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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travagance hobby/In vino verit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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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위스키 한잔으로 마무리 좋아하는 모양의 글라스에 위스키 한잔. 이렇게 오늘 하루도 마무리 된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 저녁 달달한 와인 한잔으로 마무리, 문스트럭 모스카토 블렌드 작년 추석 마지막 날은 집 앞 까투리에서 생맥을 마셨는데 올해는 마트에서 사온 15000원짜리 화이트와인으로 마무리. 달달한게 술술 넘어가서 좋다. 와인 이름은 문스트럭, (사랑에 빠져) 약간 이상한(미친 것 같은).... 라는 뜻이란다.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실연의 달콤함이야 있겠냐만은 도라지 위스키는 구하기도 힘드니 이걸로 그 느낌을 찾아보련다. 내일부터 다시 시작될 일상이 한 순간의 씁쓸함도 없이 지극히 달달하기만 바라며(말도 안되는 바람이겠지만).
버번 위스키 러셀 리저브 10년 와일드 터키의 마스터 디스틸러 러셀 부자가 이름을 걸고 만드는 스몰 배치 버번위스키. 10년 숙성이라는 게 스카치위스키 쪽에서는 그리 대단한 게 아니지만 버번위스키 중에서는 상당히 고숙성이다. 사실 구하고 싶었던 건 러셀 리저브 싱글 배럴이었지만(가격이 비슷해 모두들 싱글 배럴을 추천한다고) 우연히 들렀던 양주 전문 매장에 있는 게 이것밖에 없어서 꿩 대신 닭이라는 맘으로 가져왔다. 스카치만 주로 마셔왔기 때문에 버번의 진가는 잘 모르지만 러셀 리저브의 경우는 워낙 좋은 술로 정평이 나있어서 한번 경험해보고 싶었다. 이렇게 보니 코퍼 독이나 몽키 숄더 같은 술병의 디자인이 러셀 리저브랑 많이 닮아 보인다.
기네스 서징 기네스를 잔에 따르면 폭포수처럼 흘러내리는 듯한 형상을 볼 수 있는데 이를 서징이라고 한다. 부드러움과 씁쓸함 사이의 균형감이 가장 좋은 흑맥주. 캔에 들어있는 기성품이 이정도인데 생맥주는 얼마나 맛있을까. 집 근처 쑬퍼마켓에 기네스 생맥주를 파는 것 같으니 맛보러 가야겠다.
태풍 오마이스가 지나간 날 저녁은 보쌈에 제임슨 제임슨이 맛있었던 건 어제의 피곤 탓이 아니었을까 싶은 의구심이 들어 오늘은 보쌈을 시켜서 다시 한잔. 커~~~ 오늘도 끝내준다. 아무래도 이 녀석이 내 입에 딱인 듯. 절친 곽군이 아일랜드의 이과두주가 아니냐는 댓글을 달았던데 표현이 찰떡같다. 악마 같은 놈들아 너네 때문에 내가 술만 는다 정말. 지옥의 가장 뜨거운 자리가 너네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태풍 오마이스와 짬뽕과 가성비 아이리쉬 위스키 제임슨 태풍 부는 날 짬뽕 한 그릇 시켜서 제임슨 한잔. 근데 이 저렴한 위스키가 왜 이리 입에 촥 감기는지. 아이리쉬 위스키의 걸작이라고 불리는 이유가 있구나. 동일 가격대 제품 중 최고의 맛을 보여준다. 그리고 짬뽕에 위스키가 이렇게 잘 어울릴 줄은 상상도 못 했네. 달짝지근한 탕수육과도 환상의 페어링. 어쩌다 보니 우중 음주의 새로운 경지를 깨달은 것 같다.
한여름의 기네스와 순대, 기네스 와퍼는 너무 먼곳에 이마트에 기네스와퍼 콜라보잔 패키지 세트가 있길래 사왔다. 이렇게 더운 날 점심 차가운 기네스 한잔의 유혹은 못참지. 기네스 와퍼로 햄맥을 해야할텐데 통영에는 버거킹이 없다. 제일 가까운게 거제 아니면 사천. 지방 소도시 거주민의 비애로구나 ㅜ_ㅜ(기네스와퍼가 아직 팔긴하나? 마지막으로 먹은게 작년이었던 것 같은데). 정화 순대에서 포장해온 순대가 흑맥주와 생각보다 잘 어울려서 다행이었다.
어쩌다보니 이제야 방학식 - 고성곱창 대창구이와 양밥과 테라 방학하면 대창구이에 낮맥 한잔해야지 하며 벼르고 있었는데 이상하게 바빠서 5일이나 지나버린 오늘에야 뜻을 이룰 수 있었다. 점심 시간이 살짝 지난 오후 두시, 집 근처에 있는 고성곱창에 가니 예상대로 손님 없이 쾌적한 상황. 여유롭게 대창을 구워서 테라 한병을 비우고 돌아왔다. 술 중의 술은 낮술이어라. 딱 좋을만큼 기분이 업된 상태로 집으로 돌아와 맘 편한 오후를 보내니 방학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원래대로라면 스핀바이크를 두시간 정도 타야하겠지만 내일 있을 코로나 접종을 핑계로 한껏 게으름을 피우며 소파와 혼연일체가 되어 평소라면 절대 보지 않았을 퀴어영화 콜미 바이 유어네임을 봤다. 긴장감 속에서 정신없이 살아왔으니 하루쯤은 이래도 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