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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 정확하게 다이어트 두달째. 


매일같이 써온 식단, 운동 일기를 보니 7월 2일이 기점이었다. 


그때가 마침 아이폰 SE를 받은 날이었고 


뭔가 미니멀한 삶을 좀 살아보자는 생각을 작은 핸드폰을 보면서 했던 것 같다. 


그게 다이어트를 시작한 모든 이유는 아니었겠지만....


두달 동안 총 20KG에 달하는 살을 뺐다. 


나는 원래 목이 긴 편이었는데 살에 묻혀서 목이 안보였다. 


얼마전부터 사람들이 나를 보고 목이 참 길다는 말을 하고 있다. 


엄지와 검지로 잡을 수 없었던 손목이 이제 잡히고 


허리띠의 구멍은 3개가 줄었다. 


너무 입고 싶었던 브랜드의 치노 팬츠는 최고 큰 사이즈가 맞지 않아 입을 수 없었는데 


지난 일요일에 가서 입어보니 한치수 작은 사이즈를 입고 주먹 두개가 남는다. 


아침에 일어나 바닥에 발을 디딜때 느껴지던 통증도 사라졌고 


무엇보다 가끔 머리가 멍해지던 증상도 훨씬 좋아졌다. 


역시 만병의 근원은 비만이었나보다. 


2년전 심장문제로 쓰러지고도 관리를 전혀 안해던 내가 


갑자기 왜 이렇게 살을 빼고 있는지는 솔직히 나도 모르겠다. 


맨날 뭔가를 하라고 애들에게 야단만 치고 있으면서 


정작 나는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는 것에 대핸 반성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


잠을 자고 있는 진진이를 보며 커서 제 앞가림하는거 까지는 보고 죽어야지 하는 


애틋함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


이 다이어트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알 수 없다.


시간이 흘러 다시 살이 찌고 붙은 살만큼 나태한 삶을 살게될지도.


하지만 저녁 내내 운동을 하고 땀으로 흠뻑 젖은 티셔츠에서 땀을 짜내던 


지금의 나날이 기억난다면


나는 또 다시 달리고 또 다시 삶을 살아갈 것이다. 



군대 시절에 수양록에 써놓은 글이 있다. 


'커피믹스 하나를 우유에 타먹는 것 만으로도 너무 즐거웠던 시절이 있었다. 2004.10.05'


한참을 잊고 있었던 기억이다. 


이제 거기에 하나를 덧붙인다. 


'얼음물에 넣은 발포비타민 하나에 하루의 시름을 잊던 시절이 있었다. 2016.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