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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고 싶은데 자주 못찍는 사진들이 있다.

 

별사진과 산사진이다.

 

개인적으로 워낙 버드뷰를 좋아하기에 높은 곳에서 찍는 사진 또한 참 좋아하지만

 

등산을 갈 시간도 체력도 부족해 산사진은 몇년째 스톱 상태다.

 

 

별사진은 뭔가 대단한 작품을 건져보겠다고 찍어본 적은 없다.

 

사실 그동안 찍어온 별사진이라는게 그리 임펙트가 있지는 않았기에....

 

단지 별을 찍는 동안 함께한 사람들과 나누는 얘기들, 그 분위기가 좋았다.

 

이는 내가 술 자체보다 술자리를 좋아하는 이유와 같다.

 

별사진을 자주 찍지 못하는 이유는 겁이 많기 때문이다.

 

깊은 저녁에 불빛이 드문 곳에서 촬영해야하기 때문에

 

혼자서 촬영을 한다는 것이 참 어렵다.

 

그래서 자주 가지 못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이유는 별사진의 가장 컸던 즐거움인 사람들과의 교류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한때는 별사진을 같이 찍을 만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인간관계에서 쓰디쓴 배신감을 두루 맛본 지금은 누군가와 마음을 터놓고 별을 찍으러 가기도 힘들다.

 

나는 그냥 혼자인게 편해져버린 것 같다.

 

그런 저런 이유로 별사진을 전혀 찍지 못하고 있다가

 

오늘 새벽에는 가슴이 너무 답답해 가까운 곳이라도 한번 다녀오고 싶어 무리를 했다.

 

사진을 찍는다는 느낌보다는 정말 별을 헤는 느낌....

 

그어지는 별궤적의 선 하나에 수많은 상념들을 날려 버린 순간이었다.

 

추운 새벽에 마다않고 같이 나가준 와이프가 참 고맙다.

 

사실 이런 사람이 또 어디 있을까? 남편의 취미생활을 이렇게까지

 

이해하고 도와주는 사람이....

 

 

 

 

남녀간의 사랑은 아침 그림자와 같이 점점 작아지지만

 

우정은 저녁 나절의 그림자와 같이 인생의 태양이 가라 앉을 때까지 계속된다고 했던가?

 

그것도 케이스 바이 케이스겠지.

 

오늘도 그들은 그들만의 별과 풍경을 쫓을 것이다.

 

그리고 나는 나만의 프레임을 쫓겠지.

 

별들이 긋는 저 궤적의 평행선처럼 절대로 만날일이 없기를 바라며

 

나는 이제 그 지긋지긋했던 감정의 골에서부터 벗어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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