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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러버의 다락방
고성으로 출퇴근 하던 시절엔 가을만 되면 일상처럼 만났던 풍경인데 오랜만에 보니 이렇게 아름다웠나 싶네요. 뭐든 잃어버리고 나서, 내것이 아닌게 되고 나서야 좋아보이는 법이죠. 언젠가 통영을 떠나 살게되면 이 동네의 풍경도 다른 모습으로 보이겠지요? 현지인도, 타지인도 아닌 어중간한 입장에서 바라보는 통영의 풍경은 십수년이 지난 지금도 익숙한 아름다움보다 낯설은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이젠 좀 편안해질때도 된 것 같은데...
기분전환하려고 당일치기 부산 여행을 다녀왔어요. 1.엄청 유명한데 한번도 안가봤던 수변최고돼지국밥을 드디어 클리어했습니다. 9시에 도착해 웨이팅 5번, 한 20분 기다렸다가 들어갔어요. 잡미 하나 없이 깔끔한 곰탕같은 돼지국밥의 트렌드를 그대로 보여주더라구요. 괜찮았지만 두번은 안가도 될 것 같아요. 여기서는 다른 메뉴 시키지 말고 그냥 국밥드세요. 순대나 수육에서는 여기만의 특색이나 엄청난 맛을 느끼진 못했어요.2.아침 먹고 히떼 가서 커피 마시려다가 전포에서 광안으로 옮긴 이후에는 안가본 베르크가 생각나서 방향을 틀었어요. 전포에 있을 때는 약간 성수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엄청 순한 느낌으로 변했더라구요. 여기 커피는 여전히 저랑 좀 안맞는. 바닷가에서 거리도 더 멀어서 다음부터는 다시 히떼로 갈 것 ..
어린 시절의 와이프가 우뢰매를 봤다던 그곳, 통영 토박이들에게는 아련한 추억의 장소인 포트극장에 다녀왔습니다. 진주의 동명아트홀과 비슷한 규모의 단관극장이예요. 2000년대 중반 문을 닫을 당시의 주인이 지금까지 소유권을 갖고 있다가 통영시에서 운영했던 문화기획자과정을 이수한 어떤 분이 설득해 며칠간 개방이 된 모양입니다. 근처를 돌아다닐 때마다 독특한 외관을 보며 내부는 어떨까 궁금해하곤 했는데 실제로 들어가 보니 기대했던 것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라 아쉽더라구요. 물론 이건 이 장소를 피사체로만 대하는 타지인의 감상일 뿐이고 이 극장에서 영화를 보며 자라난 지역민들에게는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겠죠. 단관 극장들을 대체하며 한 시절을 풍미한 멀티플렉스는 넷플릭스 등의 OTT에 밀리는 상황, 통영..
두말할 필요 없는 패리쉬 고스트인더머신. 탭룸에서 생맥주로도 마셔봤는데 솔직히 차이는 모르겠다. 그냥 둘 다 맛있더라.
생일인데 그냥 들어가긴 그래서 오랜만에 바이사이드. 들어가는데 사장님께서 너무 왜 이리 오랜만에 오셨냐면서 손을 잡아주셔서 마음이 뭉클해졌다. 내가 통영 어디서 이런 환대를 받아보겠는가? 가볍게 한잔 하려고 빅웨이브 한 병을 시켰더니 언제나처럼 맥주보다 더 푸짐한 한상, 너무 맛있는 커피까지 내주시며 해주시는 전매 특허 그 멘트 '천천히 즐기세요.' 정말 너무 위로가 되는 순간이었다. 들리기 참 잘했다. 힘 빠지는 일주일, 쓸쓸한 생일이었는데 특별한 사람이 된 양 기세 충전 제대로 하고 나왔다. 성경 필사용 잉크가 다 떨어져서 셀프 생일 선물겸 구입한 글입다의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 잉크와 펜레스트, 이로시주쿠 송로. 제자들이 준비해준 생일 선물 민음사빵. 이틀 전부터 냉장고에 이게 있길래 이 ..
나 개인에게, 그리고 가족에게 워낙 많은 일이 몰아쳤던 일주일이라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다 내 부덕의 소치이고 인간적으로 부족했던 면들로 인한 벌이니 그저 그렇게 받아들이려고 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은 이루게 하시고 할 수 없는 것들은 미련을 갖지 말고 포기하게 하소서'라는 기도를 입에 달고 마음을 내려놓으려 했다. 근데 아직 세상이 어떤 곳인지 아무것도 모르고 믿었던 사람에게 뒤통수를 맞은 자식 문제는 그냥 넘어갈게 아니라 부모가 대신 싸워줘야 하지 않겠는가? 어쩔 수 없이 마주치기 싫은 사람들, 가기 싫은 장소, 처하기 싫은 상황 속으로 걸어 들어가려 한다.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헤쳐나올 수 있기를.
와이프의 생일 선물 건담 면도기. 2020년부터 사용했던 스타워즈 면도기의 상태가 오락가락해서 새 면도기를 구입했어요. 작고 귀엽고 깨물어주고 싶은 건담의 모습, 너무 좋네요. 여행용 면도기인 만큼 절삭력은 조금 아쉽습니다. 저는 수염이 엄청나게 돋아나는 산적 스타일이 아니라 이 면도기의 성능으로도 충분합니다만 그렇지 않은 분들은 구매시 고민을 초큼 해보셔야 할 것 같아요.
수해복구가 끝난 봄날의 책방. 봉수1길 고양이들도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평온함을 즐기고 있더군요.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 삶도 그러하리라 믿고 싶어요.
수류헌에서 은연 중에 만난 인연들.나 빼곤 다 프리랜서(??)라 낮에 만날 수 있는 몇안되는 진주 지인들.photo by 유근종
이로시주쿠 츠키요 완병. 다른 잉크는 몇 병 비웠는데 이로시주쿠 잉크를 끝까지 써본 건 처음입니다. 츠키요는 흑청에 가까운 색인데 날리지 않으면서도 너무 무겁지는 않은 느낌으로 필기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할만한 잉크예요. 흐름이 좋은 편이라 부드러운 필감의 펜과 잘 어울립니다. 저는 파일롯트 커스텀743에 주력으로 사용했어요. 둘이 너무 잘 어울려서 한동안 다른 만년필 잉크 페어는 쳐다도 보지 않았을 정도였습니다.(몽블랑 마이스터스튁149도 밀어낸 필기감) 이로시주쿠 잉크는 바닥 부분이 사진처럼 파여있는 게 디자인과 기능 양측면에서 모두 멋진 한수입니다. 저 홈 덕분에 남은 잉크를 거의 끝까지 사용할 수 있거든요.(끝에 남은 몇 방울은 그냥 포기합니다. 주사기까지 동원해서 사용할 정도로 알뜰한 사람은 아..
한주의 중간 수요일이네요. 고양이 배나 만지면서, 고양이 사진이나 찍으면서, 고양이 맥주나 마시면서 아무 생각도 없이 그냥 깔아져 있고 싶습니다. 불행은 혼자 오지 않는다는 말이 있던데 함께온다는 그 녀석들을 어떻게하면 피할 수 있을지 고민 중입니다.
1. 완성까지 총 9시간 소요. 지난주 토요일부터 하루 두세 시간씩 붙잡고 만들었더니 추석 연휴 끝나기 전에 완성은 했....(습식 데칼은 언제 붙일지.) 노안이 와서 게이트 자국을 섬세하게 다듬지는 못하겠더라고요. 2시간 이상 만들고 있으면 허리, 어깨 안 아픈 곳이 없구요. 2. 중국 프라모델의 현재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의미있는 제품이었습니다. 그냥 짝퉁 제품 만드는 거라고 치부하기엔 몇 년 새 수준이 너무 올라왔네요. 반다이제 프라모델에 비해 부족하다는 느낌을 전혀 받지 못했습니다. 플라스틱 질도 조립감도 좋고(몇 년 전에 만들어봤던 제품들처럼 무리해서 끼우거나 다시 다듬어야 하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결합 방식 또한 참신해서 눈만 멀쩡했으면 즐겁게 만들었을 것 같아요. 건담 같은 헤리티지는 없..
추석 연휴 시작 전날, 진주 바틀샵 가서 맥주 한바리 해갖고 왔습니다. 웨스트코스트IPA와 뉴잉글랜드IPA를 양대 축으로 벨지언 화이트에일과 앰버에일까지 거를 타선이 없는 꽉 찬 한 줄이네요. 다원에 갔더니 배원장님께서 수요비노네코 전용잔이 들어왔다며 직접 따라주셨어요. 진주바틀샵 사장님이 전용컵을 선물로 주셨지만 다원에서 마시는 한잔은 남다른 묘미가 있으니까요. 시에라네바다 프리미엄필스, 이게 라거라니, 라거가 이렇게 호피하다니! 크러쉬모 수, 오랜만에 뉴잉을 마시니 그것만으로도 황송. 수도수도 좋았는데 도수가 낮아지니 부담이 덜해서 낮술로 딱 좋았어요. 진짜 과일풍미가 터져 나오는 한잔. 맥파이 가을가득, 명절인데 수정과를 못 마셔서 수정과 비슷한 비주얼의 앰버에일을 마셨습니다. 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