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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

세월이 만들어준 시그니처 세월의 흔적이 켜켜이 쌓여가면 장인의 손으로 깎아만든 것이 아닌 주물틀에 찍어낸 기성품이라도 의미를 가진 어떤 것이 될 수 있으리라 믿으며. 1000개의 양산품이 만들어졌다고 하더라도 세월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하나 하나 사라져 간다면 마지막으로 남은 하나는 그 자체로 역사가 될 수 있을거라 믿으며. 흔한 여염집 대문에 내려앉은 빛을 바라보다가. 더보기
통영 무전동 공차에서 고딩시절 진주 도토루 커피의 기억을 떠올리다. 영화보고 나오는 길에 들렀던 무전동 공차. 아무 생각없이 들어갔는데 중고딩들이 너무 많아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통영시에서 운영하는 학생들의 쉼터 같은 느낌이었달까. 흑당버블티 한잔 시켜놓고 진동벨이 울리길 기다리다 보니 고등학교 시절 가끔 들렀던 진주 도토루 커피가 생각났다. 진주 시내 만화동아리 모임의 성지 같은 그곳에서 옹기 종기 모여 앉아 스크린톤 긁고 있었던 아름다운 기억이ㅋㅋ 요즘에야 다들 컴퓨터로 그림 그리는 시대니 예전의 우리처럼 모여서 만화를 그리거나 덕스런 얘기로 시간을 보내진 않겠지만 저렇게 오프라인에서 모여 함께 뭐라도 하는 모습을 보니 내가 알던 세상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구나 싶어 왠지 모르게 마음이 놓였다. 그나저나 다음부터 공차는 못오겠다. 클럽에 잘못들어간 중년 아저씨 느낌이.. 더보기
Just snap - 깡통시장 20190928 부산 깡통시장 더보기
태풍이 지나간 후의 하늘과 바다 미세먼지 따윈 1도 느껴지지 않는 대기. 비현실적인 하늘과 바다. 더보기
코인러버의 통영로그 - 2년만의 당촌식당 바지락밥 2년만에 가본 당촌식당. 좋아했던 크림브륄레와 당촌라떼는 사라졌지만 오랜만에 먹으니 예전보다 맛있었던 바지락밥이 참 좋았다. 달래장에 비벼먹으며 2년 전에는 왜 이걸 싫어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맛이 크게 변하진 않았을테니 그동안 내 입맛이 변한거겠지. 함박스테이크도 해산물 토마토 파스타도 대단한 특징은 없지만 무난하게 먹기 좋은 맛. (스파게티보다 링귀네를 더 좋아해서 이 집 면이 마음에 들었음.) 뭔가 예전같은 손님 친화적인 느낌은 사라져버렸지만, 2년동안 돌아다니며 워낙 인테리어 멋진 가게들을 많이 봐서 처음 봤을때 참 예쁘다 싶었던 그 느낌은 빛이 바랬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같은 자리에 앉아서 밥을 먹고 있자니 동네 단골집에 온 듯한 기분이 들어 좋더라. 다음에 들릴때는 또 몇년의 시간이 흘러 .. 더보기
육아 진진이의 나날들 - 세병관에서 통영에 사는데도 세병관이나 충렬사 같은 사적지에 데려가본 적이 없다는게 갑자기 떠올랐다. 아빠가 국사 선생인데 다른 애들보다 더 역사와 관련된 체험을 못하고 살았구나 싶어 시간이 날때마다 한군데씩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궁금해하지 않을 역사적인 내용에 대한 설명은 전혀 하지 않았고 이곳이 어떤 역할을 하던 건물인지는 알지도 못할 진진이였지만 세병관의 넓은 마루는 꽤 마음에 든 듯 한참을 돌아다니며 노는걸 보니 기분이 묘했다. 시간이 지난 후 진진이는 촉석루가 내게 주는 것과 비슷한 느낌으로 이곳을 기억하게 될까? 더보기
슬픈 개천절, 하늘은 푸른데.... 복잡 미묘하고 불편한 감정의 근원에는 슬픔이 존재하고 있었다. 돈 2만원에 동원되었든, 자신의 신념에 따라 나섰든 많은 사람들이 내가 생각하는 상식과는 다른 길 위에 서있었다는 것. 그 사람들과의 합의는 불가능할 것이고 어느 한쪽이 포기하고 사라져야 이 모든 갈등이 해결될 것이라는 안타까움에서 비롯된 슬픔. 다시 등장한 서북청년단의 이름과 휘날리는 일장기를 바라보며 강제합방을 맞이하기 전 일진회가 저런 활동을 했겠거니 싶어 긴 한숨을 나왔다. 사람이 만들어낸 미세먼지 같은 답답함에 창밖을 바라보니 태풍이 지나간 하늘은 이토록 청명하기만 하다. 풍경에 기대어 이 슬픔을 이겨내 보기로 한다. 더보기
생일 선물 닌텐도 스위치 라이트 휴대용 게임기가 하나 갖고 싶다고 생각만했는데 생일 선물로 닌텐도 스위치 라이트가 생겼다. 기존 스위치에서 TV 연결 등을 삭제해 휴대용 게임기로서의 성격만 남겨둔 것으로 원판 가격의 2/3 정도에 팔리고 있는 제품. 만져보니 예전에 쓰던 PSP의 느낌이 난다. 물론 만듦새 등은 훨씬 나아졌지만. 시국이 시국이라 덕질하기도 힘든 때 가뭄에 단비처럼 이런게 생겨서 겨우 숨을 쉬는 것 같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