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를 마시는 사람들이 대부분 향과 맛을 즐기는 것과 달리 나는 그 황금 혹은 구리빛의 아름다운 색의 액체가 잔속에서 찰랑거리는 모습에 빠져있는 편이다. 후각과 미각이 천하기 그지 없는 나는 위스키 또한 눈으로 즐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예쁜 글라스에 위스키 조금 따라서 손에 들고 바라보며 한모금씩 마시면 세상 모든 근심이 사라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좋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보고 예뻐서 구입한 이 글라스는 후지산을 형상화한거라고 하는데 실제로 보니 그건 잘 모르겠고 위스키를 따라놓으면 황금색 꽃봉우리 같은 모양새가 참 아름다워 보이긴 한다. 유리 두께가 조금 더 얇았으면 좋았을테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그건 무리였겠지.
태국 여행을 다녀와서 죠니워커 블루라벨 맛에 반에 버린 이후 위스키에 관심이 갑니다. 제게 양주라는건 1, 2차에서 소주, 맥주를 미친 듯이 마시고 정신이 없어졌을 때쯤 선배들이 호기롭게 사줬던 미지의 음료였습니다. 힘들어서 집에 가고 싶을때 앞선 음주로 이미 마비된 미각으로 억지로 마셔댔던 황금빛 쓰레기였지요 ㅋㅋㅋ 생각해보면 비싼 양주를 1차에서 마시고 그 뒤에 싼 술을 마셔야 할텐데 제가 겪은 음주 문화는 왜 그리 거꾸로 되어있었는지. 술 좋아하는 선배들도 술로 이성이 마비되어야만 호기롭게 마실 수 있는 가격 때문에 그런 것이었겠죠. 회식 자리가 아닌 곳에서 양주를 먹어본 일은 거의 없었기에 호감가는 술은 아니었습니다. 근데 꽤 고급이라는 죠니워커 블루라벨을 사와서 집에서 여유롭게 앉아 마셔보니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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