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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여행기는 나름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여 제주까지 날아간 필자의 열정이 담긴 작품이며

사진 편집에만 하루를 꼬박 보낸 노가다의 산물입니다.

혹시라도 이 글을 읽으신다면 제 고생을 감안하여 댓글 하나쯤은 달고 가는 아량을 베풀어주십시오 ㅠ_ㅠ

제가 왠만하면 이런 글 안쓰는데 이번 여행기는 고생 제대로 하고 쓴거라 심정이 좀 각별합니다.







그러니까 그날 사진 강좌 후 뒷풀이를 하다가

영우형의 친구가 제주도에 산다는 얘기를 꺼낸게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숙박비를 아낄 수 있으니 이번 기회에 제주도 출사를 감행하자는 의견이 나온 것이었다.

출사 멤버는 나, 성일이형, 태선이형, 영우형 네명....

깽스에게 비행기 표를 부탁한 채로 그렇게 설이 지났다.

성일이 형은 형수님의 장벽을 극복하지 못한 채로 출사 포기를 선언했고

태선이형과 영우형 그리고 나는 낙장불입을 외치며 2월 23일을 맞이했다.

김해공항에서 7시 30분 비행기,

전날 거하게 발대식을 한 우리는

로드매니저 정쇄의 트라제에 몸을 실고 공항으로 출발했다.

같이 가는 것도 아니면서 공항까지 우리를 태워준 정쇄의 마음이 고맙기 그지 없었다.

7시경 공항에 도착해 서둘러 탑승 수속을 마치니 그제야 떠난다는게 실감났다.

꿈의 출사지라는 제주도가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반겨줄지.....


이륙전 비행기 창문에서 바라본 일출.... 비상구 자리에 앉았던 관계로 스튜어디스 아가씨와 마주 앉아있었다--

영우형은 관심 없는 척 하더니 내릴 때 스튜어디스 이름까지 외워왔더라 ㅋㅋ

 

해외 여행기에는 절대로 빠지지 않는 항공사진 ㅋ 제주도도 해외는 해외니까 ㅋ 하늘이 맑은게 참 다행스러웠다.


공항에 내려서 일단 렌트카부터 빌렸다. 태선이 형이랑 내 차가 아반테였던 관계로 그냥 아반테 HD를 렌트 했는데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이런 때 외제차나 한번 몰아볼 걸 하는 후회가...... ㅜ_ㅜ

아주렌트카에서 차를 받아 제일 처음 향한 곳은 협재 해수욕장이었다.

원래는 함덕 해수욕장을 거쳐 성산 일출봉 방향으로 가려했는데 네비가 미쳐서 서부해안도로로 안내했던 터라 여행 계획이 처음부터 수정될 수 밖에 없었다.


 

협재해수욕장의 물빛은 우리를 처음부터 감동하게 했다. 야 이거 우리나라 맞어? 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광경이었다.


바다너머로 보이는 섬이 비양도라고 하는데 뭐 원체 아는게 없어서....

 

저 멀리 보이는 제너형과 영우형은 거금을 주고 구입한 ND 400필터로 생애 첫 장노출에 도전하고 있었다 ㅋㅋㅋ


다음 목적지로 정한 곳은 송악산이었는데 지나가다 보니 차귀도라는 표지가 보여서 들렀다 가기로 했다.

일몰 포인트로 유명하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어떤 곳인지는 몰랐던 터라 사전 답사 겸 가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판단에서였다.


날씨가 너무 좋아 어딜 가나 그림이었다. 원래는 애월 해변 부근에서 일몰을 찍으려고 했는데 포인트로는 여기가 더 좋겠다는 판단에 일단은 지나가고 일몰 시간에 맞춰 돌아오기로 했다.
 

제주도에서 자주 보였던 풍력발전기들~


그렇게 차귀도를 뒤로하고 30분 정도를 달려 도착한 곳이 송악산~ 산이라고 해서 등산을 각오 했는데 이건 뭐 동네 뒷동산 수준 ㅋㅋ




가볍게 정산을 정복하고 가쁜 숨(?)을 골라 주신다. ㅋㅋ


뒷편으로 보이는 분화구~ 20mm로는 다 담을 수가 없어 두장을 이어붙였다.

 

송악산에서 바라본 산방산과 형제섬



형제섬은 일출 포인트로 유명한 곳으로 송악리조트 앞의 해변에서 때를 잘맞춰 가면 두 섬 사이로 떠오르는 일출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원평광 필터를 사용해서 찍었더니 하늘 빛과 물빛이 아주 죽음이었다. ㅡ_ㅡb

송악산에 들렀다가 인근 숙소를 알아보러 내려갔다.

원래는 영우형 친구 집에서 일박을 할 생각이었으나 아무래도 부담스러워서

그냥 여관을 구하기로 했다. 비수기라 그런지 3명 숙박에 4만원으로 생각보다 여관비가 쌌다.

우리가 묵은 곳은 아로마 모텔이었는데 마침 그곳 사진님이 국전에서 2번 입선하신 진사님이어서

이것 저것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미리 숙소를 예약하고 인근 설렁탕집에서 식사를 대충해결한 우리는 산방산으로 향했다.



여기가 바로 산방산~ 멀리서 볼때는 이게 성산 일출봉인줄 알았더라는 ㅋㅋ (이 무식함 어쩔........ ㅜ_ㅜ)

이제 2월인데 제주도에는 유채가 만발했다. 산방산 유채꽃 촬영포인트는 위 사진에 나온 곳의 산 뒷편 방향인데

그쪽은 음지라 그런지 아직 꽃이 피지 않았더라.

그래서 별 수 없이 전신주 걸리고 펜션 나오고 차들도 여러대 위치시킨 저런 사진을 찍을 수 밖에 없었다는 것 ㅠ_ㅠ

그리고 이 유채꽃 사진에는 또 하나의 비밀이 있으니......



사진 촬영비 1인당 1000원 ㅡ_ㅡ;;;;;;;;;;;;;;;;;;;;;

숨어 있다 사진 찍고 나니 나오는 꽃밭 주인 아저씨에 기절할 뻔 ㅋㅋㅋ  아 여기 관광지 맞구나 하는 생각이 팍 꽂히는 순간이었다.

산방산 등산은 아무래도 무리겠고 해서 박수기정으로 이동하려는데 눈에 보이는 표지판 용머리 해안~

그냥 잠시 들렀다 갈까 하는 생각에 주차장에 차를 세웠는데 입장료가 2500원이었다.

무슨 해변에 들어가는데 돈을 받아 하는 생각에 그냥 지나치려 하는데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들어가 보자는 형들의 제안 ㅋ

사실 그냥 지나쳤으면 내일 아침에 다시 올뻔 했다. 사게리 해안이 좋다고 해서 꼭 가보려 했는데

용머리 해안 = 사계리 해안이라는 걸 몰랐던 바보 같은 나ㅋㅋㅋㅋ
 
해안 입구에 있는 하멜 박물관. 그다지 내 취향이 아니라서 그냥 패스 해주셨다. 용머리 해안 입장료 안에 박물관 관람료가 포함되어 있다.



해안가는 길에 바라본 용머리 해안의 등허리 능선~ 저 멀리 달이 수줍은 자태를 보여주신다.




비싼 입장료 주고 들어갔더니 파도가 쎄다고 통제에 들어가는 황당 시츄에이션....

그래서 장노출이나 찍고 돌아서려 하는데 파도 앞에서 카메라 삼각대 설치하고 있으니 안전 요원 아저씨가 황당한 눈으로 쳐다 봐주시더라.

조금 기다리니 파도가 안몰려 오는 타이밍이 와서 안전 요원의 출발 신호를 받고 미친 듯이 해안으로 달려들어갔다.

(뒤에 알게된 거지만 여기는 파도가 심해서 통제를 자주 한다고.... 실제로 제주도 두번 가서 두번 모두 못들어간 사람도 있더라.)

그러고 보니 여기서 추노를 촬영했었다는데 드라마를 안챙겨보니.....


라인이 아름다웠던 해안의 일부..... 20mm로는 다 안담겨서 아쉬웠는데.... 생각해보니 왜 파노라마로 안찍었을까....... ㅠ_ㅠ



암석의 형태들이 너무 기괴하고 또 예뻐서 하루 종일 찍어도 질릴 것 같지 않았다..


짐승의 등뼈 혹은 갈비뼈 같았던 암석의 일부...



골 사이로 휘돌아 치던 파도가 일품이었던 곳~


그렇게 한참을 파도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늘진 곳과 빛이 들어온 곳의 대비가 선명하여 아름다웠던 곳....


오래 있고 싶었지만 다음 출사 장소로 이동해야 했고 또 해안에서 음식 팔던 아주머니들 마저 철수 하시니 마음이 급해졌다.


해안 출구로 오르시는 아주머니들.... 삶의 고단함이 느껴졌다.


영우형과 태선이 형의 용머리해안 인증샷 ㅋ태선이 형 표정이 너무 깜찍한 거 아닙니까? 누가 사십줄로 보겠습니까 ㅋ


이곳애는 아까 언급한 하멜 박물관도 있고 기념비도 있더라. 하멜이 이쪽으로 표류해왔다고 하던데 정확히는 나도 잘 모르겠다.

정규 교육과정을 마친 사람치고 하멜을 모르는 이는 없겠죠? 혹시 모르시면 네이버 지식 검색을 참고해주세요^^


산방산 아래에서 바라본 화순해수욕장. 해변 라인을 따라 쳐오르던 파도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용머리 해안의 전경 사진찍는 영우형의 자세가 참 멋지죠? 오른쪽의 배가 하멜 박물관.


사진이 좀 심심한 듯 하여 PC-E 45mm 렌즈로 틸트 효과를 줘 봤다.

연인들의 모습이 마치 장난감 같다.


용머리해안을 뒤로하고 찾은 포인트가 박수기정이었다.

인터넷에서 좋은 곳이라는 것만 확인하고 제대로 된 정보를 수집하지 못했던 터라

네비만 믿고 무작정 찾아갔는데..... 그 결과는 참담했다.

1Km만 걸으면 된다는 어느 스님의 말씀을 믿고 접어든 산길.... 그곳은 바로 올레 9코스의 일부였다. ㅡ_ㅡ;;;

올레길도 참 좋지만 우리가 이러고 있을 시간은..............

그 와중에도 영우형과 태선이 형의 인증샷을 찍고 있었던 나 ㅋ


이러나 저러나 그렇게 걷다보니 사는게 참 여유롭게 느껴지기도 하고.... 사람들이 왜 올레길을 찾는지도 알것 같았다.

가는 길에 서있던 외로운 나무 한그루가 풍경에 운치를 더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에게 닥친 비극은 바로............ 네비는 박수기정을 찍을 수 있는 곳이 아니라 박수기정 바로 위로 우리를 안내했던 것............

박수기정은 일종의 해안 절벽인데 그 절벽 위에서 절벽의 모습을 볼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일 아닌가? ㅜ_ㅜ


그래도 아쉬운 마음에 박수기정 위에서 바라본 바다를 찍어보았다.

사진이 심심하다고 욕하지 말길.... 정말 이것 밖에 안보였다.....


올레 9코스를 걸었다는 인증샷.... 그렇게 박수 기정을 뒤로하고 우리는 일몰을 찍기로 했었던 차귀도로 발걸음을 돌렸다.



해지는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해서 대낮의 장노출에도 도전해보고....

비록 짧은 시간의 장노출이었지만 카메라에는 참 안좋았겠죠? ㅡ_ㅡ;;;


아~ 진사의 열정.... 영우행님은 더이상 진지할 수 없다할 정도로 집중하고 계셨습니다.~


일몰 타이밍의 차귀도.... 아무 생각없이 왔던 곳인데 정말 멋진 일몰을 보여주였다.


이리 저리 구도를 바꿔보면서 일몰이 정점이 오르길 기다려 봅니다.

차귀도가 일몰 포인트로 유명하긴 한지 많은 진사님들이 몰려오기 시작했고 KBS에서도 두팀이나 촬영하러 왔었다.


일몰 타이밍에 들어와 주는 배와 날아가주는 갈매기 덕분에 꽉 찬 사진을 구성할 수 있었다.


해가 사라진 뒤에도 여운은 충분히 남아 있었다. 붉게 올라오는 태양의 잔상과 하늘에 그려지는 비행기의 궤적운이 너무 아름다웠다....

그렇게 차귀도 일몰을 마지막으로 첫날 출사의 일정은 모두 정리되었다.

식당을 찾아 헤매다 영우형이 사준 돼지고기에 주린 배를 채우고

여관으로 들어온 우리는 씻자마자 그냥 쓰러져 잤다.

다음날 일출을 위해 체력을 비축해야했기 때문이다.

일몰이 좋았기에 일출을 기대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잘때도 기분이 좋았다.

아 이러다 오여사 영접하는건 아닌지 하는 걱정도 조금했다ㅋㅋㅋ

그리고 다음날 다섯시에 기상.... 대충 세면을 끝낸 우리는 사계리에 있는 송악리조트 앞으로 이동했다.

이곳이야 말로 오기 전부터 일출을 찍을 거라 생각했던 포인트.....

5분정도 차를 몰아 도착하니 곧 펼쳐지는 장엄한 일출....


..... 은 농담이고 이건 어제 저녁 차귀도의 일몰 사진 ㅋㅋㅋ


새벽 바람을 뚫고 달려왔더니만 눈에 펼쳐지는 건 격한 구름의 흐름 ㅡ_ㅡ;;;;;;;;;;;

그렇게 일출은 포기해야만 했다.


하지만 일출이 없으면 또 어떠랴.... 구름 아래에 펼쳐진 푸른 빛 속의 사계리 해안 또한 충분한 매력을 내포하고 있었다.

산방산의 웅장함과 형제섬의 아기자기함.....


이 순간의 아름다움을 도대체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형제섬 위로 나타난 빛내림이 장노출에 흩어진다....


구름과 바다, 바람이 어우러져 말들어 내는 완벽한 풍경화에 일출을 못봤다는 아쉬움은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비록 일출은 찍지 못했지만 그만큼 마음에 드는 사진을 건졌으니 어쨌든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겠다.

구름낀 사계리 해안을 뒤로하고 우리는 제주도 출사의 가장 큰 목적이었던 중문 주상절리대로 향했다.

이른 아침 시간에 도착해서 그런지 직원이 아직 안나왔고 우리는 입장료 1000원을 아낄 수 있었다.


이곳이 그 유명한 주상절리대.... 장노출 사진만 잘만들면 스르륵 일면이 보장된다는 그곳....


셔속을 조절해서 폭포수와 같은 흐름도 표현해보고.....


파도치는 순간을 잡아보기도 하고


아예 장노출로 물결을 안개처럼 표현해보기도 하는 등

주상절리 하나 만큼은 정말 원없이 찍다 돌아왔다 ㅡ_ㅡb


주상 절리 뒷편으로 나타났던 아름다운 빛내림....



다음 출사지는 중문 하얏트 호텔 산책길에 있는 해변 포인트....

인터넷으로 보니 정말 예뻤는데 날씨가 안좋아서 그런지 그렇게 큰 감흥은 일지 않았다.


그래도 해안 절벽 사이로 이어지던 독특한 암석들의 흐름은 정말 아름다웠다...


하얏트 호텔 투숙객인 척 하며 도로 호텔 밖으로 나와 향한곳은 쇠소각이었다.

워낙 추천하는 사람이 많아 들러보았는데

에메랄드 빛 물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끝까지 연결된 줄을 따라 관광객을 태운 배가 이동하더라.

아 시간만 많았어도 저 배위에서 여유를 만끽할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유있게 둘러보고 찍었으면 좋았겠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멀었기에 발걸음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이번 출사의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했던 오름들....

다 갈 수는 없을테고 용눈이 오름과 다랑쉬 오름만 오를거라 계획을 세웠다.

오름에 오르지 않고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논하지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좋은 곳이라고 하던데....

특히 용눈이 오름은 古김영갑 선생께서 평생을 찍어도 다 못담을 만큼 아름다운 곳이라 표현할 정도의 장소라 내심 기대가 컸다.


한시간 가량을 달려서 도착한 용눈이 오름....


용눈이 오름 가던 도중 찍어본 사진.... 나중에 두모악에 들러보니 같은 길 사진이 있어 기분이 묘했다는....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본 용눈이 오름....

용눈이 오름에 들어가는 길은 철책이 쳐져 있는데 중간 중간 시멘트 블록으로 계단을 만들어 놓았으니 잘 찾아서 들어가시길....

우리는 그것 못보고 용눈이 오름 주변만 빙빙 돌고 있었더랬다.



용눈이 오르에서 바라본 성산 일출봉 방향의 제주도 풍경(파노라마로 찍었다.)

오름에 오르니 바람이 미친듯이 불어와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였다.

탁트인 공간을 바라보며 맞는 바람은 가슴 속에 있는 잡상들을 한꺼번에 날려버릴 정도였다.

이 아름다움을 어찌 표현할 것인가....

그저 사진으로 담아낼 수 없음이 안타까울 뿐.....


용눈이 오름에서 내려온 뒤 다랑쉬 오름으로 걸음을 옮겨야 했겠지만

저질 체력이었던 우리는 심각한 체력 고갈 증상에 직면하여

남은 오름들은 다음 출사때 오르자는 만장일치의 결의를 하게되었다.

그래서 가게된 곳이 제주도 오면 누구가 가게 된다는 섭지코지~

그러나 섭지코지에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너무 많았고

너무 상업적으로 꾸며진 듯하여 우리 마음을 움직일 만한 요소가 그다지 많지 않았다.

드라마 올인을 볼때는 그리 아름다웠던 올인 하우스도 이렇게 보니 별로....



한류 열풍의 영향인지 외국인 관광객들이 정말 많았던 것 같다. 지금 사진에 나와있는 이 아가씨도 중국 아가씨

이때 옆에서 누가  불러서 쳐다보니 묘령의 중국 아가씨가 나를 보고 씩 웃더라는...

왜 웃냐고 물어보니(물론 영어로 ㅋㅋ 중국어 안됨) 그냥 계속 웃는 그 아가씨를 보며

내가 팬더로 보이나 하는 생각을 잠시.....


섭지코지의 풍경들.... 해안가나 산책로 여기저기에 쓰레기가 너무 많아 좀 많이 그렇더라는....


한바퀴를 돌고 나오는 길에 바라본 성산 일출봉~


일출봉을 배경으로 뭔가를 열심히 하시는 노부부의 모습이 참 여유로워 보였다.

거대한 자연 속의 작은 인간.....


삼다도라 불리는 제주에 와서 말을 안찍으면 곤란 할 듯 하여 옆에서 풀뜯고 있던 말 한마리를 급히 찍어보았다 ㅋ


돌담 너머로 만발한 유채꽃.... 이 시기에 전국 날씨가 아무리 포근했다고는 하지만 정말 제주도는 봄이 완연했다.

섭지코지에서 한시간 가량을 돌고 다시 중문 관광단지로 돌아가기 전에 들러본 성산 일출봉.....


날이 좋았으면 한번 올라보는 건데 빗방울도 떨어지고 해서 아쉬운 발걸음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성산까지 갔던 우리가 중문으로 다시 돌아온 것은 중문 롯데 호텔의 풍차 야경을 찍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몇분을 헤메다 찾은 롯데 호텔 풍차는 돌 생각을 안했고

멋진 반영을 보여주던 호수는 다 메워져 아이스링크로 사용되고 있었다. ㅡ_ㅡ;;;

즉... 제주도 풍차포인트는 옛이야기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는 말씀....

아쉬운 마음을 감출길이 없었지만

제너형이 사준 고가의 제주도 흑돼지와 소주 한잔에 분한 마음을 마셔버릴 수 밖에......

그렇게 중문 관광 단지에서의 둘째 날이 저물어 갔다.


출사 마지막 날은 폭우와 광풍 속에서 시작되었다.

아.... 정말 안습....

계획했던 포인트 들은 왠만큼 돌았기에 마지막 날은 폭포를 중심으로 돌고

비가 많이 오면 사진 접고 관광이나 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처음 들린 곳이 엉또 폭포..

이곳은 이름이 특이해서 기억하고 있던 포인트인데

사전 조사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해준 곳이기도 했다.

엉또 폭포는 강우량이 70mm 이상 되는 날에만 폭포가 흐른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처럼 돌진했던 우리들....

그냥 가서 인증샷 한장 찍고 발걸음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두번째로 찾은 곳은 대장금 촬영지로 유명한 외돌개.... 여기 와서는 빗발이 너무 거세져서 카메라 들기가 힘들 정도였다.

고생해서 찍어봐야 렌즈에 튄 물방울 때문에 버리는 사진이 더 많았던..... 그래서 결국 사진을 접고 돌아설 수 밖에 없었다.


천지연 폭포에 갔을때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아 이 사진 이외의 것들은 물방울 때문에 모두 삭제.......

이 또한 인증샷에 불과하다.....

빗발에 계속 심해져서 애초에 계획했던 대로 관광이나 할 수 밖에 없는 상황

제주도 온김에 그 유명한 빅허브버거나 먹으러 가기로 했다.

허브동산에서 판매한다는 이 햄버거는 그 유명세가 해외에 까지 미쳐

일본인들도 이거 먹으러 들린다는 풍문이 ㅋㅋㅋ


빅허브 버거 인증샷, 사진에 나와있는 렌즈캡은 파이값 77mm 용이니 그 크기를 짐작해 보시오~ 두조각 먹었다가 낙오할 뻔 했음....

뭐 그러나 딱히 엄청나게 맛있다거나 다음에도 꼭 먹어봐야지 할 정도는 아니었다.


점심을 빅허브 버거로 해결하고 가까이 있었던 트릭아트 뮤지움으로 향했다.

착시 현상을 이용한 그림들로 벽을 장식한 공간이었는데

입장료가 무려 일인당 8000원이었다(성인기준).

가격에 비해서는 그리 좋다라고 느끼지는 못한.....


그래도 이왕 돈주고 들어온 거 사진이라도 많이 찍자 싶어 용 아가리 속에도 들어가보고 ㅋㅋ


팔자에 없는 천사 날개도 한번 달아봤다 ㅋㅋ

나보다 더 즐겁게 놀아주시는 태선이 형 ㅋㅋ

근데 이렇게 찍고 놀아도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버릴 수가 없었다. ㅡ_ㅡ;;;;;;


그리고 이번 제주도 출사 중에 꼭 들러야겠다고 마음먹은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에세이집 그섬에 내가 있었네를 읽고 완전히 반해버렸던 진정한 작가 정신의 화신 김영갑 선생님....

그가 직접 만들었다는 갤러리 두모악에 와서 서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왔다.


]두모악의 앞뜰은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꾸며져 있었다.


김영갑 선생님의 사진들과 작업실....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넓었던 전시실들....


대형인화물이 주는 작품자체의 존재감이 엄청났다.

웅장함과 섬세함.... 그리고 섬의 생명력 자체를 느낄 수 있는 사진들이었다.

사람은 갔지만 작품은 남았다.....

고생 속에서 사진만을 위해 살았던 사진가 김영갑.....

그의 유작 앞에서 번잡한 욕심으로 사진을 찍어내고 있는 내가 한 없이 초라하게 보였다.


사진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아니 관심이 없더라도 제주도에 오면 꼭 들러야할 곳.... 그곳이 두모악이 아닌가 한다.


김영갑 갤러리를 마지막으로 제주도에서의 출사 일정을 정리하고 제주 공항으로 향했다.

비가 워낙 많이 왔기에 사진은 불가능하다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차를 달려 돌아가는 길에 우리는 기적을 만났다.

영우형이 무지개를 보고 싶다고 얘기 했는데 마침 해가 나면서 낮게 무지개가 깔린 것이다.

갓길에 급히 차를 세우고 연신 셔터를 눌러댔다.

주변 풍경은 그리 아름답지 않았지만 그렇게 선명한 무지개가 걸려 준 것만으로도 큰 행복이었다.


떠나는 순간 또 다른 모습을 보여 우리을 발걸음을 잡았던 제주도

아름다운 초원과 구름의 향연..... 이 모습을 본 우리가 어찌 다시 제주도를 찾지 않을 수 있겠는가?


제주시로 돌아온 우리는 제주도 여행의 대미를 고기국수로 장식하기로 했다.

사전에 알아본 바로는 올레정이라는 곳의 고기국수가 상당히 깔끔하다고 해서

망설임 없이 그곳으로 향했다.


사진으로만 봐왔던 고기국수를 직접 맛본 그 느낌이란 ㅋ

캬~ 아직도 입에 침이 고인다. 개인적으로는 제주도에서 먹었던 음식 중에 이 고기국수가 최고였던 것 같다.

진한 육수에 쫄깃한 면발..... 한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하고 싶었던 것들, 가고 싶었던 곳들, 먹고 싶었던 것들 대충 다 하고, 보고, 먹고 만족스런 기분으로 제주를 떠나려 하는데

비행기 결항이 우리 발목을 잡았다. 오전의 기상 악화로 우리 비행기 또한 시간이 밀렸던 것....

공항 카페에서 몇시간이나 죽돌이를 한 끝에 예정보다 한참 늦은 시간에 김해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다.

당사 공항은 거의 이재민 수용소 분위기 ㅡ_ㅡ;;

무엇보다 우리를 픽업하러 진주에서 김해까지 왔던 정쇄가 걱정됐다. 몇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인지 ㅜ_ㅜ

김해에 도착해서 밖으로 나가자 마자 우리 앞으로 달려온 정쇄의 검은색 트라제~

시작도 정쇄였고 끝도 정쇄였다~ 아 네가 없었다면 이 출사 어찌 감당했겠는가? 고맙네 동기~~~

이렇게 2박 3일간의 짧은 제주도 출사는 막을 내렸다.

사진을 제대로 찍어냈다기 보다는 다음에 제대로 하기 위한 예비 답사를 다녀왔다는 느낌이 강했다.

압도적인 자연의 풍광과 그것을 다 담아낼 수 없었던 한계를 절감하며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된 이번 출사....

이정도면 큰 성과를 안고 돌아온 것이 아닐까?

 
제주도 푸른밤 떠나요 둘이서 모든것 훌훌버리고 제주도 푸른 밤 그 별 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