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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gmentary thou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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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와 청소노동자와 입학사정관제의 상관관계 연세대학교 재학생 3명이 학내 청소 및 경비 노동자들의 집회로 인해 학습권을 침해당했다고 노조를 고소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 소식을 듣고 나는 우리나라 대입이 완전히 실패했다는 절망감을 느꼈다. 고소한 학생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 수가 없어 추측에 불과하지만 지금 재학생이라면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합격했을 가능성이 높고 그들은 분명 대입 필수요소인 자기소개서의 3번 질문인 학생시절 실천한 나눔과 배려에 대한 내용을 누구보다 멋지게 채워넣었을 이들이다. 대학교 입학 전에 타인에 대한 이해심과 배려심, 봉사정신이 그렇게 투철했을 인재들이 연세대학교에 입학해 몇년을 지내면서 청소노동자들이 왜 시위를 하는지를 이해하고 배려할 마음을 완전히 버려버린채 오직 자신들의 수업에 방해가 됐다는 이유만으로 고소할 정도라..
내각책임제을 향한 무서운 열망 상식 이하의 지도자가 선출되는데 상당히 기여를 했거나 은근히 그의 당선을 바랐을 정치인 중 민주당 계열도 상당히 많았을 것이다. 대통령 중심제의 부당함을 어필하기 딱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꿈은 언제나 내각책임제의 달성에 있었다. 옆 나라 일본처럼 지역구를 물려받으며 대대손손 정치인 집안으로써 승승장구할 수 있는 시스템의 완성. 얼마나 가슴이 설레겠는가?(몇 년 전 문희상의 아들이 지역구 세습 논란으로 내홍을 빚기도 했다. 나는 그 사건을 기득권이 시도한 일종의 간보기라고 봤다.) 정치인의 역량과 건전성이 보장되는 나라에서는 대통령 중심제를 하든 의원내각제를 하든 아무 상관이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다. 계속해서 꽝을 뽑더라도 언젠가는 한번 대단한 리더가 나와 우리나라의 전기를 마련해..
불가근 불가원 不可近 不可遠
민주당이여 제발 선거 끝나고 개표 들어갔으니 속 시원히 말한다만 이후보가 이기든 지든 민주당은 각잡고 반성하시라. 깜도 안되는 후보와 초박빙으로 싸울 수 밖에 없었던 건 기울어진 언론 지형, 사법 권력의 지원 때문이기도 하지만 당신들의 미적거림이 빌미를 준 것이 제일 크다. 하는 꼬라지 보면 또 승리에 도취되어 줄이나 서고 희희낙락하고 있을 것 같아 속에서 천불이 난다. 언제까지 우리들이 밤잠을 설치며 들고 일어서야 하며 새벽의 칼바람 같은 스트레스를 참아가며 니네들을 비호해줘야 정신 차릴 것인가? 언제까지 스스로 벼랑 끝으로 달려가 놓고 국민들이 살려주십시오 하는 말만 반복할 것인가? 혹여 대선에서 승리한다해도 남아 있는 보궐선거, 지선, 2년 뒤의 총선은 절대 당신들에게 쉬운 판이 아닐 것이다. 이 승리는 정치병자라..
유리 같은 평화 지금 우크라이나의 상황이 주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모두가 깊이 고민했으면 좋겠다. 거대한 욕망 앞에서 평화는 너무 쉽게 깨져버린다. 강 건너 불 구경 하듯 볼 일이 아니다.
멈췄던 시간이 다시 흐른다 교사가 되고 나서 15년간 한번도 쉬지 않고 담임을 맡았기에 하고 싶으면 언제나 할 수 있는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통영여고에서는 인성부장으로 2년을 구르고 나서야 겨우 쟁취할 수 있는 쉽지 않은 자리였다. 전근+코로나+인성부의 삼단콤보로 인해 교사로서의 삶이 멈춘 것 같이 느껴졌던 지난 2년.... 이제 시간이 다시 흐른다.
모래톱에 서서 올 2월은 다른 해보다 더 갑갑하네. 역시 이곳과는 전혀 안 맞는 것 같아. 숨 죽이며 어떻게든 버티다 기회가 되면 탈출해야겠어.
당연한 것들이 당연하지 않게 여겨지는 시대를 살아가며 오늘 시험과도 같은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진행자 분께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없냐고 묻길래 '제 사진이 스테레오 타입이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누구나 알만한 이야기를 왜 계속하고 있느냐에 대한 질문을 받은 적도 많습니다. 하지만 당연한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시대이므로 누군가는 모두가 알고 있을지도 모를 그 이야기를 계속해 나가야 합니다. 저는 앞으로도 그러할 것입니다.' 라고 사족을 붙였다. 결과의 유불리를 떠나 가슴속에 있는 이 한마디는 꼭 전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