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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y/B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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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바다 그날 아침 참 고운 색감의 오메가를 만났던 건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고감도에서 찍은, 핀마저 나간 이 사진들에 더 많은 감정이 이입되는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이데아의 세계를 불완전하게 투영하고 있는 이 세계를 사진이라는 또하나의 거울로 바라보는 과정. 이중 투영이라는 방법을 통해 불완전한 세계보다 더 근원에 가까운 모습을 바라보는 것. 그것이 한 순간이나마 가능했던 느낌이었다.
멋지게 늙어간다는 것에 대해 할아버지~ 나무 그림자와 함께 앉아계시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사진을 한장 찍었습니다. 도촬한 값으로 따듯한 커피라도 한잔 뽑아드리고 싶은데 가게 문을 닫았네요 ㅠ_ㅠ 참 우리답지 않게 멋스럽게 담겼구만 허허 사진 메일로 보내드릴게요. 혹시 할아버지나 아드님 메일주소 있으세요? 사진은 받아봐야뭐하게. 지금 봤으니 됐네~ 우리나이엔 지금 한순간 순간이 중요하지 이 순간을 훗날 기억할 필요는 없어.
이데아와 인식의 간극 현상과 실재. 이데아와 인식. 그 간극을 극복하는 것은 오류로 가득찬 인간의 인지구조로는 참 힘든 부분. 철학이 존재하는 이유는 그것이었겠지. 철학이 돈안되는 학문 나부랭이로 전락해버린 대한민국. 철학없는 정치, 철학없는 경제....... 철학이 없으니 이런 말도 안되는 오류에 대한 문제제기도 그저 반대를 위한 반대, 혹은 종북이라 치부되는 것. 독재를 하고 싶다면 철인이라도 되라. 플라톤의 국가론에 찬성하는건 아니지만.... 아무 철학도 없이 아집으로만 가득찬 세상의 흐름을 보는 것을 참으로 괴롭기만 하다.
시간의 얼굴 급작스럽게 흘러가는 시간의 얼굴을 보다.
Still life - A7R with 보이그랜더 녹턴 40mm F1.4 보이그랜더로 보이그랜더를 찍다. Nokton 40mm F1.4 요즘 렌즈들에 비해 해상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조리개를 조으면 이정도의 선예도는 나온다. 정물 촬영에서도 활용 가능한 수준. 올드 렌즈들의 재해석... A7R이 발매된 이후 매우 활발해지고 있는 움직임이다. SLR클럽 소미동 유저들은 하루에도 몇십개씩 이종 교배의 결과물을 리포트하듯 올리고 있다. 물론 NEX 시리즈를 필두로 쏟아져 나온 APS-C 사이즈 센서의 미러리스 카메라에서도 이종교배는 많이했지만 풀프레임 미러리스인 A7/A7R의 발매는 올드렌즈들을 원래 화각으로 즐길 수 있다는 의미에서 폭발적 반응을 끌어내고 있는 듯 하다. 물론 렌즈의 해상력이 신형세서의 해상력을 따라가지 못하는 면이 크지만 현행의 렌즈들과는 다른 묘사를 가..
Strange games of light 저 아파트의 벽이 인화지였다면 거대한 레이오그라피가 만들어졌겠지? 일상에서 가끔 만나는 맘에 남는 풍경 그것이 다른 사람의 마음에도 남게 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자신의 것을 만들어가면서 그것이 자연스레 다른 사람의 마음을 울리게 만드는 것. 그게 결국 예술이라는게 되지 않을까. 자신의 마음과 다른 사람의 마음 사이에 연결 고리를 만드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인 것 같다. 그래서 예술이 어려운 건지도.
오후의 습작 강운구 선생님께서 내 사진에 대해 너무 세련되서 현실감을 상실한 부분이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이제야 그게 무슨 말씀이었는지 조금은 알 것 같다.
퇴근길 차 수리를 맡긴 관계로 요며칠 버스로 출퇴근을 하고 있는데 맨날 차타고 휭~ 하고 다닐 때는 몰랐던 풍경들이 눈에 들어온다. 특히 학교에서 버스 정류장까지 가는 길에 가로 질러야 하는 중앙시장의 풍경들이 가슴에 남는다. 가족들의 저녁상을 위해 장을 보는 어머니부터 마지막 남은 것들을 떨이로 팔려는 할머니들까지.... 생활의 모습이 그냥 그렇게 아름답다. 탁상공론을 벌이고 있는 비생산적인 누구들에 비해 이 모습은 얼마나 에너지 넘치고 순수한가. 덕분에 머리 속에 쌓인 때를 한거풀이나마 벗기고 돌아가는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