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소설이나 만화를 보면 세계의 원형을 탐구하는데 집착하는 인물들을 만날 수 있다. 이데아를 모방했다는 세계의 불완전한 모습이 아니라 이데아 그 자체, 세계의 본질에 접촉하려는 사람들. 어린 시절에 그런 내용들을 접했을 때는 뭐 저리 쓸데없는 것 가지고 사람을 죽이고 살리고 할까 싶었는데 이 나이 들어 십여년이 넘게 별것 아닌 이미지 탐구에 집중하다보니 그게 그렇게 하찮게 치부할 일은 아니었구나 싶기도 하다. 이제는 구시대적 발상이 되어버렸지만 예술, 혹은 그 하위 분류로써의 사진을 하는 사람들 중 여전히 이미지 너머의 이미지, 이데아의 원형을 추구하는 이들이 있다. 철저하게 파편화되어버린 이 시대에 자기 자신 속으로 침잠해 들어가 모든 것을 개별화시켜버리는 작업들도 결국은 본인 스스로를 포함하고 있는..
전설의 라면으로 기억하고 있었던 라면골드가 한정판으로 재출시됐다. 작년 겨울쯤 모 사이트에서 라면골드 봉지 사진을 보고 기억속의 그 맛이 떠올랐고 너무 먹고 싶어 안달이 날 정도였는데 이렇게 재판이 될 줄이야. 점심 시간에 학교 근처 마트에서 두팩을 구입하고는 퇴근시간만 기다리고 있었다. 원조 삼양라면의 주황색 봉지만 보다가 금색 포장을 보고 이렇게 고급질 수가 하며 놀랐던 칠암동 촌놈 꼬맹이가 40줄에 들어서 다시 맛보게 된 삼양라면 골드. 만삼천원 주고 사놨던 랍스터 꼬리와 왕새우로 육수를 낸 후 스프를 풀어 끓여낸 그 맛은 가히 레전설이라 칭할만한 것이었다 ㅜ_ㅜ 이것은 라면이 아니라 하나의 요리. 요즘 먹던 다른 라면들에 비해 얇고 탄력있는 면발에 깊은 해물 육수가 더해지니 이건 뭐. 근데 사실 ..
비가 소록 소록 내려서 초록빛이 선연하게 살아난다. 봄의 여린잎이 보여주는 부드러운 녹음은 어떤 풍경도 사랑스럽게 만들어버리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너무 흔하게 널러있어 눈길도 주지 않았던 흰철쭉 또한 녹색팔레트 위에서 도드라지게 피어나고 있었다. 가랑비가 내려앉은 흰철쭉 꽃술의 청초함에 집중한건 올해가 처음이라고 기억하리라. 마트에 갔더니 수박이 나와있어 반가운 마음에 한통 들고 왔다. 아직은 가격도 비싸도 당도도 만족스럽지 못했지'만 그래도 올해 첫 수박이다. '여름이 다가오니까 수박이죠.' 라고 말하는 진진이를 보니 이제 계절감을 느끼는 사람이 되어가나 싶었다. 한입 베어문 수박 안에서 흘러나온 흐뭇함이 내 가슴 한켠을 촉촉하게 만들어준 오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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