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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y/Just sn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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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 snap - 정오의 라이더 태양이 표준 자오선을 지나며 정확히 90도로 빛을 내려 꽂던 시간. 붉은 마음의 라이더는 거침없이 달리고 싶었더랬다. 실제 시속은 10km 남짓 밖에 되지 않더라도, 뒷차들이 아무리 경적을 울려도 그는 그만의 길 위에서 질주한다. 그 마음은 이미 제로의 영역.
Just snap - 삶의 군더더기를 잘라내며 복잡하고 무의미한 요소를 배제하는 것이 고전적인 사진 프레이밍의 기본. 그래서 사진을 마이너스의 미학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오래된 갯바위에 더덕더덕 붙어있는 따개비처럼 내 의식을 잠식한 무의미한 군더더기를 떼어내고 단순했던 원래 모습을 회복하고 싶다. 사진을 닮은 삶을 살고 싶다.
Just snap - 반가사유인 골동품상 안의 한 사내가 반가부좌를 틀고 현대판 수인을 맺은 채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있었다. 부처님 손 위에 핸드폰을 올려놓으면 좋을 것 같았다.
Just snap - 오직 민생 오직 민생이라. 오로지 민생에만 신경썼는데도 물가가 이렇게 폭등하고, 무역수지 적자는 역대 최고치를 찍고 있으며 사회약자층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은 대폭 삭감되고 있는건가.... 그럼 우리의 상상을 아득히 초월할 정도로 무능하다는건데. 차라리 오직 민생이라는 말이 상황 모면을 위한 거짓말이었으면 좋겠다.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어느쪽도 바람직하진 않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오직 민생이라는 슬로건을 갖다 걸 수 있는 이분들의 멘탈이 존경스럽다. 무능은 불법이 아니니 처벌 받지 않는다는 자신감에서 쓰는 레토릭인가. 정치란 그런 것인가. 아니 애당초 그들이 말하는 국민과 내가 혹은 우리가 아는 국민이 다른 대상인가. 여기서 민생이란 내가 알고 있는 그 민생이 맞는가.
Just snap - 계묘국치일 풍경 계묘국치일 풍경. 어르신들은 시간을 거꾸로 돌리길 바라셨고 그 결과 대한민국은 식민지 시절로 회귀하고 있다. 을사조약이 체결된 그해의 분위기에서 을씨년스럽다는 말이 나왔듯이 우리나라 위정자들은 대체 어느 나라를 위해 일하는지 모르겠다는 뜻에서 계모스럽다는 말이 나오게 될게다. 모든 계모가 자식을 차별하는건 아니겠지만. 계묘년의 우리나라 외교는 자식을 차별하는 계모같다. 을씨년스럽다 - 을사조약에서 유래 을씨년은 1905년 을사년에서 나온 말이다. 우리나라의 외교권을 일본에 빼앗긴 을사조약으로 이미 일본의 속국이 된 것이나 다름없었던 당시, 온 나라가 침통하고 비장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조약이 체결된 1905년 11월 17일 이후로 몹시 쓸쓸하고 어수선한 날을 맞으면 그 분위기가 마치 을사년과 같다고 해서..
Just snap - 간격과 속도 친하게 지낸다고 상대의 모든 것을 안다는 투로 말하고 행동하는 이, 기억을 자기 편한 쪽으로 쉽게 왜곡하는 이, 과도한 자기 확신을 갖고 있는 이. 버겁다.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간격과 속도. 남을 탓하기 전에 스스로를 단속해야 할 때임을 깨닫고 자중해야겠다.
Just snap - 불가구약 대한민국을 정상화하기 위해선 대체 어떤 약을 써야할까? 이미 불가구약의 상태일까?
Just snap 정치인들에게 국민은 무엇일까? 그걸 몰라서 묻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