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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gmentary thought/As coinlover

가장 오래 하고 있는 일, 가장 오래 지속되는 관계

by coinlover 2024. 11. 19.

 
 
1.
 
내가 가장 오랜 시간 지속하고 있는 일, 사진. 대학교 입학하고 답사 다니면서 사진기를 들었으니 1998년에서 2024년까지 총 26년을 이어온 셈이다. 물론 교육현장을 기록하겠다고 생각한 건 임용고사 붙은 2005년부터였고, 사진으로 뭔가를 이뤄내야겠다는 생각을 한건 2010년 무렵부터니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사진 시작한 시기가 달라지겠지만.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앞으로도 계속 사진기를 들고 살겠지. 그동안 내게 많은 세상을 보여주었던 사진, 그로 인해 인지의 영역이 되려 좁아져 버리기도 했지만 현재 내 정체성의 가장 넓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아직도 사진만 생각하면 가슴이 설레어 올 정도로 좋다. 뭐든 빨리 찍먹하고 빠져나오는 내 성향을 생각해 보면 참 희한한 일이다. 어찌 보면 안정을 추구하는 내 안의 보수성이 이상하게 작용한 결과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2.
 
가족을 제외하고 가장 오래 이어온 인간관계는 1992년부터 시작된 곽군, 서티라노, 김판사 트리오와의 인연이다. 근데 이건 1년에 한 번 보기도 힘든 상황이라 자주 얼굴 부대끼며 아웅다웅하는 관계 중 가장 오래된 사람들은 2009년에 만난 JPNT, 그중에서도 태선 옹이지 싶다. 서울에 사는 친구들은 자주 보진 못하지만 가끔만 보는 만큼 변함없는 느낌으로 대할 수 있어 좋고 JPNT 사람들은 희로애락을 함께 나누며 부대끼다 보니 이젠 가족같이 친숙한 느낌이 돼버렸다. 여기에 소중한 모임 하나를 더 추가하자면 유배조(유작가님, 배원장님, 조방주님)와의 비정기적인 만남 정도. 이젠 더 이상 인간관계를 넓힐 생각도 없고 그럴 기회도 점점 줄어들겠지만 크게 아쉽지는 않다. 그저 이 사람들과의 관계를 깨트리지 않고 유지해 나가는 게 이번 생의 남은 목표 중 하나다. 

내게 제일 소중한 일과 내게 제일 소중한 인간 관계는 이러하다. 놓고 싶지 않은 일이고, 잃고 싶지 않은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