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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제대로 즐기지도 못하고 허망하게 벚꽃 시즌을 끝낸다.
세상사가 다 그렇다.
당연한듯 주어지는 것은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고
그것이 끝난 뒤에야, 사라진 뒤에야 깨닫게 되는 것.
시간에 기대어
저 언덕 넘어 어딘가 그대가 살고 있을까
계절이 수놓은 시간이란 덤 위에
너와 난 나약한 사람
바람이 닿은 여기 어딘가
우리는 살아 있을까
연습이 없는 세월의 무게만큼 더
너와 난 외로운 사람
설움이 닿는 여기 어딘가
우리는 살아 있을까
후회투성이 살아온 세월만큼 더
너와 난 외로운 사람
난 기억하오 난 추억하오
소원해져 버린 우리의 관계도
그리워 하고 또 잊어야하는
그 시간에 기댄 우리
사랑하오 세상이 하얗게 져도
덤으로 사는 반복된 하루가
난 기억하오 난 추억하오
소원해져 버린 우리의 관계도
사랑하오 변해버린 그대 모습
그리워 하고 또 잊어야 하는
그 시간에 기댄
우리
인스타피드에서 화제가 된 영상을 보고 원곡을 찾아 듣던 아내가 갑자기 눈물을 쏟아냈다.
사경을 헤맸던 지난 가을의 고통과 주마등처럼 흐르는 옛 시간이 감정의 타래로 얽혀 끌려나왔나 보다.
덤으로 사는 반복된 하루.
그래 이제 덤으로 사는 나날일지도 모른다.
하루 하루를 볼펜으로 꾹꾹 눌러가며 쓰는 글 처럼 기억에 새기며 살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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