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아공원가는 길 중간에 위치하고 있어 건물은 자주 보았던 문어통발이라는 식당에 다녀왔다. 문어 한마리를 통으로 넣어주는 문어라면(문어해면)이 유명하다는 얘기를 자주 들었지만 사실 문어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지라 미뤄두고 있다가 딱히 갈곳도 없고 우연히 들러보니 사람도 없고 해서 한그릇 먹고 나왔다. 창문 밖으로 보이는 바다를 보며 따듯한 햇살을 받고 앉아 있으니 참 좋았다. 문어해면 12000원. 문어가 통으로 올라가는데 그리 큰 녀석은 아니었다. 하지만 대단히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식감이 살아있어 엄청 맛있게 먹었다. 사실 라면 느낌은 전혀 없고 짬뽕에 가깝다. 오징어, 홍합, 새우 죽순 등이 들어간 적당히 칼칼하고 불맛이 느껴지는 국물에 가는 생면이 더해져 꽤 조화로운 한그릇을 만들어냈다. 개인적으로는..
내가 어렸던 시절 북경장이라는 진주의 중화요리집과 친분이 있으셨던 어머니는 가끔 그 집의 일을 도와주셨고 호일도시락 안에 (지금은 메뉴에서 사라진) 왕고기군만두를 여섯개씩 담아 돌아오시곤 했다. 아침에 일어나 밥 대신 그 군만두를 먹고 등교하곤 했는데 밤새 식어버렸지만 쫀쫀한 만두피와 가득찬 고기소는 지금 돌아봐도 맛있었다고 느낄만큼 인상적이었다. 한동안 잊고 지냈던 이 추억 속의 맛이 너무 그리워진 것은 호주에서 비슷한 고기만두를 접하고 나서였는데 그 맛을 상기시켰을뿐 디테일은 상이해서 기억에 남아 있는 맛을 다시 경험하고 싶다는 욕망으로 나를 몇년간 힘들게 했었다. 그러다 발견한 것이 강남 신세계 백화점 푸드코트 이안만두의 왕고기군만두인데 기억 속의 비주얼과 거의 흡사해 망설임없이 구입을 했었고 한입..
류가헌에서 사진집 출판 미팅을 해야해서 첩보작전 하듯 조심스레 다녀온 서울. 버스타고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내려 택시타고 류가헌 도착, 미팅을 30분만에 끝낸 뒤 다시 택시를 타고 터미널에 가서 버스타고 바로 내려왔다. 서울까지 가서 이토록 아무것도 안하고 내려온건 진정 처음인듯. 미팅 장소였던 류가헌에서는 2020 온빛사진상 수상자전이 진행 중이었다. 2012년에 온빛사진상을 수상하고 이제 9년.... 새로운 온빛사진상의 사진들을 바라보니 기분이 참 미묘했다. 천천히 전시장을 둘러보며 힘든 와중에도 쉼없이 작업을 이어가는 다큐멘터리 사진가들과 올해 온빛 수상자들의 건승을 기원했다. 류가헌 박미경 관장님께서 온빛사진상 수상 이후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사진가들도 많은데 지금까지 작업을 이어오며 그것을 ..
코로나19 상황이 심해진 이후 모든 것이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중이다. 그것이 올바른 것인가에 대한 걱정은 생존이라는 문제 앞에서 의미를 잃는다. 하지만 과도하게 강조되는 비대면 온라인화의 당위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할 필요는 분명하다. 코로나19 이전으로 절대 돌아갈 수 없을거라는 얘기를 공공연히 한다. 돌아갈 수 없는 것이 아니라 돌아가지 못하게 만드려고 하는 것은 아닌가? 온라인화의 진행으로 모든 것을 독점하기 시작한 관련업자들의 헤게모니를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아닌가? 나날이 심화되는 양극화를 코로나를 핑계로 정당화하려는 것은 아닌가? 위기를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써의 온라인 인프라 구축과 활용은 어쩔 수 없으나 그것만이 우리가 가야할 유일한 길임을 주입식 교육처럼 강조하는 것은 어떤 목적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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