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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kabout

제주도 여행기 2부 - 그리고 돌아오다.

제주도 여행기 1부는 아래 링크로...

http://coinlover.tistory.com/793



1년만에 제주도를 다시 밟았다. 

봄에만 제주도를 찾은 내게

제주의 바람은 항상 너무나 포근하기만 했다.

언제부턴가 열병처럼 꿈꾸던 제주도.

사진을 마음에 담으면서 같이 품었던 그 곳....

그 곳의 바람이 나를 다시 푸른 봄의 바닷가로 이끌었다.  

내게 제주도는 몽환의 섬이다.

무수한 이미지와 이야기로 가득찬 전설의 섬....

제주를 사랑해서 그곳에서 죽은 사진가도 있지만

나는 번잡한 삶의 사슬을 끊어내버릴만큼

사진도, 제주도도 열정적으로 사랑하진 못한다.

그래도 여전히 나는 열병처럼 제주도를 꿈꾼다.

제주에서 돌아온지 한달이 다되어가는 지금,

나는 또다시 제주도를 꿈꾼다.

제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창가 자리에 앉는 날은 왠지 횡재한 기분이 든다.

제주공항에 내려서.... 좋지 않은 날씨가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다.

여전했던 올레정의 고기국수, 지난 여행의 마지막을 같이했던 이곳의 고기국수를 이번에는 여행의 시작에 맛봤다.

아마도 제주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관광지일 용두암, 누구나 찍는다는 장노출 사진을 한번 찍어봤다.

 

이호해변의 해녀상


이호해변 정경, 혹시나 하고 일몰을 기대해봤지만 역시나 였다.


해변을 따라 걷던 어머니와 아이


하늘엔 코리안 에어가 누군가의 꿈을 품고 날고 있었다.

일몰은 못봤지만 등대와 반영이 아름다웠던 이호해변....



성산 일출봉의 야경. 다음 날 아침의 일출 포인트나 확인해보려 나갔는데 의외로 밤이 더 아름다웠다.


오조포구에서 바라본 성산 일출봉의 일출.... 반영이 좀 아쉬웠던.... 아니 내 귀차니즘이 아쉬웠던 아침.... 삼각대를 좀더 아래로 설치했어야 하는건데.....



광치기 해안에서 담은 사막연작 시리즈.

어차피 만나야할 인연이라면 세상 몇바퀴를 돌아서라도 만나게 되는 것.....


바닷가에서 사막을 꿈꾼다.



그리고 먼길을 돌아 종착지에 도착한 이방인....

 

광치기 해안의 아침을 담는 진사님들....



작년에 올랐던 용눈이 오름, 올해는 아래에서 전경을 바라보았다. 유채가 만발한 들판에서 김영갑 선생님이 그렇게 사랑했다는 용눈이 오름도 봄을 맞이하고 있었다.

 

산굼부리 전경....

 

산굼부리에서 바라본 한라산.....

 

산굼부리의 사슴상, 저녁에 이곳에서 별궤적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귀차니즘을 극복하지 못했다.... 아직도 한참이나 멀었나보다.



길이 아닌 곳은 가면 안된다는 교훈을 얻은 다랑쉬 오름,

힘들게 오른 그곳에는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바다로 향하는 길....

 


제주도의 오름들은 각자 다른 이야기를 품고 그곳을 마냥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

 

다시찾은 김영갑 갤러리에서 셀프샷....

 

 

산방산에도 봄은 찾아오고.....


가끔 꿈에서도 가보곤 했던 용머리 해안을 다시 만나다.

 

 
아름다운 빛과 질감으로 가득찼던 그 곳.....

 

 

 

 

용머리해안에서 바라본 산방산, 작년에 집에 돌아와서야 생각한 구도를 올해는 찍었다.

 

 


차귀도에서 일몰을 기다리며 담아본....


차귀도 일몰....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었는데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작년의 차귀도 일몰은 그냥 감동이었는데

이제는 내 기준이 너무 높아져버렸나보다.

 

중문 롯데호텔의 풍차 야경....

작년에 못담았던 사진을 찍었다는 것만으로 그냥 만족했다.

뭔가 대작을 찍고 싶었던 건 아니다.

산방산과 장노출....

 

일출을 기다리며 산방산과 형제섬을 같이 담아보다.


형제섬의 일출.... 일출 포인트를 잘못 잡아 섬사이에 해를 넣지 못했다.

그러나 이 구도도 나름 괜찮은 듯....



침묵의 바다....

 

 




태양의 퍼포먼스가 끝난 그곳에는 빛의 잔해만이 아름답게 흩어질 뿐이었다.

그 수많았던 사진사분들도 어디론가 사라지고....

오설록에서 바라본 나무.... 빛망울 속으로 침잠하고 있었다.

 

 

 

오설록 녹차밭의 푸르름....


그리고 벚꽃 아래서 봄의 낮잠을 즐기는 사람....




여행의 마지막에 들린 협재 해수욕장....

작년에는 이곳 협재에서 여행을 시작했었다.

일년만에 돌아온 협재, 그 에메랄드 빛 바닷물은 변함이 없었다.  

 

 


 

There and back again

그리고 돌아오다.

풍경은 변한 바가 없는데 사람만 변해서 이렇게 돌아왔다.

마음은 영원을 꿈꾸는데

나는 계속 변하기만 한다.

내게 제주도는 영원의 섬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제주도를 꿈꾼다.

그 섬에 나는 변하지 않은 나를 두고 온듯하다.

몽환의 섬을 열병처럼 꿈꾸는 소년같은 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