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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yeong 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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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러버의 통영로그 - 안개 속의 충무교와 통영 운하 새벽미사 가려고 집을 나섰는데 안개가 장난이 아니었다. 아무도 없는 항남동 거리에 안개만 자욱, 신호등 빛이 산란돼서 별세계 같은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새벽미사 마치고 나왔는데도 안개가 걷히질 않아 사진이나 좀 찍고 들어가야겠다 싶은 마음에 통영 운하를 따라 걸었다. 7시 밖에 안됐는데도 새벽 운동 겸 산책하러 나오신 어르신들이 많으셨다. 저 근면함이 올바른 의식으로 연결됐다면 참 좋았을텐데.... 현실은 그렇지 못했고 대한민국은 오리무중. 이 아침의 풍경 같은 상황이 되어버렸다. 해무가 짙어진 만큼 평소에는 인식하지 못했던 갯비린네도 진해졌다. 진주 새벽길을 걸으며 느꼈던 안개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 바다 근처의 안개는 상쾌하게 스쳐 지나가는 게 아니라 몸에 들러붙어 번들거리는 것 같았다. 상쾌한 ..
코인러버의 통영로그 - 강구안 신상 카페 오픈 오픈 내 블로그 유입 키워드에 통영신상카페가 있어 역으로 타고 들어가 봤더니 강구안에 오픈이라는 이름의 신상 카페가 생겼다는 정보가 있었다(근데 또 카페 이름 밑에는 OPPEN이라고 되어 있어 오쁜이라고 읽어야 하는건지 ㅎ). 요즘 카페 투어에 조금 시들해진 편이라 그냥 넘어가려고 했는데 상하목장 아이스크림을 판다고 해서 다녀올 수밖에 없었다. 통영 내에 원두에 신경 쓰는 카페는 몇 군데 있어도 맛있는 아이스크림 쓰는 집은 거의 없는데(끽 해봐야 하겐다즈. 근데 사실 하겐다즈와 커피의 조합은 진짜 별로다. 그나마 바다봄에서 파는 랑그드샤 아이스크림 정도가 괜찮다고 할 정도) 상하목장 우유 아이스크림을 넣은 아이스크림라떼라니, 생각만 해도 설렜다. 인테리어 같은건 크게 기대 안 하고 갔는데 꽤 모던하고 쾌적했다..
코인러버의 통영로그 - 통영 운하의 봄 이동식 수업에 적응하지 못한 학생들의 뒷처리 문제로 밥 먹을 시간을 놓쳐 애매해져 버린 점심시간, 허기 극복을 포기하고 충무교까지의 산책을 선택했다. 미세먼지 따위는 전혀 느껴지지 않은 청명한 대기, 녹청의 등대, 그 사이로 지나가는 여객선과 어선, 하늘에 떠있는 낮달, 그 옆에 날아가는 비행기까지. 어찌나 이리 완벽하고 전형적인 순간인지. 사진 폴더를 열어보면 똑같은 프레임이 몇장은 있을테지만 그림같은 풍경에 무조건 반사처럼 셔터를 눌렀다.
코인러버의 통영로그 - 거제 옥포 맛집 나영밀작업실 인스타에서 꽤 유명세를 타고 있는 나영밀작업실에 다녀왔다(어느새 다녀온 지 한 달이 지나버렸다.). 한적한 주택가에 위치하고 있어 애써 찾아가야 하는 식당이다. 인근에 있는 시장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5분 정도 걸어왔더니 근처에 주차할만한 곳이 몇 군데 보여서 그냥 몰고 올걸 그랬나 싶기도 했다. 평소에 웨이팅이 많다고 하는데 오픈 30분 전에 가서 기다렸더니 1등으로 입장할 수 있었다.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은 우리 일행을 포함해서 2팀, 식사하는 도중에 손님들이 들어오기 시작해 만석이 됐다. 식당 휴일이 불규칙하니 방문하기 전에 인스타그램을 확인하는 건 필수다. 일반 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식당은 이런 곳에서 기대할만한 인테리어를 보여주고 있었다. 약간 오래된듯하면서도 감성적인. 소품도, 빛도 모두 좋아요..
코인러버의 통영로그 - 죽향 일식 열방교회 건너편으로 이전 오픈 스시죽향 무전동 맛집 죽향 일식이 열방교회 건너편으로 이전했길래 궁금해서 다녀왔다. 흰색 외벽의 건물에 한자로 적힌 죽향 로고가 매력적이었다. 내부는 아직 정리가 조금 덜된 듯했지만 모던하고 고급스러운 일식집 분위기가 물씬 났다. 이전하기 전에 거의 모든 공간이 방으로 나눠져 있어 프라이빗한 모임을 하기에 좋았는데 옮긴 곳에서도 그런 콘셉트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매생이죽. 간이 좀 강한 편이었는데 나한테는 딱 좋았다. 리코타 치즈 샐러드. 딱딱한 바게트 위에 안키모크림소스와 토마토 샤인머스켓을 올린 것. 지난번에도 한번 나왔었는데 바게트가 너무 딱딱해 입천장이 까졌다 ㅜ_ㅜ 곤이 조림. 비린맛은 없었지만 곤이는 따뜻하게 먹는걸 좋아하는지라. 고노와다와 광어회(정신없이 먹어서 정확하진 않음). 비린맛 하나도 ..
코인러버의 통영로그 - 발렌타인데이 바이사이드 발렌타인데이에 바이사이드. 음료 두잔, 앙버터스콘 하나 시켰더니 뭔가 엄청난게 몰려나왔음. (고성곱창에서 전골에다 밥까지 야무지게 볶아먹고 갔는데. 배터져 죽을뻔.) 천천히 즐기다 가라는 사장님의 스윗한 멘트. 하.... 이분 정말 잘생겼으면 성격이나 좋지 말던가. 다갖춘 남자. 바이사이드는 아무리봐도 통영에서 최고. 바이사이드 셀카용 거울에서 오랜만에 커플샷.
코인러버의 통영로그 - 슬슬 다시 레거시, 최승자의 봄, 사리원부대찌개 수육, ST71 헤이즐넛 아메리카노, 딸기라떼 꽤 길었던 방학도 끝으로 다가가고 있어 학교에 나가서 일도 좀 하고 레거시에 들러 카페라테도 한잔 마셨다. 거의 두달만인가? 오랜만에 카페에 앉아 뭔가를 끄적 끄적하고 있으니 개학도 나쁜 것만은 아니구나 싶은 착각이 들었다. 레거시는 여전히 분위기 좋고 친절하고 맛있었다. 요즘은 만화로 그리려던 걸 글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다. 손이 느린 내가 장편 만화를 그려내는건 아무래도 불가능할 듯하여 문장으로나마 정리해 놓으려고.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완결로 이어가지 못하는 내 부족한 능력이 한탄스럽다. 갑자기 최승자의 봄이라는 시가 떠올라 필사도 했다. 동의하지 않아도 봄은 온다는 시구가 가슴에 맴돈다. 날이 춥지는 않았지만 비가 보슬 보슬내려서 따뜻하고 칼칼한 부대찌개에 수육 한 접시를 먹었다. 소주가 절로 ..
코인러버의 통영로그 - 가볍게 한잔하기 딱 좋은 동네횟집 무전동 모란포차 무전동 모란포차. 가게 로고가 예뻐서 가봤던 집인데 친절하고 가격도 저렴한데다 맛도 좋다. 솔직히 통영이라고 해도 괜찮은 회 좋은 가격에 먹기 힘든데 여기는 가격이 무엇보다 장점. 그리고 친절한 사장님의 서비스도 좋다. 광어랑 고등어회를 섞어서 파는건 메뉴에는 없음에도 부탁드리니 해주시고 광어플레이팅 예쁘게 하려고 양을 좀 더 드렸다는 넉넉한 마음까지 보여주시니 반하지 않을 수가 없다. 가게는 좁은 편이지만 4명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1층과 2층 합쳐서 6개나 된다. 완두콩, 고구마맛탕, 감자샐러드, 멍게, 호래기, 문어, 서대조림, 부추전, 콘치즈. 기본 안주가 꽤 실하게 나와서 회 나오기 전에 테라 한병 순삭. 광어 플레이팅이 예술이다. 맛은 말할 것도 없고. 고등어도 최고. 작년에 중앙시장 충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