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ght Review
핫셀블라드 500CM+ CFVII 50C
coinlover
2025. 1. 7. 21:58
대학생 때 모양이 너무 예뻐서 들였던 핫셀블라드 500C/M. 필름매거진에는 언제 로딩해놨는지 모를 필름이 감긴채 십수년간 방치되어 있었다. 지금의 내겐 필름을 사용할 만한 여유도 끈기도 남아 있지 않으니 CFVII 50C를 사지 않았다면 영원히 관상용으로만 남았을 것이다. 자동 초점을 지원하는 본체(907X)가 있는데 굳이 옛날 수동 카메라에 디지털백으로 달아 활용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했건만 심심해서 한번 들고 나가봤더니 의외로 찍는 재미가 쏠쏠했다. 필름 카메라가 아닌데도 한컷 한컷에 신중해지니 결과물을 떠나 찍는 과정 자체가 대단한 만족감을 주더라. 대부분의 작업은 35mm 판형 미러리스로 하고 이 비싼 중형카메라는 취미용으로 쓰다니. 호사도 이런 호사가 없다.
나온지 수십년된 카메라 및 렌즈와 디지털백의 조합은 디지털과 아날로그 중간쯤에 존재하는 묘한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핫셀디지털이 장노출에 그리 좋다고 하니 조만간 바닷가에 한번 나가봐야겠다. 예전에 쓰던 ND 필터는 어디 짱박혀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