한 사람이다.) 일요일 하루정도는 맥주를 끊으려 했지만 마침 도착한 전용잔을 써보고 싶어 산토리 나마비루를 마시지 않을 수 없었다. 여름 낮의 첫 한잔은 나도 모르게 '크아아아아아' 할 수밖에 없는 유사 이래 최고의 진미. 쉽게 포기할 수 없는 극락이었다. 거품의 흔적만 남은 잔을 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