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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건 2014년

 

내 교직 생활이 딱 10주년 되던 해에 생각해던 일이다.

 

언제나 그곳에 버티고 있는 산처럼, 바위처럼

 

변함없는 모습으로 교직을 지키면서

 

졸업한 제자들이 연어처럼 고향으로 회귀하면 

 

언제든지 반겨주겠다고.

 

그렇게 이 자리에 항상 서서 그들의 삶의 궤적을 바라보겠다고.

 

아무런 사심없이, 뭐 거창한 개념도 없이

 

그저 그렇게 내 제자들의 삶을 그대로 찍어주기로 결심했다.

 

그들을 찍는 것이

 

결국 내가 살아갔던 삶의 궤적을 그대로 기록하는 것에 다름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3년째.

 

많은 제자들을 다시 만나지는 못해지만

 

가슴에 남는 제자들 몇명 쯤의 사진은 남기게 되었다.

 

 

 

이제 먼 미국으로 떠난다는 내 제자 지민이의 얼굴을 바라보며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찾아와준 그 마음에 긴 장마와 스트레스에 눅눅해졌던 마음이

 

마치 작렬하는 햇살에 바짝 말라 까슬까슬하고 따듯한 촉감의 수건같이

 

회복되는 느낌이었다.

 

언제 다시 만나게 될지 모르겠지만

 

어쩌면 서로의 삶 위에서 다시 만날 날은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어디에 있든지 항상 너의 안녕을 기원하는 선생님이 있다는 걸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항상 건강하고 항상 밝게 빛나기를.

 

언제나 딸 삼고 싶었던 너무나 사랑하는 제자 지민이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