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마음 속에 숨겨진 작은 방 하나쯤은 있는거다.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을 때 세상의 수많은 악과 질병이 퍼져나갔지만 그 안에 희망은 남아 있었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안에 있는 숨겨진 방을 발견했을 때는 희망의 존재를 따지지 말고 그냥 열지 않는 것이 최고다. 괜한 호기심은 화를 부르기도 한다. 그 마음의 방을 그냥 인정하고 지나칠 줄 아는 여유를 지니자. 사람의 마음에 대한 호기심이 너무 강한 것이 나의 단점 아니었던가?
사진 얘기 참 많이 하는데 하는 김에 하나 더 할까? 이제 사진기 잡은지는 16년 되었고 본격적으로 찍기 시작한지는 9년되었다. 배움에 목말라 이리 저리 사진 세미나도 많이 쫓아다녔고,하나의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서울로, 부산으로 바쁘게 돌아다니기도 했다. 또 요상하게 요즘 시대에도 그 위대한 브레송을 좋아한다. 그래서 자기가 찍는 사진이 브레송의 답습임을 알지도 못하면서 그를 쓰레기라고 부르는 사람에게 너는 뭘 아냐고 한마디 쯤은 한다. 걍 넋두리 라고 생각하시오. 혼을 담은 사진을 찍으라. 참 멋진 말이다. 자신의 혼까지 불살라 사진을 여기까지 끌어올려 놓은 위대한 거장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걍 사진은 찍는 것, 그리고 찍히는 것, 걍 커피도 타는 것, 그리고 마시는 것, 걍 와인도 따르는 것, 그리..
사진이란 행위는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것. 내 인식의 틀안에서 세상을 보는 것. 이기적인 인식이 아니라 내 안에서 넓어져 가는 세계를 보는 것. 아무리 이타적인 시각을 가진다고 해도, 나의 틀을 깬다고 해도 그것이 내 안에서 품어지는 것은 변함이 없는 사실. 결국 중요한 것은 나 자신. 그러므로 사진은 끊임없이 나 자신을 보며 끊임없이 나를 외치는 것. 세상의 그 수많은 프레임과 인식들을 받아들이고 걸러내어 내게 맞는 것으로 만들어 내는 지적인 유희. 내가 사진에 매료된 이유는 바로 그것.
직소 퍼즐이 제자리를 찾아 갈 때 드는 그 느낌. 딱딱 합이 맞아 떨어지는 것 같은 그 충만한 감정.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 합이 맞는 그 몇개의 일들. 그것들이면 하루 하루가 충분히 즐겁고 아름다워진다. 내가 속한 환경에서 조형된 나라는 퍼즐에 합이 맞는 직장 합이 맞는 와이프 합이 맞는 친구 합이 맞는 취미 이와 같은 것들을 맞춰나가는 것. 어찌보면 인생은 그 합을 맞춰 나가는 과정.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마음들이 존재하고 있으며 찾는 마음만큼 찾아지는 마음이 있을 거라고 믿는다.
내가 소중하게 생각해왔던 사람들과의 단절. 너무나 힘들 것이라 생각했던 그 일이 생각보다 힘들지 않음에 놀라며 나는 정말 단정한 평화로움을 맛보고 있다. 사람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잘못 알고 있었던 지난 날. 사람들 속에서만 나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거라 생각했던 것은 모두 모자랐던 나의 착각. 결국 내게 가장 소중한 것은 나였고 나를 가장 잘알고 위로할 수 있는 것도 나였다. 나를 정확히 바라보는 것. 그것만이 지금의 내게 중요한 것. 지금의 단절은 결국 한단계를 뛰어넘기 위한 숨고르기. 나는 또 하나의 나를 넘어 저 너머에 있는 지평으로 달려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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