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가 가장 오랜 시간 지속하고 있는 일, 사진. 대학교 입학하고 답사 다니면서 사진기를 들었으니 1998년에서 2024년까지 총 26년을 이어온 셈이다. 물론 교육현장을 기록하겠다고 생각한 건 임용고사 붙은 2005년부터였고, 사진으로 뭔가를 이뤄내야겠다는 생각을 한건 2010년 무렵부터니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사진 시작한 시기가 달라지겠지만.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앞으로도 계속 사진기를 들고 살겠지. 그동안 내게 많은 세상을 보여주었던 사진, 그로 인해 인지의 영역이 되려 좁아져 버리기도 했지만 현재 내 정체성의 가장 넓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아직도 사진만 생각하면 가슴이 설레어 올 정도로 좋다. 뭐든 빨리 찍먹하고 빠져나오는 내 성향을 생각해 보면 참 희한한 일이다. 어찌 보면 안정을 추구하는 내 안의 보수성이 이상하게 작용한 결과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2.
가족을 제외하고 가장 오래 이어온 인간관계는 1992년부터 시작된 곽군, 서티라노, 김판사 트리오와의 인연이다. 근데 이건 1년에 한 번 보기도 힘든 상황이라 자주 얼굴 부대끼며 아웅다웅하는 관계 중 가장 오래된 사람들은 2009년에 만난 JPNT, 그중에서도 태선 옹이지 싶다. 서울에 사는 친구들은 자주 보진 못하지만 가끔만 보는 만큼 변함없는 느낌으로 대할 수 있어 좋고 JPNT 사람들은 희로애락을 함께 나누며 부대끼다 보니 이젠 가족같이 친숙한 느낌이 돼버렸다. 여기에 소중한 모임 하나를 더 추가하자면 유배조(유작가님, 배원장님, 조방주님)와의 비정기적인 만남 정도. 이젠 더 이상 인간관계를 넓힐 생각도 없고 그럴 기회도 점점 줄어들겠지만 크게 아쉽지는 않다. 그저 이 사람들과의 관계를 깨트리지 않고 유지해 나가는 게 이번 생의 남은 목표 중 하나다.
내게 제일 소중한 일과 내게 제일 소중한 인간 관계는 이러하다. 놓고 싶지 않은 일이고, 잃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다.
Fragmentary thought/As coinlo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