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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카슨 녹스(Nox) - 윤경희의 분더카머와 닮은 책 올해 읽은 책중 딱 한권만 남기라면 망설임 없이 윤경희의 분더카머를 선택하겠다. 파편화된 기억의 조각들, 여러 가지 색으로 빛나는 그 유리 파편들을 섬세하게 엮어 원래 형태와는 다른 아름다움을 가진 스테인드글라스로 완성한 듯한 책이었다. 앤 카슨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 그가 오빠의 죽음을 추념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이 책에 대해서도 아예 몰랐다. 하지만 이 책의 옮긴이가 윤경희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구입했다. 그가 강의하고 있다는 대학에 찾아가 청강을 해보고 싶을 정도로 나는 그의 글에 매료되었고 그가 옮기기로 한 책이라면 분명 내 맘에도 들 거라고 생각했다. 이 선택은 나쁘지 않았다. 연결되지 않을 이미지와 글이, 홈과 모양이 맞지 않는 조각이 끼워진 듯 부자연스러운 흐름이 위태롭게 이어지다 어느새.. 더보기
보통 일베들의 시대 일베라는 공간에 한정되어 있었던 혐오의 대상들은 어느샌가 사회 곳곳으로 퍼져나가 문화의 일부로 녹아들어 버렸다. 일베에서 사용하던 용어가 일상어처럼 들리고 그들이나 할법했던 혐오스러운 생각들이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일베는 어디에나 있다. 이 책은 일베의 기원부터 작금의 상황에 이르기까지의 전개 과정을 세세하게 고찰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 커뮤니티들에 대한 세밀한 분석은 그 부분에 대해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꽤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글쓴이가 여러 자료들의 검토해 도출해낸 결론들에 모두 동의하긴 힘들지만 한달음에 읽어낼 정도로 흥미로웠고 이런 부분에 무지한 사람들이 현 세태를 이해하는데 꽤 도움이 될 거란 생각이 들었다. 일베를 패륜아들이라 욕하고 기피하는 것 정도로.. 더보기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우리는 아직도 낙원구 행복동 혹은 은강에 살고 있는가? 낯설기만 해야할 197X년의 은유가 왜 아직도 2000년대를 살고 있는 우리의 가슴을 무겁게 하는가? 조세희 작가님의 난쏘공 연작을 다 읽어본적이 없다는 생각에 2주전 서점에서 구입해 오늘에야 다 읽었다. 처음 이 작품을 접했을 때 처럼 여전히 내 마음은 무거워져 온다. 나는 신애 동생의 친구처럼 시대와의 타협을 하고 있었던 것인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