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학교 생활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처음 경험해보는 야간 자율학습.
약간은 썰렁한 저녁 공기, 딱딱한 의자, 낯선 얼굴들....
모든 것이 이상하게만 느껴지던 이 저녁을
3년이 지나 마지막 야간자율학습을 할 때 어떻게 추억하게 될지.
나의 새로운 학생들은 이렇게 대한민국 고등학교으로서의 생활에 첫발을 내딛었고
나는 그들의 3년을 지켜보기로 결심하며 마음을 가다듬는다.
1995년 3월 2일 진주고등학교에 입학해 첫 야자를 마치고 집에 가는 버스를
탔을 때 느껴지던 차가운 공기와 유리창을 뿌옇게 물들였던 습한 기운이
다시 느껴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