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재촉하는 비가 아침부터 촉촉이 아니라 눅눅할 정도로 쏟아졌다. 바람까지 미친듯이 불어 마치 여름철의 장마비를 보는 듯한 느낌. 비오는 날 사진 찍는걸 좋아하는 나로서는 반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으나 아침부터 비를 맞아가며 사진을 찍고 있는 선생이 신입생들 눈에는 이상해보였으리라. 그들과는 다르게 이런 모습을 3년간 봐온 우리반 애들은 그냥 태연스레 찍히고 지나갔지만. 입학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엄청나게 찍어온 그들의 사진을 어떻게 엮어내야할지 생각해보니 막막하기만 하다. 입시도 입시지만 추억의 마무리도 온전하게, 멋지게 해냈으면 좋겠는데. 올해는 정말 여러모로 바쁘겠구나.
변함없는 전속모델인 김민정. 3년동안 같은 반으로 가르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참 기쁘다. 내 손을 1년 떠났다가 돌아온 이창훈. 눈빛이 깊어진 만큼 모든 부분에서 성장했기를. 종교가 같아서 동질감을 많이 느끼는 김다현. 10년 뒤에 신부가 된 모습을 사진으로 담고 싶다. 내가 지고 있는 가장 무거운 짐 서정민. 이 녀석의 완성을 보고 싶다. 처음 맡아보는 장현태. 시작부터 반장이야. 잘 몰랐는데 일을 잘해서 깜짝 놀람. 웃는 얼굴이 어울리는 강나경. 자는 모습도 완전 귀엽지만 올해는 깨어있는 모습을 더 자주 보고 싶군. 1년만에 우리반으로 복귀한 천유민. 자신이 커다란 잠재력을 품고 있음을 깨달아주길. 역시 1년만에 돌아온 김하늘. 당사자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제자임. 사진..
이런 저런 이유로 전입도 전출도 많았던 우리 학년. 어제 또 한명의 제자를 보냈다. 졸업할 때까지 잘 데리고 있고 싶은게 담임의 욕심이기에 중간에 떠나보내야 하는 경우 마음이 참 많이 아프지만 이번에는 나쁜 일도 아닌 자기의 진로를 능동적으로 개척하기 위해 선택한 것이라 그나마 가벼운 마음으로 보낼 수 있었다. 생각해보니 포트레이트 한장 예쁘게 찍어준 적이 없는 것 같아 마지막으로 한장을 담았다. 선화야 2년동안 성실하고 착하게 지내줘서 너무 고마웠다. 나중에 꼭 머리하러 갈게. 떠나보내기전 함께 찍은 마지막 단체 사진. 어디가서든 고성중앙고 2학년 3반 잊지말고 건승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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