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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by day2702

간바레 오또상 홈술세트 도쿠리 잔 우리 아파트 앞 CU 편의점 사장님은 술에 진심이다. 근처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생전 처음 보는 술병들이 카운터 옆에 빼곡히 들어차 있다. 무슨 전시회라도 여는 줄 알 정도다. 때때로 그 진심 덕분에 의외의 득템을 하기도 한다. 다만, 갈 때마다 같은 곳에 같은 모습으로 서있는 패키지들을 볼 때면, 아무 상관없는 나조차 괜히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사장님, 재고 관리 이대로 괜찮으신가요…어쨌든, 집에 들어가는 길. 맥주나 한 캔 사갈까 싶어 무심히 들어갔다가, 뜻밖의 녀석을 마주쳤다. 간바레 오또상 홈술 도쿠리 세트. 발매 소식도 모르고 있었는데, 괜히 운명처럼 느껴져서 아무 생각 없이 집어 들었다. ‘아빠 힘내세요’라는 이름답게 이 사케는 불황기에 등장한 저렴한 술이다. 일본에서는 그다지 존재감 없.. 2025. 5. 14.
그냥 통영 별 생각없이 찍은 통영. 내가 사는 곳이니까. 세상은 참 신기하지. 내가 여기 흘러들어와 살게될 줄 누가 알았겠어. 2025. 5. 13.
주말 - 산청 한빈갈비 특수부위, 창원 롯데백화점 보난자커피, 첫사랑 IPA, GFX100RF 예약 주문 주말, 처외조부 기일을 맞이해 산청호국원 성묘. 그리고 한빈갈비. 창원에 갔다가 보난자 커피가 생겼길래 필터커피 한잔. 딱 기대했던 만큼의 클린컵. 통영에서 구경하기 힘든 내 최애 헤이지 IPA 첫사랑. 다른 동네에는 편의점에 널리고 널린 이 맥주를 애써 쟁여와야하는 현실이 참 ㅠ_ㅠ 촌동네 살기 힘들다. 재작년까지는 우리 동네에서도 첫사랑, 홉스플래쉬, 흑백 같은 맥주를 파는 편의점이 있었는데 잘 안나갔는지 이젠 찾아볼 수 없다. 안팔리는 제품 발주해달라고 부탁하기도 그렇고. GFX100RF 실물 영접.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작고 만듦새도 괜찮다. 손에 감기는 느낌이 좋다. 예약은 했는데 언제 받을지는 모르겠다. 잊고 있을 때 쯤 도착하겠지. 하루 빨리 이거 들고 산책 가고 싶다. 2025. 5. 12.
20250505-20250506 서울, 제로퍼제로, 안암, 오뉴하우스, 서머셋팰리스, 비어있는 삶 텅, 배수사, 진중우육면관, 국립현대미술관 론뮤익, 더현대 수티, 블루보틀, 포인트오브뷰 힘들어서 글 쓸 여력이 없음. 지난 월-화 이틀간의 서울 방랑은 글 없이 사진으로 갈음함. 2025. 5. 11.
My wife - 더현대 블루보틀 우리는 촌에 사는 사람들이라 블루보틀에서도 기념 사진을 찍어야 한다. 2025. 5. 9.
살다보니 샤넬을 다 써보는구나 BLEU DE CHANEL 와이프님하께서 좋아하시는 티모시 샬라메가 광고 모델이라는 이유 하나로 블루 드 샤넬을 선물로 사주셨다. 이걸 뿌린다고 내가 헨리5세나 폴 아트레이데스가 되는 건 아니지만. 사실 나는 존바바토스 아티산처럼 약간은 아저씨스러운 익숙하고 편한 향이 좋다. 출근할 때 툭툭 뿌리면 이만하면 오케이지 싶은 그 무심한 향기. 모텔이나 목욕탕에 있는 쾌남 화장품, 혹은 올드 스파이스를 살짝 세련되게 다듬은 듯 티나게 꾸몄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 그러나 비싼 향수를 선물로 주겠다는 걸 굳이 마다할 이유는 없지 않은가. 뿌려보니 확실히 향이 다르긴 하다. 더 고급스럽고, 더 오래 간다. 한 번 뿌렸는데 오후까지 잔향이 남아 있는 걸 보니, 역시 돈은 향기마저 길게 잡아두는 힘이 있구나 싶다. 2025. 5. 8.
무상의 풍경 속에서 번뇌하며 모든 것이 저물어가던 무렵 바람 냄새가 나서 집앞 바다를 거닐었다. 감정을 품지 않은 풍경 속에 서서 108개도 넘는 번뇌를 감당해야 하는 삶에 대해 생각했다. 돌아오던 길, 아파트 1층의 고양이는 곤히 잠들어 있었다. 2025. 5. 4.
나의 진주 - 항상 오랜만 오랜만에 진주.익숙한 듯 낯선 거리, 여전히 그대로인 공기.오랜만에 만난 사람들.서로의 안부를 묻기보다, 그 사이 흐른 시간을 조심스레 만져본다.오랜만에 들린 가게들.익숙한 향기. 변치 않은 메뉴와 자리. 그곳은 나를 기억하지 못해도 나는 그곳을 기억하고 있었다.오랜만에 먹은 음식들.입에 익숙한데, 혀끝이 낯설다. 기억 속 맛과 지금의 맛 사이, 시간은 묵묵히 간을 맞춘다.언제부턴가 모든 것의 앞에 붙는 오랜만.그건 어쩌면, 내가 놓쳐버린 삶의 거리.혹은 마음이 놓아버린 익숙함의 흔적.그 모든 오랜만들이 모여 또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다. 2025. 5. 3.
바로 지금! 자율학습 감독 중,숙면을 취하고 있던 학생의 등짝에서 마주친 문구 하나."바로 지금이야!"매일 눈을 희번덕이며 찾아다니는,어찌보면 뻔하디 뻔한 역설적 순간.처음엔 웃음이 났다.하지만 곱씹을수록,뭔가 마음을 두드린다.그들의 인생에도,우리의 민주주의에도.우주의 기운이 모이는 순간을 기다릴 수만은 없다.진인사대천명!결정적 순간은 늘, 지금이다. 2025. 5. 2.
전인미답의 길을 걸어야하는 당신에게 스스로를 드러낼 힘조차 없는 빛.어둠은 짙고 깊다.무질서.무엇을 먼저 덜어내야 할지 모를…손끝이 닿지 않는 혼란.그런데 당신은보인다고 했다.걸어갈 길이,치워야 할 것들이.그렇다면나는 당신을 응원할 수밖에 없다.누구도 걷지 않은 길.당신의 발걸음이 처음으로 닿을 길.나는당신을응원할 수밖에 없다. 2025. 5. 2.
그럼에도 불구하고 햐..... 진짜..... 이젠 눈치도 보지 않는 적폐들. 진짜 좌절감이 밀려온다. 절대 권력은 절대부패한다는 명제만이 온전한 참.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묵묵히 빛을 향해 나아가야한다. 2025. 5. 1.
주말 - 어묵국수, 감탄주, 셰프장, 생마차, 주말 자율학습 감독, 냉삼, CCD커피 두꺼비 오뎅에 갈까 고민하다가, 결국 집으로 돌아왔다. 와이프가 정성껏 끓여준 어묵국수 한 그릇. 국수 위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걸 보니 괜히 밖으로 나가려 했나 싶다. 마침 한 커뮤니티에서 맛있다고 추천받은 국산술, 감탄주도 꺼내들었다. 맑은 술과 어묵 조합은 웬만하면 실패하지 않기에 기대를 품었다. 하지만 한 모금 삼키자마자 고개가 갸웃거려졌다. 감탄주는 지나치게 달콤해서 어묵국수의 깊고 담백한 맛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감귤의 향도 어딘지 부자연스러웠고, 결국 감탄이 아니라 한탄을 삼키며 술잔을 내려놓았다. 통영에서 제일 맛있는 후토마끼를 먹겠다고 결심한 지 일주일. 드디어 마음도 발걸음도 가볍게 셰프장을 향해 걷던 길, 통영 유흥의 탑을 만났다. 번쩍이는 전광판 아래 ‘어린이 보호구역’.. 2025. 4. 28.
창원 상남동 슌사이쿠보 히츠마부시, 그야말로 신록의 맛 인생에는 가끔 처음 맛보는 듯한 감탄이 모습을 드러낼 때가 있다. 그것은 마치 오랜 겨울을 지나 맞이한 첫 푸름, 봄을 지나 여름으로 넘어가는 순간에 맞닥뜨리는 신록과도 같다. 나에게 있어 히츠마부시가 그러했다. 그냥 장어덮밥이라 부르기에는 그 안에 깃든 정성과 질감, 그리고 시간이 너무나도 깊었다. 언뜻 보면 평범한 한 그릇이다. 잘 구워진 장어가 윤기를 머금고 밥 위에 정갈히 놓여 있고, 반찬 몇 가지와 함께 나오는 소박한 상차림. 그러나 첫 숟가락을 들어올리는 순간, 나는 그 겸손한 겉모습 속에 숨겨진 격조를 깨닫게 된다. 부드럽게 구워진 장어의 결이 입 안에서 부서질 때, 그 향은 들풀 사이로 불어오는 여름 바람처럼 은근하고도 깊다. 첫 번째, 장어와 밥을 그대로 먹는다. 두 번째, 고명과 함께 .. 2025. 4. 24.
뉴잉 쥬시홀릭 창원 롯데백화점의 지하 식료품 코너에서 맥주 기획전이 펼쳐지고 있었다. 길게 늘어선 냉장고 안에 진열된 아름다운 라벨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내 마음 한켠이 출렁이는데 그 찰나를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다. 그렇게 몇 병의 맥주를 조심스레 품에 안고 돌아왔다. 그중에서도 ‘주시홀릭’이라는 이름의 병 하나가 유난히 마음을 끌었다. 뉴잉글랜드 스타일의 IPA. 참 오랜만이다. 뭔가를 따질 겨를도 없이 첫 모금부터 나는 이미 그 맛에 빠져들고 말았다. 잔에 따르는 순간부터 황금빛 탁함 속에서 과일의 기운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복숭아, 감귤, 망고가 뒤섞인 듯한 향의 향연이 코끝을 간지럽히고, 아직 맛보기도 전에 이미 혀는 침을 머금었다. 한 모금 머금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흘러나왔다. 아, 이거지. 바로 이거야.. 2025. 4. 23.
리코 GR3X 카메라 꾸미기 완성 리코GR3X 중고를 (놀라울 정도로 비싼 값에) 구매했으나 전 주인이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듯 그대로 사용하기는 좀 그랬다. 반품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 과정이 너무 귀찮았다. 이렇게 내 손에 들어온 것도 인연이니 예쁘게 꾸며주겠다고 결심(자기 합리화)하고 알리익스프레스의 힘을 빌려 딱 내 스타일로 포장했다. 노르딕패턴 스킨을 씌워 자잘한 사용감을 감췄고, 스크래치가 많이 나있던 기본 렌즈링을 정품 그레이 컬러링으로 교체했다. 검은색 금속핫슈커버를 끼웠고 링케라는 브랜드의 핸드스트랩을 매 줬더니 없던 애정도 솟아날 만큼 시크한 어반 스타일 똑딱이 카메라로 거듭났다(어반에디션 저리 가!). 판매자가 끼워졌던 금속제 렌즈캡은 무겁고 스크래치도 많은 데다 실수로 떨어뜨렸을 때 소리가 요란해서 마.. 2025. 4. 22.
갤럭시 S25울트라에서 S25 기본형으로 기변 경박단소병은 주기적으로 발병한다. 성능을 제일 가치로 두고 무게와 크기를 고려하지 않고 장비를 구성했다가 어느 순간 고질적인 어깨 통증에 질려서 다 정리하고 콤팩트 구성으로 바꾼다. 그러고는 또 시간이 좀 지나면 그래도 성능과 화질 아니나며 또 다 정리하고 거대한 바디와 렌즈들로 제습함을 채워나간다. 이 짓을 몇번째 반복하고 있는지 모른다. 핸드폰도 마찬가지다. 크기에 상관없이 넓은 화면과 성능을 추구하다 폴드까지 가놓고는 얼마전에 바꾼 S25울트라도 무겁고 크다고 와이프한테 줘버리고 S25 기본형으로 다운그레이드했다. 한손에 딱 들어오는 크기, 놀랄만큼 가벼워서 만족스럽다. 하지만 나는 잘 알고 있다. 이러다 또 노안을 핑계대며거대한 폰으로 회귀하고 말 것임을. 그나저나 학교가면 애들이 이젠 폰으로도 .. 2025. 4.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