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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 snap - 여름 아침 산책 맨날 걷는 동네, 맨날 찍는 사진이지만 여름 아침 산책을 하며 바라보는 풍경은 각별하다. 2025. 7. 9.
모감주나무 모감주나무라고 한다. 7년째 살고 있는 집의 창문 너머로 늘 보이던 나무였다. 그러나 그저 이름 모를 조경수쯤으로만 여겼다. 올해에서야 우연히 그 이름을 알게 되었다. 반백년을 살았는데, 이렇게 곁에 두고도 이름 한번 불러보지 못한 것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이제 와서 새삼스레 부끄러움을 느낀다. 우리는 언제나 알지 못하는 것들 사이에 살고 있다. 이름 없는 풍경, 무심히 지나친 표정, 그 모든 것이 저마다의 사연과 연원을 지니고 있는데, 나는 그저 바쁘다는 이유로, 혹은 관심이 없다는 핑계로 애써 눈을 돌려왔다. 세상에 존재하는 지식의 총량이 얼마나 방대하며, 그 끝이 어디인지 가늠조차 하기 어렵다. 그 압도적 규모 앞에서 나는 한없이 왜소해지고, 도무지 따라잡을 수 없다는 자괴감에 쉽게 주저앉아 버렸다.. 2025. 7. 8.
나의 진주 - 폭염 속 진주 방랑, 수복빵집 팥빙수, 진주초밥 특초밥과 기린생맥, 토브아카이브 코코파인 폭염 속 정오의 진주. 우산을 받쳐 쓰고 헥헥거리며 걷고 있는데 어르신께서 폐지가 한가득인 리어카를 끌고 지나가며 한심한 듯 쳐다보셨다. 그늘 속에서도 자기 몸하나 근사하기 힘들어하던 나약한 장년을 부끄럽게 만드신 노년. 수복빵집에서 팥빙수. 이 가게에 처음 들렀던 건 교사 발령받은 2005년 무렵이었다. 그전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79년생 진주토박이라는 게 무색하다.). 일 년에 한 번쯤 들리는 주제에 맛이 변했니 어떠니 말하는 게 우습지만 팥양이 작년보다 더 줄어든 것 같다. 팥빙수가 아니라 계피빙수에 가까웠다. 그래도 이거 한 그릇 먹고 나서 기력 회복, 땡볕 속으로 다시 나갈 용기를 얻었다. 모처럼 진주초밥 오픈시간에 맞춰 점심 먹으러 갔는데 날이 더워 준비가 늦었다며 죄송해했다.. 2025. 7. 7.
폭염의 맛 추성훈 스테이크, 블루큐라소 파워에이드 이 정도 폭염을 버텨내려면 살얼음생맥주를 목구멍에 콸콸 때려박아줘야 하는데 귀에 염증이 생겨 강제 금주중. 파워에이드를 블루큐라소칵테일이라 생각하며 마시면서 이게 사는건가 싶었다. 염분 소모가 많은 날에는 염도가 높은 음식이 최고. 유튜브에서 얼핏봤던 레시피 따라서 만들어본 추성훈스테이크. 이렇게 소스맛으로 먹는 요리에 쓰는 고기는 육질을 따질 필요가 없는데 쓸데없이 고퀄인 고기를 썼음. 그래도 맛있었으니 OK. 2025. 7. 6.
Lonely fight in a heat wave Lonely fight in a heat wave 2025. 7. 5.
생기부 작성을 위한 키보드 구입, 누피(Nuphy) Kick75 하이프로파일 올해부터 한 과목을 두 개로 쪼개서 한 학기마다 1500바이트씩 과목별 세부능력 특기 사항을 써야 함. 작년까지는 한국사라는 한 과목이라 1년 동안 1, 2학기 나눠서 1500바이트를 쓰거나 한 학기에 몰아서 채워쓰면 됐는데 이제는 1학기때 한국사 1이라는 이름으로 세특 1500바이트, 2학기때는 한국사 2라는 과목으로 세특 1500바이트 작성하는 것. 누구 머리에서 이런 생각이 나왔는지 모르겠는데 참 할 말이 없다..... 수행평가 폐지 여론이 거세지니 수업 도중에만 실시하는 걸로 바꾸겠다고 언론 플레이를 하던데 이미 수업시간에만 실시하고 있다고.... 진짜 교육 정책 만드는 사람들 뇌구조 분석을 한번 해보고 싶다. 올해는 고3담임이라 수시 모집 들어가기 전에 우리 반 애들, 동아리 생기부 내용도.. 2025. 7. 3.
주말 - 진주 살롱드인사, 진주문고, 연하루, 닭숯불구이, 통영운하 해무, 무전동 한일김밥, 엘파라이소 리치 피치 토요일 아침의 시작은 모모스 프루티봉봉. 빈 속에 커피 마시면 안되는걸 알면서도 습관처럼. 진주 나들이, 모처럼 살롱드인사. 진주에 새로운 곳도 많이 생겼을텐데 나이를 먹으니 검색도 귀찮고 가던 곳만 가게 된다. 가끔 나오는 진주에서의 가족 식사니 괜한 모험을 하고 싶지 않다. 진주문고 갔다가 발견한 맘에 드는 제목의 책. 지갑으로 낳아 가슴으로 키운 취향이라는 말이 심금을 울렸다. 하기만 목차를 보니 내 취향과는 맞지 않아 패스. 비트코인을 몰라서 내 인생이 이 모양 이 꼴인가 봄. 다가오는 방학 동안 읽을 책 구입. 이번 학기 세계사 가르치다 보니 애들한테 얘기해줄 에피소드들을 좀 더 많이 알고 싶어져서. 요즘 애들 기준으로는 아무 짝에도 쓸모없을.... 근데 나도 긴 책을 읽어내지.. 2025. 7. 2.
여름, 통영 2025. 7. 1.
Just snap - 유료 풍경 유료로움이 넘치는 풍경이었다. 2025. 6. 29.
코인러버의 통영로그 - 재무부 장관님과의 저녁 만찬, 죽림 이자까야 수용 Feat.-GR3X 하루하루 반복되는 날들에 의미를 찾지 못하고 순간순간이 힘들어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를 중얼거리며 방황하는 중생이 불쌍해 보이셨는지 집안 재무부 장관님께서 만찬을 베푸셨습니다. 역시 최고의 맛은 친절에서 나오는 것 같습니다. 죽림 이자까야 수용은 사장님의 마음이 맛으로 표현되는 곳이었어요. 야끼토리에 생맥 한잔하니 딱 좋았습니다. 소년의 여름 같은 날 저녁 잘 먹고 마시며 나를 돌아보고 영원히 부서지지 않는 다이아몬드 같은 마음을 갖고 돌아왔네요. 다음 주에는 괴롭히는 사람들에게 사자후를 터뜨릴 예정이니 싫은 소리나 무리한 부탁하려는 사람은 접근하지 마세요! 2025. 6. 28.
오늘의 길냥이 - 아람이의 영역지키기 평화로웠던 한진로즈힐에 산전수전 다 겪은 듯한 행색의 길냥이가 나타났다. 사람을 봐도 겁을 내지 않는 걸 보니(개냥이랑은 결이 달랐다.) 꽤나 내공이 강한 녀석인 듯했다. 이 구역의 2인자(1인자는 만두) 아람이는 한참 동안 경계하는 눈빛으로 녀석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털을 한껏 세우고 침입자를 향해 발을 내딛는 아람이. 맹호출동의 기세였다. 얼굴을 맞대고 한참을 울어대던 녀석들. 분명 X새X, X발놈 뭐 이런 뜻일 텐데 듣는 내내 귀여워 죽는 줄 알았다. 그 와중에 느껴지던 엄청난 긴장감. 역시 세상에서 제일 스릴 있는 게 길냥이 영역 싸움임. 엄청난 기세를 뿜어내며 나섰던 것과는 달리 그 흔한 냥냥펀치 한번 못날려보고 기가 죽은 아람이. 하긴 겁 많은 순둥이인 녀석이 얼굴.. 2025. 6. 27.
페이서는 거짓말쟁이 무전동 한진로즈힐아파트에서부터 한려초등학교까지 걸었는데 고작 9000보일리가 없잖아 바보 페이서야! 한여름을 느끼며 1시간 30분을 쉬지 않고 걸었다구. 물론 뒤에 술을 진탕 마셔서 칼로리지수는 마이너스였겠지만. 2025. 6. 26.
그걸 관음증이라고 합니다 저를 싫어하면서도 굳이 이곳까지 와서 제 근황을 알려고 하는 분들께. 우리는 그걸 관음증이라고 부르기로 했어요. 제발 그냥 사라져주세요. 왜 굳이 뭐나 되는냥 제 일상의 파편을 보고 가서 소설을 쓰는 겁니까? 제가 여기 글을 쓰는 이유는 제 삶의 한 부분을 기록함과 동시에 나눌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들과 이 느낌을 공유하기 위해서입니다. 어떻게든 제 삶을 망가뜨리려고 하는 당신은 그 대상이 아니예요. 2025. 6. 25.
오늘의 길냥이 - 오마카세냥 "いらっしゃいませ! おまかせください." 2025. 6. 25.
돌고 돌아 모모스 프루티봉봉 데일리 위스키는 조니워커블랙, 데일리 커피는 모모스 프루티봉봉. 배송비 포함 200g에 15000원. 이만한 가성비가 없다. 역시 규모의 경제인가. 2025. 6. 24.
주말 - 자율학습감독, 기린이찌방, 수육에 소주, 엘파라이소 리치 피치, 라퓨타 아디안텀 고사리, 수국, 커피꽃, 꽃대패삼겹, 싱하맥주 보슬비를 뚫고 주말 자율학습 감독하러 가던 길. 축축하게 젖은 땅이 싫은 만두와 아람이가 1층 집 정원 계단에 앉아 있었다. 가방에서 뭘 꺼내니 츄르인 줄 알고 기대했다가 카메라라서 시큰둥해하는 녀석들. 요즘 이분들 공사가 다망하셔서 아침 시간에 뵙기 힘든데 운이 좋아 알현했다. 그리 많지 않은 인원을 데리고 하는 자율학습 감독. 한반에 한 명씩 앉아서 에어컨 켜고 있길래 3개 반에 모아서 정리함. 내가 꼰대라서 그런지 이런 식으로 전력 낭비하는 게 안 좋아 보였다. 요즘 애들 가르치다 보면 기초 생활교육이 정말 엉망이다 싶을 때가 많다. 그래도 이 학교 학생들은 인사도 잘하는 편이고 말하면 알아듣기는 한다. 그 정도만 해도 요새 기준으로는 엄청 대단한 것. 4시간의 오전 자율학습 감독. 애들.. 2025. 6.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