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한주를 보내고 맞이한 금요일. 일주일동안 다이어트 한다고 고생했으니 맥주 한잔쯤은 마셔줘야지. 집안 사람들이 모두 코로나에 걸려서 골골거리고 있다. 힘내라고 모처럼 소고기. 투뿔 등심, 채끝, 안심을 사왔다. 등심도 꽤나 두꺼운 걸로. 고기 질이 좋으니 자이글에 구워도 부드럽다. 육향도 좋고. 채끝. 정말 완벽한 굽기. 두말하면 입아플 맛. 2000년대 중반쯤엔 이런게 유행했었다. 양송이를 거꾸로 놓고 구우면 채수가 고이는데 저게 몸에 좋은거라고 ㅎ 실수로 저거 흘리면 갈굼 당했었다. 요즘 고기집에서는 이렇게 구워주는걸 거의 못본 것 같네. 마지막은 투뿔 안심. 시어링이 너무 잘됐어. 화룡점정. 정말 부드러웠다. 다른 소스 필요없이 소금만 조금 찍어 먹으니 극락. 사진보니 또 먹고 싶어진다.
한동안 몸무게 신경 안쓰고 잘먹고 다녔다. 코로나 핑계로 운동도 안했고. 만나는 사람마다 살쪘다고 해서(항상 말하지만 오랜만에 만나서 살쪘니 얼굴 좋니 그런 말 하는거 아니라니까. 그게 덕담이 아니예요 여러분! ) 스트레스 받다가 멕시카나 치킨에 클라우드 살얼음 맥주로 최후의 만찬을 즐기고 2023시즌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나이가 드니 다이어트하는게 나날이 힘들어진다. 예년과 비슷한 강도로 하다가 체력이 많이 떨어지는게 느껴져 약간 순한 맛으로 전환했다. 5일간의 다이어트 후 금요일, 잠시 쉬어가는 치팅데이. 모처럼 킹크랩을 포장해다 먹었다. 수율이 많이 아쉬웠지만 킹크랩은 킹크랩, 살의 단맛은 좋았다. 그래도 이 돈주고 이 퀄리티면 그냥 대게를 먹는게 나을 뻔 했다 싶은 생각도 들었다. 맨날 포장해다 ..
죽림 통영의 밤, 모듬전이 맛있다는 소문을 듣고 다녀왔다. 내 취향과는 동떨어져 있는 전형적인 포차스타일의 인테리어였지만 넓고 깨끗해서 좋았다. 너무 기름지지 않아 안주로 좋았던 보쌈. 조금만 더 두텁게 썰었으면 볼륨감이 느껴져 좋았겠다 싶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내 취향일뿐. 간간해서 좋았던 보쌈김치. 다양한 종류의 막걸리를 팔고 있어 사장님께 뭐가 맛있냐고 여쭤봤더니 느린마을 막걸리를 추천해주셨다. (빈센조에도 PPL로 등장했었다고 하는데 드라마를 안봤다.) 개인적으로 막걸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그건 대학시절의 경험이 트라우마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술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그때 체육대회 등의 과행사만 있으면 말통에 받아온 막걸리를 선배들의 강권으로 오바이트 할 때까지 마셔대곤 했으니 좋아할..
퇴근 후 소소책방에 들렀다가 맞은 편 고향식당에서 조경국 방주님, 유작가님과 가볍게 식사를 했다. 흑돼지두루치기가 맛있다는 조방주님의 말에 한입 먹어보니 다른 집 두루치기들과 달리 두툼하게 썰어낸 고기의 쫀득함과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식감이 장난이 아니었다. 양념의 간도 딱 적절했고. 집 근처였다면 맨날 가서 먹었을법한 밥도둑 반찬이었다. 초콜릿 공방 망경살롱의 팥빙수. 일견 평범해보이지만 한숟가락 떠보면 차이를 느끼게 된다. 저 입자감을 보라. 한입 먹으면 일반 빙수와 다른 텍스처에 감탄하게 된다. 이것이 진정한 눈꽃 빙수. 비주얼도 끝내주고 맛도 좋은 토마토 빙수. 파스타를 먹는 듯한 묘한 풍미. 집에 돌아와서 교촌허니순살과 긴카코겐 살얼음맥주. 일주일의 피로를 풀어주는 황금빛 넥타르로 이번주도 끝~
메바에소에서 배달을 시작했다길래 시켜본 카이센동과 혼마구로동. (해산물과 밥을 따로 포장해서 보내주신걸 덮밥 그릇에 옮겨담았다.) 워낙 실력있고 식자재도 좋은걸 쓰는 집인데다 통영에서 카이센동을 먹어보는건 처음이라 기대가 너무 컸었는지 조금 아쉬웠다. 이것보다 훨씬 잘한다는 걸 알기에 이날 사장님 컨디션이 좀 안좋으셨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 분명 실력으로는 운단수산이나 오복수산 같은 곳 못지 않게 하실 것 같은데. 메바에소는 배달보다는 직접 가서 먹어야 진가가 발휘되는 것 같다. 오랜만에 컵사케 한잔. 맛은 소소했는데 컵이 예뻐서 필통으로 잘 쓸듯하다 ㅋ 역시나 금요일 치팅데이에는 살얼음맥주가 제격. 유동비어리카노는 커피맛이 강해서 살얼음 맥주에는 어울리지 않았다. 곰표맥주는 역시 살짝 얼려먹을때 ..
죽림 식당가를 지날때마다 궁금했던 참나무장작구이통닭에 드디어 다녀왔다. 장작불 위에서 끊임없이 돌아가고 있던 통닭들. 기름기가 쫙 빠진 담백한 닭을 맛볼 수 있었다. 밖에서보면 비닐하우스 느낌의 가건물에 불과한데 안에 들어가보면 생각보다 더 넓고 아늑하다. 서해 대천 해수욕장 인근의 조개구이집에서 받았던 인상과 비슷해 통영을 잠시 떠나온 듯한 기분이 들어 좋았다. 문을 개방해놔서 그런지 환기도 잘되었고 밀폐공간이 주는 답답함이 없었다. 코로나 시국에 잘 적응한 식당인 것 같았다. 기본찬으로 치킨무와 겉절이 김치, 오뎅국물과 소스, 소금이 제공된다. 야채한방통닭, 기본메뉴인 참나무한방통닭에 야채가 더해진 메뉴인데 4000원 더 비싸다. 닭은 정말 담백하게 구워져있다. 바삭한 껍질과 촉촉한 속살의 조화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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