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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러버의 다락방

실금이 가고 있는걸 모르고 방치하면 결국 건물이 무너지는 법. 어차피 모든 관계는 누군가의 희생을 전제로 유지된다. 끝맛이 텁텁한 하루다.

통영 죽림에 새로 생긴 철판요리 전문점. 전형적인 일본 선술집 스타일의 가게로 내부는 그리 넓지 않다. 다찌 자리에 앉으면 불쇼도 해주실 것 같은 분위기. 이 집 인테리어의 핵심은 딴거 다 필요없고 문 앞에 앉아 있는 시바. 붙임성 있고 귀여운 녀석. 가까이만 가면 달려들어 애교를 떨더라. 그래서 사진 찍기는 참 힘들었.... 스테이크 먹고나서 우와~ 할 정도로 엄청난 맛은 아니지만 고기는 부드럽고 간도 적절해서 흠 잡을 곳 없이 무난함. 와사비 살짝 올려서 맥주 한잔하기 딱 좋았다. 야끼소바는 엄청 짤 것 같은 비주얼이지만 실제로는 간간한 정도. 생맥주 한잔 8000원. 솔직히 기린이나 아사히나 일본 맥주 맛있는 줄은 모르겠는데 생맥이 이것 밖에 없어서.... 테라 생맥을 이 잔에 따라마셔도 똑같을 것..

진주 신가네밀면, 곱배기 4000원(현금가). 먹으면서도 믿을 수 없었던 가격. 완전 맛있엇던 쑥다쿠아즈와 모히또. 신메뉴 개발에 여념이 없으신 싸롱 사장님. 맨프로토인지 만프로토인지 알아내기 위해 삼각대와 교감 중이신 배원장님.

5개월만에 스시작. 우리 밖에 없던 가게에서 한점씩 올려지는 맛난 것들과 이슬처럼 맑았던 진로 한잔. 참 좋았던 저녁. 몇번이나 갔던 곳이지만 갈때마다 좋다. 그동안은 셔속 확보 때문에 얕은 심도로만 찍어 사진이 아쉬웠는데 어제는 플래쉬까지 챙겨가서 한피스 한피스 무대의 주인공인양 찍어주었다.

모두가 깜이 아니라고 했던 그는 당신을 친구로 두었기에 깜이 된다고 했지만 당신이 깜이라고 이야기 하지는 않았다. 다들 당신은 깜이 된다고 이야기했다. 우리 모두는 깜이 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던 그를 지키지 못했던 부채에 허덕이며 당신을 지키기 위해 앞뒤를 재지 않았다. 돌아보건데 당신은 깜이 되었는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당신 뿐이다.

아들 워드프로세서 시험이 있어 한미전산학원이라는 곳에 데려다주고 시험 보는 동안 주변 산책. 도로포장으로 엉망이었던 시내는 온통 붉은색으로 도배되어 있어 정신 건강에 해로워 보였다. 이마트에 플레이모빌 미스터리 피규어가 들어와 있길래. 원하는 걸 뽑는 데는 실패했다. 북신시장에서 사온 모둠전, 오랜만에 구워본 야끼교자, 비빔면, 곰표맥주. 안경을 새로 맞췄다. 나름 비싼 돈 주고 샀더니 고개를 숙여도 흘러내리지 않아 좋다. 방 창문에 대형 고래 스티커를 붙였다. 진우숯불갈비에서 돼지갈비. 오랜만에 이런 게 먹고 싶었다. 물회에 몽키숄더 한잔. 좋았다. 강구안 두번째로 맛있는 꽈배기집에 앙버터도너츠 사 먹으러 갔다가 품절이라서 바다봄 랑그드샤 아이스크림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갈 때마다 쉬는 날이었던 냥냥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