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을 때 수직과 수평에 집착하는 편이다.
초보 때 수직과 수평을 제대로 잡는연습을 거듭했고, 내공이 조금 쌓이면서 변주를 위해 기울어진 사진을 찍다가, 거기서 한단계를 지나오면서 다시 수직과 수평에 집착하게 됐다. 왠만하면 사진을 기울여 찍지 않는다. 수직, 수평을 잡기 힘든 상황이면 딱 맞아 떨어지는 구도가 만들어질 때까지 시점을 바꾸며 이동한다. 상하좌우의 대칭이 딱 맞아 떨어지는 느낌을 좋아하며 주 피사체는 화면의 정중앙에 위치시키는 것들 선호한다. 일반적인 사진 이론에서 화면 중앙에 주제를 배치하는 것은 지양해야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나는 여러 시도를 거쳐 그 하지말라는 구성에 정착했다. 키스토닝 현상을 싫어한다. 그래서 틸트쉬프트렌즈를 몇개나 들였다 내보냈다 하고 있다. 화면의 정 중앙에 시선의 높이가 위치하길 바라며 사진을 찍는다. 그렇게 함으로서 되도록 평이한 화면을 짜낸다. 이렇게 찍다보니 반듯한 사진만 남았다. 누구는 직업처럼 모범적인 사진만 찍는다고 비웃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그런 사진이 좋다. 못찍은 것이 아니라 담백한 것, 왜곡이 없을리 없으나 왜곡이 없어보이는 것, 서가에 딱 맞게 꽂혀있는 책처럼 정연한, 교차하는 선들로 스펙타클을 만들고 그것을 평범함으로 파괴하는 것, 반듯하지만 식상하지는 않은 것. 아직 완성에 이르지는 못했다. 하지만 언젠가 이것이 내 사진의 정체성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