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독일민주공화국의 모든 사람들은 역사를, 역사의 유산과 그 무관심, 모순을 인지하고 있었다. 어떤 이는 그것에 분개했고, 어떤 이는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활용하려 했으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넘기고 살아남는 데만 집중했고, 소수의 사람들, 아주 소수의 사람들만이 밤낮으로 역사를 마주하면서도 품위있게 살려고 노력했다. - 벤투의 스케치북, 존 버거 이후의 역사는 다들 아시다시피 히틀러의 등장이다. 가장 민주적인 헌법을 가지고 있었던 독일 바이마르 공화국 국민들이 스스로 가장 무능하고 악한 지도자를 선택하고 2차대전의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려 들어갔다. 이런 비극에서, 실패한 지난 역사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우는가? 지금의 우리나라와 별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싶어서 꺼림칙하다.
버려진 것들에서 고통과 더불어 매혹을 느낀다. 시선, 손길, 발걸음이 닿지 않은 곳, 그리고 침묵하는 것들에 신경이 쓰인다. 쓸모없고 때 묻고 낡은 것들에 취향이 있다. 빛바래고 망가져 방치된 사물이 지극히 아름다운 예술 작품이자 풍부한 역사를 간직한 문명의 증거로 보이는 때가 있다. 의미가 희박한 일상의 말들이 시만큼 낯설고 신비하게 들리는 순간이 있다. 어떤 독자도 밑줄 치지 않았을 문장들과 동그라미 치지 않았을 단어들이 그것이 담긴 책 한 권의 무게를 온전히 지탱하는 굽처럼 읽히기도 한다. 내가 그것들에서 감지한 리듬과 그것들이 내게 드러내는 그늘을 신뢰하며, 그것들에 관해 타인들이 먼저 발화한 소량의 말을 참조하면서, 왜 아름다운지 왜 떨리는지 아직은 알 수 없고 말할 수도 없는 까닭을 밝혀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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