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 첫날. 이 날을 잘보내야 한다. 사실 방학의 처음이자 마지막과도 같은 날이다. 뭘해도 즐거워지는 이 설레임은 딱 이 순간 밖에 머무르지 않기 때문에. 다른 날들은 끝으로 향하는 시간의 속도감에 절망하며 하루 하루 그저 그런 기분으로 보낼 뿐이다. 코로나 시국이 한창일 때 샀던 코닥 스니커즈를 처음 꺼내 신고 혼자 발걸음도 가볍게 진주로 향했다(새신발이 까슬 까슬해서 뒷꿈치 다 까졌....). 칠암동 현대아파트에 차를 세우고 남강다리를 넘어 밥먹으러 갔다. 기린짬뽕이라는 곳에 가보려고 했는데 몇달을 버티지 못하고 폐업한 모양이었다. 그렇다면 야끼토리아오이 아니면 톤오우뿐. 장대동 골목길을 지나는데 쌀강쉐이 한마리가 단잠을 자고 있었다. 나는 개파가 아니라 고양이파지만 이렇게 귀여운 장면은 그냥 지..
진주 톤오우에서 브라운가츠(신메뉴인듯 지난번에 갔을때는 못봤음). 등심카츠에 데미그라스에서 변주한 듯한 소스가 뿌려져 나오는데 경양식과 일식 돈가스의 장점이 잘어우러져서 맛있게 먹었다. 돈가스에 생맥주는 더할나위 없는 조합. 입으로부터 행복이 쉴새없이 샘솟았다. 돈가스 먹고 힘내서 진주 이곳 저곳을 방랑하다가 진주성 앞에 있는 커피하우스민에 들렀다. 결혼하기 전에 진주에서 가장 좋아했던 카페였는데 위치를 진주성으로 옮겼던 때 부터 한번도 못갔던 것 같다. 몇년전에 다시 원래 건물로 돌아온 걸 보긴 했는데 가봐야지 하면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보니 10년만의 방문이 되버렸다. 이젠 카페 곳곳에서 세월이 완연하게 느껴졌지만 총각 시절에 좋아했던 분위기가 많이 남아 있어 좋았다(원형계단도 그렇고 벽을 안쪽으로 파..
만화 고독한 미식가와 드라마의 고로상 캐릭터 사이에는 꽤 넓은 간극이 있다. 드라마의 고로상은 다른 이와의 어울림을 즐기진 않지만 나름 유쾌한 느낌, 하지만 만화상의 고로상은 좀 더 시니컬하고 자기 기준이 강하다. 일로 사람들을 대하며 자신을 깍아나가야 하는 삶을 보상 받는 수단으로 그가 택한 것은 혼자만의 한끼다. '시간과 사회에 얽매이지 않고 행복하게 배를 채울 때 잠시동안 그는 제멋대로가 되고 자유로워진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신경 쓰지 않고 음식을 먹는다는 고고한 행위, 이 행위야말로 현대인에게 평등하게 주어진 최고의 치유활동이라 할 수 있다. ' 요근래 내가 대체 뭘하고 싶은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제멋대로인 사람들 속에서 치여왔다. 그들의 눈을 보고 말을 들으며 정말 내 삶의 순간들이..
밑젖음도 있고 튀김옷과 고기가 분리되기도 한다. 그래도 고기가 부드럽고 튀김은 바삭하며 균형감 있게 맛있으니 됐다. 오랜만에 일식 돈가스 먹으니 그냥 좋을 수 밖에. 통영에도 식탐이라는 수제일식가츠 전문점이 있지만 내가 극혐하는 노키즈존이라 가지 않은지 1년쯤 된 것 같다. 마음을 두고 자주 갈만한 괜찮은 돈가스 전문점이 새로 생겼으면 좋겠다. 야끼니꾸 전문점 새벽네시에서 초저녁에 빨리 마시고 돌아왔다. 좋아하는 형과 대화를 나누느라 음식 맛은 제대로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이 집은 갈때마다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
(연수나 출장 등의 일로) 혼자서 진주에 가야할 일이 있으면 동성로 거리에 있는 아오이의 닭꼬지덮밥이나 그 옆에 있는 톤오우에서 프리미엄 안심가츠를 먹는다. 혼밥하기 딱 좋은 곳이라 눈치 볼 필요도 없고 맛도 좋다. 오롯이 음식 자체에만 집중하며 먹을 수 있기에 평소에는 몰랐던 미묘한 맛까지 느끼며 대단한 미식가가 된 듯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친다. 밥을 먹고도 시간이 남으면 차없는 거리를 통해서 진주시내를 한바퀴 돌다가 교육청까지 걸어간다. 근처에 오래전 폐교된 배영국민학교 건물이 있는데 돌아가신 아버지의 마지막 근무지였기에 볼때마다 기분이 묘하다. 예전에 살던 집이 경남문화예술회관 주차장으로 바껴 사라져 버린 지금 아버지와 관련된 기억이 남아있는 몇 안되는 공간이기에 진주만 오면 이곳을 거닐게 되는지도..
1. 예전에 봤던 만화 시티헌터에 원 오브 사우전드라는 말이 나왔다. 양산품도 모두 미세한 오차를 가지고 만들어지는데 그 중에서 우연이 겹치고 겹쳐 최고의 품질을 가지게 된 하나를 그렇게 부른다고 한다. (뭐 말도 안되는 소리라는건 훗날 알게되었지만) 2. 진주에 행사가 있어 넘어갔다가 시작 전에 밥을 빨리 먹어야했기에 제일 가까이 있던 톤오우에 갔다. 11시 30분 정각에 도착했더니 첫 손님이었다. 주문 후 잠시간의 기다림 뒤에 만난 프리미엄 안심카츠는 겉은 바삭하고 속은 비계살을 다 제거한 수육같은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나름 많은 집의 돈가츠를 두루 섭렵했는데, 톤오우에도 여러번 왔었는데, 솔직히 이런 품질의 안심 가츠는 처음이었다. 첫손님, 첫튀김이라는 프리미엄이 작용한 것일까? 이게 우연히 겹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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