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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yeong Log

아침산책 새벽미사 다녀오던 길에 오랜만에 대기가 너무 청아한 느낌이라 이순신공원쪽으로 빠졌다. 갈매기 대신 왜가리들이 점령한 동호항에서 뭐 그리 대단한 사진을 찍어온건 아니지만 코 끝이 찡할 만큼 싸늘했던 꽃샘 추위 속의 바닷가를 걷다보니 생각의 사이 사이에 켜켜이 끼여있던 삶의 찌꺼기들이 빠져나오는 듯한 상쾌함을 느낄 수 있었다. 너무나도 당연했던 일상의 여유가 사라지니 잠시나마 그것을 다시 느끼는 것만으로도 만족감에 빠지는 나를 보며 쓴웃음을 짓는다. 행복이란 이렇게 상대적인것. 매번 망각과 상기를 반복하며 범부의 나날들이 흘러가고 있다. 하루 하루를 무사히 보내는 것에 익숙해지지 말고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못한 지난 몇년의 실패를 딛고 일어서 무정히 흘러가는 시간 위에 하나의 지표를 남길 수 있길 바란다. 더보기
코인러버의 통영로그 - 대방어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맛집 명촌횟집 진주에서 귀한 형님들이 오신다기에 좋은 곳이 없을까 물색하다가 추천받은 곳이다. 방어 코스를 예약하고 갔는데 솔직히 곁들임으로 나오는 것들을 보고는 내 취향이 아니라서 조금 실망했다. (코다리 조림, 멍게무침, 생율 등등. 좋아하는 사람은 좋아하겠지만.) 하지만 메인인 방어회 나오는 거 보고 묵묵히 엄지를 치켜들었다. 맛부터 플레이팅, 압도적인 양까지 뭐 하나 모자람이 없다. 함께한 형님들도 대만족. 통영에서 대방어를 먹으려고 하면 이 집으로 가시라. 압도적인 친절함과 하이 텐션을 보여주는 여사장님의 고퀄 입담, 서비스와 함께 대방어의 모든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더보기
코인러버의 통영로그 - 통영 무전동 오마카세 스시 맛집 스시미노 점심 처이모님 생신이라고 장모님께서 한턱 내시는 자리에 눈치 없이 끼여서 맛있게 먹고 왔다. 요즘 물가를 고려해보면 3만원으로 이만한 구성을 보여주는 곳은 별로 없을 듯. 흥하세요 스시미노. 더보기
나의 통영 3대장 - 니지텐 스페셜텐동, 올곧 바닐라플로트, 셰프장 후토마끼 통영 미식 하면 다찌, 충무김밥, 꿀빵, 굴 정도를 드는데 개인적으로 요즘 다찌는 대체 무슨 메리트가 있는지 모르겠고 충무김밥과 꿀빵은 왠만하면 평타는 치기 때문에 유명 맛집이 큰 의미가 없다. 굴은 원래 싫어해서 뭐라 말하기가(그래도 피트 위스키와 페어링한 생굴은 좋아.) 회나 고등어 정식이나 성게비빔밥, 물회 등등도 다 고만고만하게 괜찮지만 솔직히 바다를 끼고 있는 다른 지역에 비해 그 맛이나 가성비가 압도적인 곳은 잘 떠오르지 않는다. 만약 내가 오랜 시간 동안 통영을 떠나 있다가 돌아와 딱 하루만 머물러야 한다면 점심으로 봉수골에서 니지텐 스페셜텐동을 먹고, 무전동으로 이동해 올곧 바닐라플로트를 한잔 한 후 시간을 보내다가 저녁에는 무전동에 있는 셰프장에 들러 후토마끼를 먹고 돌아가겠다. 어디에나.. 더보기
통영여자 네, 통영에 살고 있습니다. 더보기
해와 달이 35mm 화각에 담기던 아침 35mm 화각 안에 해와 달이 함께 들어왔던 아침. 해가 밝아질 수록 희미해지던 달. 차올랐다 기울고, 빛나다 소멸해 가는 것. 통속적인 그 이름, 삶. 더보기
통영 도리골 어디 두메산골에 가서 찍은 사진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퇴근하던 길에 찍은 학교 인근 풍경입니다. 이렇게 보니 도리골은 참 깊고 깊네요. 음기가 강한 건지 저하고는 좀 안 맞는 곳인 듯합니다만. 그래도 반대편으로 걸어나가면 바로 상쾌한 바다가 펼쳐져서 좋았습니다. 어쩌다 보니 근무했던 4곳 중에서 3곳이 바다 바로 근처에 있었네요. 남해제일고, 고성중앙고, 통영여고. 남해제일고와 고성중앙고에 근무했던 시절에도 분명 힘든 일이 많았을 텐데 지금은 좋은 기억만 남아 있으니 신기합니다. 순탄치는 않았던 통영여고에서의 4년도 언젠가는 그렇게 추억하게 될까요? 도리골에서 보낸 16번의 계절을 돌아보니 아득하기만 합니다. 더보기
코인러버의 통영로그 - 통영 스페셜티 커피의 근본 오브 근본. 삼문당 커피 원두 크리스마스 블랜드 삼문당 크리스마스 블랜드. 패키지 디자인이 너무 깜찍하다. 삼문당 로고는 디자인 확장성이 참 좋은듯. 적당한 산미에 대추와도 비슷한 말린 과일 풍미와 단맛이 참 좋다. 커피 좋아하는 사람에게 선물하고 싶은 원두다. 컵노트와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내려진 것 같지만 내게는 딱 좋았던 한잔. 907X 영입한 기념으로 통영 단골집 사장님들 포트레이트를 찍어보려고 한다. 첫타는 삼문당 사장님. 항상 사람 좋은 미소로 포근하게 대해주셔서 내 집에 가듯 편하게 드나들고 있다. 삼문당 운영 외에도 티페스타 등 추진하는 일이 많으신 팔방미인, 몸 챙겨가면서 지치지 말고 쭈욱 잘 해나가셨으면 한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