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 인생에서 지워버리고 싶었던 몇 년을 울분을 삼키며 견뎠다. 정말 이상한 선생으로 대접받았고 말이 통하지 않는 이들과 애써 말을 섞지 않으려 쩌리로 살아왔다. 그 시절에 써놨던 다이어리를 다시 읽어보니 삭힐 수 없는 분노로 스스로를 갉아먹고 있었더라. 삶이 지불해 주는 반대급부인지 올 한 해는 정말 최고의 1년을 보내고 있다. 시간이 가는 게 아쉬울 정도. 이런 분위기에서 정년까지 버티는 게 가능한 건가? 에서 이런 분위기라면 정년까지 하는 것도 괜찮겠는데?로 생각이 바뀌었으니 더 말할 필요가 있겠는가? 내가 학교에 대한 기대를 많이 내려놓은 것도 있지만 동료들이, 학생들이 너무 좋다. 매년 그냥 빨리 학사일정이 끝나기만을 바랬는데 마지막으로 향해가는 이 시간이 너무 아쉽기만 하다.
'남을 평가하는 사람은 자신도 평가받을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새로 옮기는 학교에다 내 뒷담화를 참 꼼꼼하게도 해놨던 어떤 분께 드리고 싶은 말이다. 좁은 바닥이라 언젠가는 다시 만나지 싶은데 그때는 나도 쉽게 당해주지 않으리라. 우물 안 개구리 왕노릇은 끼리끼리만 하시라. 나는 그 우물에 들어갈 생각도 없고 왕으로 모셔줄 생각도 없으니. 우리는 학교만 벗어나면 아무것도 아닌 사람들이다. 스스로를 과대평가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