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신작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뭔가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같은 느낌으로 읽고 있긴 한데 좀 힘들다. 나이가 들수록 하루키의 신작을 읽는게 버거워진다. 다자키 쓰쿠르보다는 기사단장 죽이기가 힘들었고, 그보다는 이번 작품이 더. 갈수록 환타지스러워지는, 장르 소설에 가까운 느낌이라 더 그런 것 같기도. 이렇다할 클라이막스도, 납득할만한 결말도 전혀 존재하지 않는. 자신의 취향을 한껏 늘어 놓다가 자기가 만족한 지점에서 끊어버리는것. 자기 뜻대로 이런 글을 쓰기 위해 하루키는 대가가 된 것이다. 그걸 나쁘다고 말할 순 없겠다. 사실 나도 그러고 싶거든. 내가 하고 싶은걸 찍고 쓰고 그렸을 뿐인데 부와 명예가 따르고 나는 생각도 안했던 부분을 넣어 해석해주고 하는. 커피용 더블월 글라스를..
금요일 오후, 길어서 눈을 찌르던 머리카락을 정리하고 돌아오던 길. 여름이 완연했다. 너무 더워서 글렌그란트로 하이볼 한잔. 자주 마시다보니 진저에일도, 토닉워토도 별로고 그냥 탄산수에 위스키 그리고 약간의 레몬(혹은 라임)즙 정도가 딱 좋다. 저녁은 장모님표 전복죽. 죽집에서 파는 것과 비교불가할 정도로 진한 맛. 목요일 오후 네시 250번의 목요일 블랜드. 약배전의 원두, 복숭아 향이 풍성하게 퍼져 나왔다. 한여름에 마시기 딱 좋을 청량한 클린컵. 복숭아향 과일차 같은 맛이라 몇잔이라도 마실 수 있을 것 같았다. 서피버거라는 수제버거 집이 새로 생겼다고 해서 아침 겸 점심을 해결하려고 장목까지 달려갔다. 매미성 주차장 바로 앞. 도착하니 햄버거고 뭐고 길냥이 천국이라 한참동안 사진 찍고 놀았다. 동네..
금요일 저녁 야자 감독 마치고 와서 김창수 하이볼로 마무리. 집앞 GS25 사장님께서 신상은 꼭 사먹어보는 우수 고객이라고 칭찬(?)해주셨다. 쓰리소사이어티와 함께 한국 위스키계의 아이콘이 되어가는 듯한 김창수씨. 그의 이름을 달았다고 하이볼 퀄리티가 높아지는건 아니다. 가격에만 영향을 줄 뿐. 아주 가벼운 느낌의 하이볼. 6000원 주고 사먹긴 애매하다. 진저에일 사다가 조니워커 레드 한샷 말아마시는게 퀄리티 면에서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월하다. 장인어른 칠순이라 요으에서 케이크 주문해서 수령하고 조니워커 블루도 한병 개봉. 가족끼리 조촐하게 하는 잔치지만 사회보고 술마시고 하느라 사진은 없.... 집에 돌아오던길에 만난 만두. 장마비로 축축해진 땅바닥이 싫은지 요즘 차 지붕 위에 앉아있는 경우가..
길고 지루하게 이어지는 장마. 하지만 이 계절에 장마가 없다면 또 무슨 재미가 있으랴. 내년에도 후년에도 항상 장마다운 장마로 남아주길. 자연의 항상성도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시대를 살고 있기에. 코카모메에서 에비텐동과 레드락 생맥주로 나만의 주말을 시작. 니지텐이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이 시간의 그곳은 웨이팅이 길어서. 항상 느끼는거지만 코카모메의 타레소스는 단맛이 너무 강하다. 장모님께서 챙겨주셔서 먹은 올해의 첫 복숭아. 달디단 물복숭아. 너무 좋다. 비그친 일요일. 아침 새벽 미사를 갔다오던 길에 사진 몇컷을 찍었다. 소소하게. 대단하진 않지만. 찍는 행위를 이어가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어서. 오랜만에 산 완숙토마토. 그냥 꿀토마토가 너무 해먹고 싶었다. 설탕 안넣어도 맛있지만, 건강에 안좋겠지만. ..
지난 목요일 다원에 커피 마시러 갔는데 갑작스레 신상 맥주 시음회가 시작됨. 배원장님이 술 못마시고 넘어가는 나를 불쌍히 여겨 챙겨주신 조디악 IPA. 캔 디자인도 귀엽고 맛도 예쁘고(?) 좋았는데 이거 한캔 마시고 잠시 쉬려고 누웠다가 그대로 기절.... 불금이 사라져버렸다 ㅜ_ㅜ 살다보니 알라딘에서 커피를 사는 날도 온다. 한정판으로 파나마 게이샤를 판매하고 있길래 적립금도 활용할 겸 해서 구입. 게이샤는 알라딘에서 구입해도 게이샤. 게이샤는 어설픈 내가 드립해도 게이샤(이렇게 맛있게 내리다니 잠시 으쓱했음.). 꽃향과 과일의 산미가 폭발하는 듯 했다. 집에서 게이샤를 내려 마시는 시대라는게 새삼 감동적이다. 다른 커피는 그런 생각을 안하는데 게이샤는 아이스로 마시는게 왠지 모를 죄책감(?) 드는 일..
처음 가본 커피쇼(올곧 사장님께서 입장권을 주셨다. 감사합니다^^). 작년 이맘때였으면 커피쇼 같은데를 왜가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을텐데 인생 참 모르는거다. 홈카페용 장비 구경하는 게 제일 큰 목적이었는데 관련 업체들이 거의 오지 않아서 실패. 타임모어 그라인더는 직접 볼 수 있었지만 역시나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어 코만단테로 마음을 돌렸다(수동 그라인더를 안 쓰게 될 것 같아 펠로우오드 GEN2로 다시 변경). 여러모로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역시 장비 구경 제대로 하려면 서울 카페쇼를 가야할듯) 처음 가본 커피 관련 행사라 꽤 즐거웠다. 부산디자인위크의 경우는 매년 실망스러웠지만 역시나 올해도 엉망. 입장료도 저렴한건 아닌데 볼만한 게 거의 없었던. 조금 신랄하게 말하자면 디자인이라는 건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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