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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y/The third gra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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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봄, 벚꽃 그리고 단체사진 고성중앙고에서도 5년동안 한번도 쉬지 않고 담임을 맡았다. 그리고 벚꽃 아래에서 다섯번째의 학급 단체 사진을 찍었다. 15년간 스트레이트로 맡아온 담임의 자리 정말 다양한 학생들과 다양한 감정을 나눴다. 때로는 사랑받았고 또 때로는 미움받았던 지난 시간들.... 올해는 어떤 위치에 서서 마지막을 보게 될지 궁금해진다.
발랄한 녀석들 - 뉴타입을 만나다 올해 신입생들은 카메라를 피하지 않는구나. 실로 신인류라 부를만 하다. 내가 이렇게 발랄한 느낌의 학생 사진을 찍은 적이 있었던가 ㅋㅋㅋㅋ
학기초의 사진관은 바삐 돌아간다 작년까지는 학생들 전신 사진은 안찍어뒀었는데 올해는 암막배경까지 사서 촬영해봤다. 완전 검은 배경 보다는 회색을 사용하는게 더 좋았을 것 같기도 하다. 나이스 업로드용 사진도 오늘부터 촬영시작. 그냥 스쳐지나갈때는 몰랐는데 매력과 개성이 넘치는 얼굴을 가진 학생들이 꽤 보인다. 올해도 학교에서의 사진 생활이 꽤 활기차게 전개될 듯.
학기초 학생 상담 아직은 차가운 공기가 감도는 복도에서 학생과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선생님들. 교사생활을 시작한지 15년이 지났지만 학기 초의 이 모습은 변함이 없다. 누군가는 부담스럽고, 누군가는 설레일 것이며, 누군가는 가슴 아프기도 할 것이다. 어떤 학생들이 쏟아내는 열의에서 희망을 느끼기도 하고, 또 다른 학생들이 읊조리는 슬픈 사연에서 마음이 무거워지기도 한다. 그런 와중에 밤은 깊어가고 떨어지는 체력에 반비례해 우리와 학생 간의 거리는 가까워진다. 다분히 아날로그적인 이 풍경이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모르겠다. 이러한 모습이 불필요하게 느껴지는 때가 오면 학교 또한 기억 속으로 아스라이 사라지게 될 것이다.
2019학년도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 어느새 3년의 시간 축을 돌아 다시 그 자리로... 입학 후 첫 모의고사를 치르는 학생들을 묘한 기시감을 느끼며 지켜보고 있다. 그들에게는 한번에 불과할 이 일들을 나는 몇번째 반복하고 있는가? 앞으로 몇번 더 반복하게 될 것인가?
2019학년도 고성중앙고 입학식 며칠 전에 졸업시키고 마음이 가벼웠는데 오늘 신입생들 입학시키고 다시 무거워졌다. 아 이 끝없는 생의 반복이여. 저 아이들이 3학년이 되어 졸업하면 나는 또 그만큼 늙어있겠지 ㅜ_ㅜ 정신없이 바빴던 오늘 하루.... 내 의식 상태를 반영한 사진. 3학년은 자잘하게 손댈건 없는데 인생을 결정짓는 순간에 개입하는게 부담스럽고 1학년은 하나부터 열까지 개입해야해서 힘든데 그나마 마음은 가볍고..... 올한해는 담임을 쉬었어야 하는건데 ㅜ_ㅜ 결국 교사생활 15년간 단한번도 쉬지 못하는구나.....
삼선쓰레빠를 다시 만나다 뭐 이렇다할 대표작이 있는 사진가는 아니지만 내가 찍은 것 중 그나마 제일 알려진게 이 사진일거다. 사진 잡지에도 몇번 실렸고 여러차례의 개인전에서 메인이미지로 쓰였으며 해외에서 상도 몇개 받게 해줬고 첫 사진집의 표지로도 사용되었으니. 이 사진의 모델과 5년만에 만나 술을 한잔했다. 그 사이 이 녀석은 대학에 진학했고 연애도 하고 군대도 다녀왔더라. 고등학교 때에 비해 훨씬 환한 미소를 지을 수 있게된 녀석이 참 예뻐보였다
수능성적 나오던 날 가채점과 큰 차이는 없었지만 그래도 실제 성적을 받아본 아이들의 표정을 보니 희비가 교차되는 것 같았다. 재수를 결심한 학생도 있을 것이고 받은 성적에 맞춰 어떻게든 진학해야되겠다고 결심한 학생도 있을 것이다. 그들 모두의 결정을 존중하며 갖고 있는 패를 가지고 얻을 수 있는 최선의 결과를 맞이할 수 있게 지도하는 것이 교사들의 몫.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정시 상담을 위해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가야겠다. 결과야 어찌되었던 또 하나의 텀이 끝났기에 단체 사진을 찍는다. 이제 우리가 모두가 함께 찍을 사진은 졸업식날 헤어지기 전의 한컷 뿐일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