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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그만두고도 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계속 찍지 않다보면
그냥 익숙해질 날도 올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그것은 내게 숨이었다.
질식할 것 같은 시간 속에서 허덕이다가
사진 한장을 찍었을 때야 살 것 같다고 느꼈다.
자맥질 중에 수면 위로 올라온 아이처럼
다시 아래로 침잠할 여력을 얻고 있다는 것을
낯설어져버린 제주에서 깨달았다.
그랬다.
내가 사진 속에서만 존재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버렸다는 걸
나만 깨닫지 못하고 있었더랬다.
나를 아는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는 그 사실을
나만 깨닫지 못하고 있었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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